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책마을을 가다 - 사랑하는 이와 함께 걷고 싶은 동네
정진국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어렸을 적 아버지의 손을 잡고 청계천 일대의 시장을 돌아다닌 기억이 있다. 철이 들 무렵이라 왜 그런 곳을 굳이 버스를 타고 한시간이 넘게 걸리는 시간을 허비해 가면서 가야 하는지, 이해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조금은 알 것 같다.

  정신없이 아무렇게나 즐비한 물건들이 있고, 단돈 몇백원이면 책 한 권을 살 수 있었던 곳, 이제는 찾아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유럽의 책마을가다를 읽으면서 어린 시절 아버지와 갔던 그 곳이 떠올랐다. 

  세상에 이런 곳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낯선 풍경들처럼 유럽에 정말 있을까 싶게 만드는 동화속 같은 각양각색의 서점들이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만날 수 있었다.

   지은이가 들여주는 이야기와 덧붙여  유럽전역에 있는 알려지지 않는 책마을을 보여 줌으로서 유럽의 소박한 동네구경을 한 셈이다.

   사람의 키보다 더 큰 어린왕자 책이 입구에 서있고, 이층 가정집을 도서관처럼 만든 서점이라든가 한 마을 전체가 온통 책방으로 꾸민 책마을 까지.. 

    머지 않은 시간에 우리나라에도 이런 책마을을 만나다면 더 좋겠지만  깨끗한 도시를  위한답시고 또는 도시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없애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유럽의 책마을을 오히려 활성화시켜 관광명소로 자리 매김을 하는 걸 보면 알 수 있으리라.

  엄마품에 안겨 있는 아기가 흘린 젖냄새처럼 친근한  오래된 책에서 나는 냄새를 다시 느끼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다.


  p334
 
  길에서 만났고, 때로는 길을 함께하기도 했고, 길에서 헤어져야 했던 많은 사람, 바쁜 일과를 마다하고 시간을 내어 훌륭한 일화를 들려주고 먼 기차역까지 배웅해 주기도 했던 사람, 게다가 카페에서 선뜻 차 한 잔을 권하거나 선물까지 얹어주던 인심 좋은 사람.... 각박한 사람도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책 냄새와 더불어 사람 냄새를 풍기던 사람들이 새삼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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