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처럼 주말 나들이를 하고 집에 돌아오는데 미술관 표지를 봤다. 무심코 들어간 미술관에서 아이들의 반응은 시큰둥 그 자체였다. 설명해 주시는 분의 설명이 특히 아이들에게 거부반응을 일으켰던 모양이다. 물론 조용히 하고 설명 듣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림을 보러 들어갔는데 그분의 이력을 듣느라 온통 시선을 모두 빼앗겨 실상 무엇을 보았는지 기억도 안난다. 이런 저런 이유로 아이들와 미술관을 갈 기회가 없던 우리 가족에게 이번에 <퐁피두센터>(2008.12 한솔수북)은 작은 파장을 일으켰다. 아이는 첫장에 나온 사진을 보더니 정숙을 강조하는 기존의 미술관이 아니라는 데 더 관심을 불러 일으켰나 보다. 딱딱한 그림들이 아니라 아이들의 눈에도 친근하게 다가 왔나보다. 퐁피두 센터는 프랑스 전 대통령의 조르주 퐁피두가 계획하여 완동되어 1977년 1월에 개원한 프랑스 예술 센터이다. 이 책은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접근하기 위해 이야기를 엮어나가면서 그림설명을 하는 방식(이 그림의 누가 그린 무슨 그림이며 무슨 상징을 하는가)이 기존의 책들과 차별을 이룬다. 그림을 보는 것은 각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데서 시작하는 로봇의 설명이 현대미술을 즐기는 재미를 불러 일으켜 준다. 어렵게만 생각했던 그림들도 이제 거부감 일으키지 않을 것 같다. 현대 미술의 거장들이 책 한권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아이들과 미술관에 갔는데 막상 무엇을 어떻게 설명해 야 하는지 막막했는데 이제는 그 두려움이 사라졌다. 실험정신에 가까운 그림들이 아이의 눈에도 재밌는 모양이다. 엄마 나도 그릴 수 있다는 크레파스를 찾는다. 덕분에 한 동안 그림책을 끼고 살 모양이다. 이름만 알던 피카소, 뒤샹, 간딘스키등등 미술책에서 보았던 그림들을 이제는 직접 미술관에 가서 직접 그림들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