요즘 대세는 멀티태스터인가 책도 시대에 걸맞게 눈과 머리로 읽으면서 동시에 움직일 것 같은 동영상을 보는 듯한 학습만화가 인기다. 만화로 구성되어 훨씬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지식을 넓힐 수 있어 책이라 주는 부담감을 덜어 준다. 더구나 통합지식을 요구하는 이때 [이어령의 교과서 넘나들기] (2010.12 살림)는 어렵고 딱딱한 디지털 발전이라는 과학과 세계역사,철학, 문화의 발달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일단 부담을 덜어 주는 만화형식이지만 기존의 지식을 잘 활용해야 한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것을 배려해 되도록 쉬운 말로 서술하고 있어 술술 넘어가게 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내용은 사실 녹록하지 않다. 디지털시대의 도래는 인간의 삶을 180도 바꾼게 아니라 전혀 새로운 삶을 살게 만들었다.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 자고 나면 새로운 기기에 익숙하기전에 다른 기종이 나오는 바람에 기껏 숙지한 기기의 사용법이 모두 허사가 되어버리는 시대다. 스피드보다 더 빠르다는 초고스피드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조어의 범람에도 한 몫을 하는 바람에 언제 어디서 그런 말이 생겨났을까 의문이 드는 말도 있다. 디지로그(디지털+ 아날로그)라든가 디지털이미크런트, 디지털 네이티브, 디지털 노마드등등 마치 외계어를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지는 정보의 홍수에서 기존의 사고방식으로 살아가는 뇌구조를 가지게 될 거라니 이를 뛰따라 가기에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한국형 사고방식과 접목을 들어 설명한 시루떡에 숨겨진 정보원리는 이어령선생님 특유의 한국인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다. 동시에 정보의 숨겨진 무서움의 지적도 놓치지 않고 있다. 전혀 상관없어보이는 비빕밥과 디지털시대의 예술 역시시대를 앞서간 백남준 선생의 예언과도 같은 정보사회와 예술의 결합으로 융합이라는 키워드를 만들어낸 앞선 예술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편리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소통의 부재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 때문에 전에 없는 무서운 사건 사고들이 넘쳐나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앞으로 더 새로운 사회에 살아갈 아이들과 학부모가 같이 읽어보고 공감하는 데 도움이 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