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혁명 - 시대를 앞서간 천재 허균의 조선개혁 프로젝트
정경옥 지음 / 여우볕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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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신출귀몰하다는 홍길동, 그 홍길동을 주인공으로 하는 <홍길동전>의 작가로 알고 있었던 허균, 그의 누이가 허난설헌이다는 정도가 나의 지식은 거기에 그친다. 하지만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신분의 벽에 가로막힌 사람들을 비유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선이란 나라를 개혁하려 했던 자신의 의지를 담고 있다고 하니 홍길동전이 아니 허균이란 인물이 새롭게 다가온다.
 

  천재작가로 알고 있었던 허균의 삶을 통해 당시의 사회상과 더불어 바로잡고자 했던 모습을 보여주는 <슬픈 혁명>(2009.8 여우볕)은 뿌리깊게 자리 잡은 동.서인간의 당쟁싸움터였던 조선이 시대적 배경이다.

 

  백성을 먼저 생각한 왕이 아니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제 한몸을 위해 명나라로 망명을 하려했던 선조, 왕위 승계에 있어 컴플렉스를 겪었던 광해군은 이미 통치능력에 한계를 느낀 나머지 조금이라도 기득권을 비방하거나 풍자하는 시 한수에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등의 폭압적인 정치를 휘두르던 시대였다.

 

  유배생활중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형과 시대를 잘못 태어나 천재 여류시인 허초희(허난설헌)의 죽음을 본 허균은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할 거라는 사명대사의 말을 듣지만 문과에 급제하여 정치계에 입문한다. 하지만 이미 동서로 갈라져 탁상공론으로 서로를 헐뜻는 중앙정치에 신물을 느끼고 지방 군수를 자청한다.

 

 전쟁으로 무너진 집과 굶주림에 시달리던 백성들에게 더이상 빼어올 것도 없는 이들에게 악행을 서슴지 않았던 토호 이방헌이란 양반의 모습을보고 이를 심문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뇌물과 권모술수로 이미 손을 쓸 수 있는 곳은 이미 그의 손이 뻗쳐있음을 알게 된다. 결국 허균 자신의 목숨까지도 노리고 있음을 알게 되지만 다행히 산에서 활빈당을 만들어 무리지어 살던 비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게 된다.

 

 결국, 심문중에 이방헌의 죽게 되고 다시 한양으로 오게 된 허균은 워낙 신분을 넘어 폭넓은 교류를 해왔던 터라 더이상 바로 잡지 못하면 안될 것 같은 뜻있는 서얼출신들을 모아 무륜당이라 이름짓고 세를 모으지만, 허균이 다시 지방으로 나선 사이 이들을 의심하던 이들에 의해 뜻을 펴기도 전에 발각되어 모두 죽게 된다.

 

 자신을 구해준 비에 부탁으로 연산군때 유명했던 실존했던 도둑 홍길동에 임꺽정과 같이 신출귀몰한 의적을 만들어낸 글을 쓰게 되고, 기회만 엿보던 허균은 자신의 제자였던 기자격의 밀고로 어의 없게도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비록, 그가 두려워하고 또 되려했던 호민(세상 돌아가는 꼴을 엿보다 불만을 품고 종적을 감춘 자) 그래서 기회를 기다렸지만 실패로 돌아가리라는 곳곳의 암시적인 사명대사의 말이나 중국에 사신으로 갔다가 만나 점쟁이의 말까지 그저 외롭고 슬프고 안타까운 외로운 투쟁이없음을 보여주는 역사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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