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포장이 화려할 수록 선물에 대한 기대도 한층더 높아진다. 포장을 뜯는 기쁨도 잠시 바라고 원했던 선물이라면 상관없지만 전혀 색다른 선물이 들어있을 때의 그 실망감도 배가 된다. 역사를 배울 때 그 화려한 인물들의 등장과 탄탄한 극적 긴장감을 더하는 것은 사실이란 것을 밑바탕에 두고 있기 때문인데, 승자의 입장에서 쓰여진 것이라 왜곡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안 순간부터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도대체 그 감춰진 진실은 무엇일까 하고.. 임진왜란에 대한 그 7년간의 시간의 실제모습은 또 어떠했을까. 이를 보는 역사학자의 이야기는 누구도 애기해주지 않는 그 역사의 이면은 무엇인지 세세하게 짚어주는 <조일전쟁> (2009.8 진명출판사)은 저자의 박학다식한 역사지식에 한번 놀라고 더불어 거친표현도 서슴치 않아 당황스러워 또 한번 놀랐던 책이다. 임진왜란(조일전쟁)이라면 고작 이순신, 거북선등 몇몇 단어로 요약되는 얕은 지식에 처음부터 백번 억울한 전쟁이란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은 우리가 서양보다 훨씬 앞선 기술을 보유했음에도 지도층에 허술하기짝이 없는 대처에 무참히 희생을 가져온 전쟁이라는 점이다. 이것이 또 6.25전쟁과 거의 흡사하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눈여겨 볼 점중에 이순신장군의 활약과 의병들의 활약이다. 선조임금은 자신만을 위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가기 급하고 부산에 도착한 일군이 서울입성까지 20일밖에 걸리지않은 거의 망할 수도 있었던 조선이란 나라를 구한건 의병들의 활약이 가진 그 중요성이 부각되어야 한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리고 전장에서 그 역할에 비해 오히려 전후 역적으로 몰려 처참한 최후로 몰아가는 나라 역사서적에 단 한줄로도 기억이 되지 않았던 그들의 죽음이 참으로 억울한 죽음이란 생각이 든다. 이순신장군의 행적은 물론이며 조일전쟁의 서막에서 전쟁의 전개, 무기의 발달, 전후 명의 화폐인 은이 우리나라에 유통이 되면서 은의 유입이 많아지게 된 일등조일전쟁이 남긴 것에 대한 자세한 조목조목 설명해주는 점이 장점이다. 때로 기대하지 않은 선물을 본 것처럼 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인물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되어 실망을 하기도 했지만, 조일전쟁을 바라보는 편협한 시각을 확대시켜주는 계기가 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