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처 몰랐네 그대가 나였다는 것을 - 무위당 장일순 잠언집
김익록 엮음 / 시골생활(도솔)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생명운동가, 한살림운동을 펼치셨던 사회운동가로 장일순선생님의 일화를  <거꾸로 ,희망이다>에서 읽은 적이 있다.  어느날 한 할머니가 버스에서 돈을 소매치기 당하신 딱한 사정을 들으신 선생님께서 매일 날이면 날마다 버스정류장에 출근하시는데 (그냥 앉아만 계셨다) 이 소문을  돈을 가져간 소매치기도 듣게 되고  돈을 다시 가져와 사죄했다는 이야기였다. 양심에 가책을 느낀 소매치기도  마음을  돌리게 하신 그 성품이 짐작이 되는 이야기였다. 인상깊었던 나는 장일순선생님의 책을 찾아 읽어봐야겠다고 마음먹은 차에 읽게 된  만나게 된 책< 나는 몰랐네 그대가 나였다는 것을>이다.
 

  <나는 몰랐네 그대가 나였다는 것을>(2010.1 시골생활)은  고인이 되신 선생님의 생전 하신 말씀들을 묶은 잠언집으로  반찬 가운데  이 추운 겨울 움츠러드는 몸과 정신을 번쩍 뜨게 만드는 동치미와 같은 책이다.

  

  맛있는 반찬이 한상 가득한 밥상은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거기다 배가 무척 고픈 상태라면 무엇을 먼저 먹어야할지 생각하기도 전에  입속이 미어터지게 먹기 바빠 그 맛도 모르게 먹기 마련이다. 세상을 살아가다보니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에 맞딱드리면  맛도 모르게 먹은 그 많은 음식들처럼 아무 생각없이 자신도 모르게 자기 자신에게 혹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 많고 많은 일들 가운데서도 마음의 앙금을 말끔히 씻어주는 지혜를 주는 잠언집을 읽고 있으려니 선생님의 인품과 같이 앞으로 계획된 일년의 시작인 1월이 다른 해와 다르게 마음을 다잡게 된다.

 

p48


똥물

친구가 똥물에 빠져 있을 때
우리는 바깥에 선 채 욕을 하거나 비난의 말을 하기 쉽습니다.
대개 다 그렇게 하며 살고 있어요.
그럴때 우리는 같이 똥물에 들어가서
'여기는 냄새가 나니 나가서 이야기하는 데 게 어떻겠느냐.'고
말해야 합니다.
그러면 친구도 알아 듣습니다.
바깥에 서서 입으로만 나오라 하면 안 나옵니다.

 p 55

 선행 중에서

스스로 '내가 착한 일을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했다면
그건 '선행'이 아닌 거예요.
어떤 보답을 받기 위해서 선을 행한다면
그때는 그 선이 악으로 바뀌는 거예요.

 문인화가이기도 했던  선생님의 그림들이 글과 더불어 눈과 마음을 맑게 해준다.  지그시 눈을 감은 사람의 모습을 한 난초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선생님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뿐만 아니라 생전에 하시고자 했던 많은 일들이 글속에 살아 숨쉬는 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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