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죽음의 조건
아이라 바이오크 지음, 곽명단 옮김 / 물푸레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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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많은 살아갈 날이 있다고 여기듯 살아간다. 계절이 바뀌고 특히 요즘처럼 부고 소식을 듣게 되면 아.나도 점점 죽음이란 시간과 가까와지고 있음을 조금 느낀다. 소설속에서 죽는 장면에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긴 하지만 가장 가까운 피붙이의 죽음을 봤을 때와는 또 다르다. 

   내 경우 가장 가깝게 본 죽음은 벌써 돌아신지도 15년이란 세월이 지난 할아버지의 죽음이다. 따뜻한 봄날 노환으로 돌아가셨는데 임종하실때 옆에서 지키지 못했던 난 나중에 들으니 그렇게도 아들 손자를 못봐서 늘 구박하셨던 며느리인 친정어머니한테 고생했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그동안 치매로 가족모두를 못알아보시고 식사를 드시고도 안 드셨노라고 고래고래 소리 치시던 할아버지, 죄인아닌 죄인이 되어야 했던 어머니는 한이 되었던 가슴속 원망이 "고생했다" 이 한마디에 사그라들었다고 하셨다.

  임종을 앞둔 사람을 가족말고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호스피스 전문의가 쓴 죽음 직전의 사람들에게서 배우는 삶의 지혜, <아름다운 죽음의 조건>(2010.4 물푸레)는 생을 마감하는 사람과 남은 사람 모두가 죽음 앞에서 서로 화해하는 것을 알게된다.

  마지막 말, 용서하고 용서해주세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잘가요.

 사람들은 죽어서도 우리 안에 산다.

 무엇보다 나 자신을 위해 용서하라.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당신의 차례가 돌아오면 죽을 수밖에 없는 당신 자신을 용서하라.  

 살 날이 며칠 남지 않은 아내와 화해함으로써 결혼생활 20년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한 남편의 용서, 평생 하숙생처럼 가족을 등한시 했던 아버지가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자식들을 찾아가 용서를 구한 아버지, 루게릭병을 앓은 자신을 미워해 남은 시간을 고통속에 보내던 여자가 자신과 화해하는 모습등 사연이 다른  수많은 죽음을 본 의사로서 때로는 가운을 벗고 인간으로서 보고 느낀 무섭게 느껴지기만 했던 죽음이 관계개선을 통해 후회하지 않는 이별을 함으로써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길 권한다. 

 잠언집처럼 한구절 한구절이 와닿는다. 나와는 상관없는 죽음이란 단어가 이번처럼 가깝게 느껴진 적은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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