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는 바깥으로 들어갔다 - 스물여섯의 사람, 사물 그리고 풍경에 대한 인터뷰
최윤필 지음 / 글항아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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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등만 취급해주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것은 병풍처럼 뒤에 서서 들러리라도 하면 감지덕지라고 남에게 안방을 내주고 객처럼 살고 있다는 표현처럼 요즘 저마다 사는 모습은 한마디로 각박하다.

   금융위기로 고도성장에만 이목이 집중되어 , 그럴수록 한쪽으로 치우쳤던 시선들은 점점 위로 위로만 했던 것이  옆으로  또는 아래로 바뀌었다.  그렇다고 전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에 단순히 그렇더라도, 아니  잊고 있어서  한편으로는 미안하다는 것이 아닌 이제야 다양한 삶에 관심이 갔다 정도에 그치며 다양성에 인정은 아직 먼 느낌이 든다.

    <어느날 나는 바깥으로 들어갔다>(2010.2 글항아리)의 하얀 표지에 빨간 창문이 있는 책표지가 말해주 듯 창문안을 들여다 보게 되는 책이다. 제목이 주는 의미는 여러가지로 생각하게 만들지만 열어보니 자신의 삶에 긍지를 갖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26가지 사연의 주인공들의 현재 삶을 얘기한다고 그들이 왜 그런 일에 하게 되었는지 시작을 얘기하고 또 자신의 처지에 대해 대화를 나눈 인터뷰집으로  세상은 넓고 그들이 하는 일에 하나 하나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현재 내 삶을 생각하게 만든다.

   뜻하지 않게 직장을 그만두고 이천원으로 지난날을 회상하게 하는 노인분들의 작은 기쁨을 선사하는 30대 여사장님, 박태환이란 이름 뒤에 훈련파트너로 기억되는 수영국가대표선수 배준모, 우리나라 산악계의 넘버3인 한왕용씨, 본업인 연극배우지만 생계를 위해 택배기사로 일하고 있는 연극인 임학순, 신내림을 받고 무당으로 살면서 혹시 사돈식구들이 볼까 뒷모습을 사진을 찍은 천하대신 할머니,시간강사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조심스럽게 얘기해주기까지 인터뷰에 응해준 용기있는 사람들이다.

   인터넷 메일과 휴대폰의 등장으로 이제는 본 지 꽤 된 우표, 우표를 제작하는 사람들의 우표에 담긴 이야기와, 듣는 것자체가 가사에서 풍기는 애절했던 노찾사의 노래 <광야에서>를 만든 문대현씨와의 인터뷰는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했다.

   직업혁명가라는 생소했던 노프롤레타리아 이일재씨의 이야기는 그런 아버지 때문에  아홉살에 남에 집에 맡겨지고 취직에도 어려웠다는 아드님의 마지막 멘트가 아버지의 삶을 백퍼센트 공감하지 않지만 그 삶의 가치는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말 속에 모두 담겨져 있었다.

   색깔이 화려한 칼라사진이 흔해져서인지  오히려 흑백사진이 정감있게 느껴진다. 사진 속에 주인공들의 모습이나 그들과 나눈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는 저자의 다정하면서도 담백한 문장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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