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전.전우치전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7
김현양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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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둔갑술을 마음대로 쓰고 나쁜 사람들을 무찔러 주는 "홍길동"은 영웅이었다. 만화에 나오는 똘이장군이 우리나라를 호심탐탐 노리는 적들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듯 어린마음에 살아있는 홍길동이 짜잔 나타나서 통일을 시켜주었으면 하는 글짓기도 했었던 적도 있다.
 

 영웅은 사실 만들질 수도 있다는 데 약간 허탈함을 알게 되기까지 이야기속의 인물이 꼭 그런 바램을 대신 들어주었으면 하는 희망이자 또는 이상형이었다. 하지만 많이 알려져서 이제는 어떤 사람인지 알았던 홍길동은 알고 싶은 부분만을 쏙쏙 뽑아 인용이 되고 부분이 많아 언제가 꼭 원작을 읽고 싶었다.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시리즈의 발간소식에 맨먼저 대표적인 변신술의 대가, 홍길동과 전우치(전운치)에 대한 보태지고 삭제되지도 않은 이야기의 원형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선 눈이 가는 책이다.

 

 조선국 세종조시절에 홍이라는 재상이 어느날 꿈을 꾼다. 용꿈을 꾸고 정실부인에게 이를 말하지만 양반의 체통을 염려한 부인의 거절로 우연히 춘섬이라는 시비와의 사이에서 홍길동이 태어나게 된다. 아마도 호부호형이라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않는 부분이 생겨나 이야기의 시작부터가 예상외로 우연이 작용했던 것이다.

 

  또, 호부호형하지 못한 이유로 어머니 곁을 떠나는 게 아니라 음모가 있었다. 아버지 홍재상에게 초란이라는 첩이 있었는데 아들이 없어 늘 근심하다 길동의 비범함을 관상녀를 불러 물어보는데 아니다 다를까 없애지 않으면 집안에 큰일이 생긴다는 말에 정실부인과 큰아들에게 알리고 길동을 없앨 계획을 짜는데 이를 알고 아버지 홍은 길동을 절에 몰래 숨겨두어 그의 비범함을 감추려하지만 초란의 계획은 일사천리 진행되어 살인청부없자인 택재를 파견한다.

 

  이를 알아챈 길동이 급히 몸을 감추고 비바람을 불러 정신을 혼미하게 한 후 특제와 관상녀를 죽이고 길을 떠난다. 초란을 죽이지 않은 이유는 아버지를 생각하는 지극한 효심의 홍길동의 기나긴 길떠나 도적의 왕의 되기까지 그리고 전국에 소문이 나 잡아들이라는 명이 떨어져 잡혔다가 도망하고 또 잡혔다가 도망하는 신출귀몰의 이야기는 알고 있었던 것과 다르지 않았다.

 

 어리지만 당찬 모습을 연상시키는 홍길동의 시작은 요즘 흔한 드라마의 원한과 복를 불러일으켰던 시작과 정말 비슷하여 현대적인 이야기의 구조와 비슷하다는 걸 알수 있어 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전우치전(전운치전)은 원래 이름이 전우치가 아니라 태몽에서 정해진다. 성이 전씨에 운화라는 이름난 선비에게 최씨부인이 꾼 꿈에 구름을 타고 나타난 한 동자가 하늘에 살던 죄를 지어 인간세상에 오게 되었는데 갈곳을 모른다고 하여 구름(운)을 타고 보낸(치)라 하여 전운치가 된 것이다.

 

  전운치가 특별한 힘을 갖게 된 데는 등장하는 구미호가 나오는 것이 재밌다. 여름이면 괴상하고 무서운 요물로 여겨 납량특집에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던 구미호가 사람으로 변한 것을 모르고 전운치와 사랑하게 되어 구슬 호정(여우의 넋)을 먹게 되는데 비롯된 것이었다.

 

 전운치는 홍길동에 비해 탐관오리들을 약올리는 대목이 많아 훨씬 해학적인 면이많다. 그리고 곳곳에 등장하는 억울한 여인들을 그냥 스쳐지나지 못한다. 일종의 한국판 카사노바(?)내지 007의 제임스 본드가 아닐까 할 정도다.

 

 화려하고 늘 변화를 꿈꾸는 소설은 옛날에 마약과도 같은 취급을 당해 금기시 되었다한다. 하지만 유교적인 사상과  봉건적인 시대에 새로운 시대를 열망했던 사회비판적인 두 소설의 판타지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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