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에 일년 중 들뜨고 설레던 일이라면 소풍 전날과 명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괜히 다른 날과 달라질 것 없는데도 왜그리 기다려지고 또 빨리 왔으면 했는지.. 하지만 요즘 처럼 먹을 것이 흔하고 또 관심사 많이 달라져서인지 우리 아이들에게 명절은 어떤 의미인지 알려주고 싶었지만 어려운 일처럼 되버렸다. 항상 부산하고 어지럽히길 좋아하는 우리집 큰 아이는 아빠랑 차타고 할머니네 가서 놀다올꺼야. 며 좋아하는데 그 옛날 들떠있던 나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고 그저 유치원에 안가는 것에만 좋아라 한다. 책읽는 곰의 책으로 이번에 만난 책『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한 같아라』(2008.9) 을 같이 읽는 동안 아이는 아~ 달이 일년중 가장 밝다라는 말이 가장 재밌었나보다. 사실 엄마인 나도 아직 몰랐던 터라 챙피한 일이었는데. 올게심니라든가. 반보기도 역시 그렇다. 해마다 돌아오는 명절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는 느낌이 들게 한 책이다. 추석명절 전에 읽었을때는 추석날 일상을 미리 겪어보는 듯 했고, 갔다와서 다시 읽으니 아이도 나도 맞아 그랬지 하면서 추억이 될 것 같은 일들을 생각나게 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아이와 함께 읽는 동안 새로운 사실과 더불어 그냥저냥 시간때우기 명절이 아니 다른 때 보다 실속 있게 보낸 것 같아 좋은 기회였다. 전통 그림책이라 색감도 좋다. 또 만지면 껄끌거릴 것같은 느낌이 든다. 마지막장에 옥토끼가 들려주는 추석이야기도 흥미롭다. 앞서 이야기속에 나와 있던 우리 전통음식과 놀이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다른 나라의 추석에 대해서고 자상한 설명이 도움이 될 만하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앞동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는 데도 열심히 달을 찾는 아이를 보니 흐뭇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