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컬러 오브 워터 - 흑인 아들이 백인 어머니에게 바치는 글
제임스 맥브라이드 지음, 황정아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대한민국이란 우여곡절이 많은 나라에서 어머니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공감하지만 정작 내 어머니가 나를 키운 사연을 듣는 것은 또! 하는 식으로 당신의 고생담을 한 번 더 들어줘야하는 의무적인 일이다. 그런데 저멀리 인종차별과 정확하게 나눠지는 피부색이 다른 어머니에게서 듣는 이야기는 어머니의 그저 그런 에피소드가 아니라 대륙을 넘어 같은 여성으로 자식으로 키우는 사람으로 다시 내어머니를 생각하게 만든다.
모성애가 지극한 사람이 아니라도 어머니라는 역할이 그렇다. 아이의 입으로 뭔가 들어가는 모습만으로도 기쁘고 잘 먹고 잘 놀아주고 하는 사소한 모습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게 한다.
네가 자식을 낳아봐야 내심정을 알지 하는 친정엄마의 말이 실감나게 들리는 요즘이다. 속을 썩여도 내자식인데 혼쭐이 나고 다소곳하게 앉아 시무룩한 모습을 보면 또 애처롭게 느껴지는 지긋지긋한 모기보다 없어지지 않는 모성애!
흑인아들이 백인어머니에게 바치는 이야기, 컬러오브 워터(2010.8)은 더운 여름날에 태어나 더위를 많이 탄다고 더위먹지 않았냐고 묻고 바람이 불면 혹시 별일 없는지 걱정하는 엄마와의 일상적인 이야기와 섞여 처음부터 나는 의심하기 시작했다. 정말 낳은 자식이 맞는가 하고..
어려서 하도 모진 엄마가 미워서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말을 듣고 집을 나가고 싶었다는 누구나 한번 쯤 해봄 직한 이야기가 저자는 열두형제 틈에서 똑같이 묻고 있다. 서로 네 친엄마는 따로 있을 거라고 놀리는 모습이 읽고 있는 나도 정말일까 궁금하게 만들었지만 진짜 엄마 맞다.
이야기는 현재 열두명의 자식을 훌륭하게 키워낸 한 어머니와 아들 제임스가 서로의 교차된 시대와 서로의 이야기를 따라 읽게 되는 한편의 드라마 같은 한 가족사이다.
폴란드태생의 유대인 엄마는 어려서 랍비였던 아버지와 장애자였던 어머니 마메와 오빠와 여동생의 가족은 가족이라는 이름하에 철저한 계급사회를 보고 있는 것처럼 보인 생활을 했다. 유대교의 규칙과 억압적인 아버지에서 벗어나 도망치듯 뉴욕으로 오게 되면서 이모의 가게 직원이었던 8명의 아버지 데니스를 만나게 된다.
백인과 흑인의 결혼은 용인되지 않았던 시대이였기에 둘의 사랑만으로 살 수 없었지만 작은 집에서 10명의 식구가 복닥거리며 살았던 그 때가 가장 행복했었노라 회상하는 어머니, 결국 데니스가 죽고 혼자 살림을 꾸려야 했지만 많은 아이들을 통솔하는 것 자체가 버거운 일이었음에도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외면하듯 어떤 일이 일어나도 예를 들어 방황을 한다거나 그런 모습을 보이더라도 늘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시해버리고 오직 할 일에만 충실하면 된다는 식으로 삶을 헤쳐나갔다.
아들의 시선으로 어머니의 이런 행동은 이해가 되지도 이해할 수도 없었지만 8명의 아이을 데리고 다시 재혼한 어머니는 다시 4명의 자식을 더 낳지만 결국 또 의붓아버지마저 죽게 되면서 12명의 아이를 낳느라 O자형 다리를 걸으면서도 모두 훌륭하게 키워내 장한 어머니였다.
6.25를 겪고 혼자 아이를 키워낸 우리네 어머니의 고생담의 미국판 버전쯤으로 봐도 되겠지하면서 처음 읽기 시작했지만 읽을수록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여자의 강한 모습을 다시 확인하게 만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