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어주다 아이보다 엄마인 내가 감동을 받아 눈시울이 젖게 된, 한 권의 책이 준 강한 인상이 권정생이란 이름을 단번에 영원한 팬으로 만들었던 책 <강아지똥>이후에 또다시 마음의 잔잔한 파도를 불러 일으키는 책을 만났다.
<용구삼촌>(2009.6 산하)는 서른 살이 넘었지만 5살배기보다 정신연령이 낮지만 순수하고 사랑이 넘치는 삼촌이다.
어느날, 풀을 먹이러 나간 뒤 돌아오지 않는 삼촌을 찾아 온 가족이 나서지만 깜깜한 밤이 되도록 찾지 못하고 애를 태우게 되자, 온 동네 사람들이 나서게 된다.
삼촌을 애타게 부르는 삼초- 온, 제발 살아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은 나 경식이, 따라가지 말라는 엄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와 동네 분들을 따라 산으로 올라간다.
혹시나 잘못된 건 아닐까, 읽는 나도 아이도 모두 긴장하게 된다.
긴박하게 용구삼촌을 부르지만 대답이 없는 이유는 삼촌이 귀도 어둡다란 사실도 알게되고, 속이 타들어 갈만큼 부른 뒤에 결국 찾게 된 삼촌은 어찌 된 일인지 풀숲에 엎드려 잠이 들어 있다.
회색토끼를 보듬어 안아주다 잠이 들었는지, 자고 있는 용구삼촌을 보고 엄마 품인줄 알고 찾아든 토끼인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마 후자일 것 같은 느낌이다.
갈수록 각박한 사회, 나를 알아주는 이, 나를 알아봐 달라고 외치고 싶다는 아우성만이 시끄러울 정도다. 하지만 정작 용구삼촌마냥 외관상으로 정상이 아니더라도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사람은 잊고 살지는 않았나. 내 안에 잊고 있던 그 누군가가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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