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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연금술사 ㅣ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센터 문학총서 2
호르헤 부카이 지음, 김수진 옮김 / 살림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마지막이라 여기며 이사를 준비했던 작년 이맘 때 나는 또다시 그동안 고생한 것은 없으리라 기대하고 있었다. 그 고민이란 새로운 집에 들어가면 걱정도 또 어떤 고민도 고민으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행복할 것이란 어떤 기대였다. (매번 이사를 할 때마다 겪는 일이였다)
남의 집이니까 부담없으리라 여겼지만 고장이 있을 그때마다 주인은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모른척했었는데 그 억울함이라니..
이제 더이상 그런 고민은 없어라고 단정은 아무래도 성급한 결정이었나보다. 늘상 문제는 일어나게 마련이고 아니 생각보다 내집을 갖게 되는 책임감은 더 나를 옭아맨다.
내가 기대했던 것 그것은 현실이 되기전에는 그저 망상이고 그것을 포기하지 못했던 내게 문제가 있었음을 알게 해주는 <영혼의 연금술사> (2009.9 살림)은 그이유를 비유를 통해 나를 일깨워준다.
지금의 내가 바로 나다.
내가 되고자 하는 나는 내가 아니다.
내가 되어야 하는 나는 내가 아니다.
우리 어머니께서 나였으면 하고 바라시는 그 나는 내가 아니다.
과거의 나 역시 내가 아니다.
지금의 내가 바로 나다.
정신과 의사이기도 한 작가는 위의 나오는 진실은 부정하는 데서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하고 있다.
내가 그토록 바라고 바랬던 넘쳐나는 행복역시 진실을 부정했기 때문에 난 늘 불행하다고 느끼고 있지는 않았을까 알게 된다.
논리적이고 차분한 어조가 묻어나는 27편의 글은 때로는 마음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게 하고 또 섬뜩한 결말을 보여줬던 글까지 다양한 우화처럼 다가온다.
<아이들만 있었다>에서는 아이들 엄마가 베이비시터에게 아이들을 보고 나간 사이 벌어진 이야기인데 또 그 베이시터 역시 혹시나 아이들이 나갈까 문을 모두 걸어 잠그고 나간 사이 불이 났지만 여섯 살난 아이의 기지로 갓난아기였던 아이를 구해낸 이유는 다름아닌 여섯살 아이가 혼자였기에 가능했다라고 말한다. "넌 절대로 그런 일을 할 수 없어"라고 말한 사람이 없었기에..
때로 비어낸 것이 가득채울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가장 기본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실행에 옮기기에 우리를 가로 막고 있는 "난 안돼" 생각이란 장애물을 먼저 무너뜨려야 한다.
짧은 글들이지만 곱씹어 읽어야 할 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