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주문 신부
마크 칼레스니코 지음, 문형란 옮김 / 씨네21북스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우편주문으로 신부를 산다는 제목부터 신부를 우편으로 주문한다니하는 의문에서  시작된 <우편주문 신부>는   표지에 나온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주인공이 흡연을 하는 모습이 왠지 시크하다.
 
  답답한 현실을 연기와 함께 날리고 싶은 여인네의 속마음을 들여다 보는 느낌이랄까. 나만의 해석이다.
 
  얼마전 싸늘한 주검으로 고향으로 돌아간 베트남 신부이야기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같은 한국인인 것이 부끄러웠다.  돈을 주고 사오다시피한 신부찾기 의 고전  엄지공주의 행복한 결말이 그저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주는 현실이었다. 그저 씁쓸하고 또 같은 여자 입장에서 아무 정보도 없이 그저 소개업자의 말만 믿고 이 땅에 환영받지 못한 그 여인의 명복을 빌게 만들었던 사건이 잊혀지지 않는다.
 
 주인공 경은 카달로그에 상품처럼내지 입양되는 아이처럼 캐나다에  뚝  떨어진다.  그녀를 주문한  몬티는 나이는 서른 아홉이지만 어른애였다.
 

 
  철부지라고 하면 귀엽게라도  봐줄만 만하지만  몬티는 어른이다.  장난감을 모으는데 그 수준이 거의 광적인 수집광에다 그것도 모자라 직업도  중고샵을 하면서  취미이자 직업이 자기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한국인인 아내 경을 자신이 모은  인형을 조종하듯 마음대로 할줄 알았던 모양이다.  그녀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만난 이들은 모두  나이가 많은 노인분들이다.  처음에  의심하지 않았던 경이 그런 그에게  묻는데  왜 만나는 친구들  모두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냐는 말에  몬티는 경쟁할 이유도 없고 기분좋게 해준다는 변명하지만 사실  그는 어른이 되기 싫은   전형적인 어른애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 옆집에서 공회전을 해서 계속 연기를 뿜어내도 그저 참으라고 하는 남편에세 왜 가만히 있느냐는 말에 당당히 맞서지 목하고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설탕을 넣는 유치한 발상까지 전형적인 소심형 남편의 몬티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기 싫어하는 몬티에게 갇혀 있던 경은  조금씩 자신의 처지를 깨닫게 되어가고 , 어느날 가게에 찾아온 이브를 통해 모델제의를 받게 된다.  철공소를 배경으로  예술가들의 모임에도 나가게 되면서 점점 몬티의 간섭이 싫어지게 되고 어디서  동양여성이 감히 하는 경의 의외의 모습이라며 화를 내기 시작하는 몬티
 

 
 그러다, 점점  자신이 그토록 벗어나고자 했던 한국이라는 나라를떠나 낯선 캐나다에서  변화를 꿈꾸는 그녀에게 새로 생긴 친구이자 유일한 의지처였던 이브의 결혼을 알리는 소식을 알려오고   몬티로부터 탈출구를 시도는 물거품이 도니다.  결국 몬티의 이해할 수 없는 그리고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 감정을 분출하고야 만다.  급기야   몬티의 가게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다.
 
 결국 부부싸움까지 하게 된  두 사람, 영화 장미의 전쟁을 연상시키는 서로 치고 받는 격투같은 싸움을 하게 된다.  격한 육체적인 싸움이 끝났지만 둘은  화해도 아닌  그저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게 된다.   변화도 없고 무덤덤한  삶을 살아가데 되는  마지막 장면에서 경의 눈물을 닦는 모습이 애처롭다.
 
  저자가  한국사람이 아니고 캐나다인이다.  의식하고 읽지 않아도 되겠지만 그다지 거부감이 없었던 것은  캐나다인의 눈으로 본 한국여성내지 동양여성을 표현한  만화이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만화는 글과는 달리  상상만으로 부족한  생동감이 느껴져 일단 좋다.  하지만  동양인을 바라보는 서양인의 뿌리박힌 고정관념은 여전하군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던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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