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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자전거 ㅣ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35
이철환 지음, 유기훈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9년 2월
평점 :
영화 천국의 아이들에서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라면 신발을 잃어버리고 땅만 바라보며 다니던 동생이 발견한 신발을 찾아 오빠와 함께 찾으러 갔다가 그냥 돌아오던 장면이다. 안타깝지만 자신보다 더 힘든 그 친구에게 차마 말도 못 꺼내고 돌아서던 남매의 모습에서 애잔한 마음이 들었다.
연탄길로 유명하신 이철환님의 잊었던 그 느낌을 들게하는 아버지의 자전거는 생각만으로도 가슴 따뜻하면서 늘 그자리에서 말없이 나를 있게 해준 사람, 아버지가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다.
고물상으로 어려운 형편속에 생활을 이어나가는 데 꼭 필요한 자전거는 요즘 처럼 자동차가 넘쳐나는 시대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없지만 주인공네에는 생계수단이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물건이다.
춥고 비탈진 오르막길을 다니며 고물을 주워야 하는데 자전거를 잃어버리고 힘들 아버지에게 우연히 솜사탕 파는 아저씨의 자전거가 아버지 것이라는 생각에 한 걸음에 달려간다.
의심스런 마음도 잠시 되돌아 나오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는 어린 주인공만큼이나 같이 읽어보는 우리집 아이의 눈에도 이해를 하지 못하는 걸 느낀다.
아이를 이해시키기 전에 나역시 각박한 세상에 살다보니 나도 모르게 고성이 오가는 장면을 먼저 떠올리게 되지만, 작가의 실제 경험에서 나온 감동실화라는 생각에 더 찌릿함이 전해지게 된다.
나먼저 살고보자 하는 요즘 시대에 아이에게는 이웃에 대한 공동체의식을, 그리고 같이 읽어주는 어른들에게는 그 옛날 없지만 마음만은 늘 가족애로 뿌듯했던 그 시절이 그립게 해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