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렵하게 생긴 눈매와 금방이라도 잽인지 훅인지 날릴 것 같은 완득이의 모습이 책을 읽기도 전에 지레짐작했다. 흥 싸움이야기구만. 그러나, 어! 뭐지. 사실 만화인줄 알았다. 첫장부터 만화컷이 나오기도 했으니까 . 역시 책은 다 읽어봐야 하고 영화도 끝까지 앉아서 봐야 그 알 수 있다. 그냥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진다. 웃다가 꺾어지는 부분도 있었다. 특히 앞집 아저씨 부문에서 그리고 꼬박 꼬박 대꾸해 주시는 선생님이 콤비를 이룬다. 깜깜한 밤을 오가는 욕설들이 특히 그랬다. 완득이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는 아니다. 특별한 환경을 가지고 있고 또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특이한 아이다. 그래서 늘 주위 사람들을 놀래키는 아이. 그렇다고 반항하는 아이도 아니다. 떠나버린 어머니를 다시 만났을 때도 원망을 하지 않고 오히려 다 떨어진 신발부터 눈에 들어오는 착한면도 있다. 고아는 아니지만 늘 곁에 없었던 부모님을 대신하는 가족보다 더 친근한 삼촌 그리고 선생님, 친구들 모두 등장 인물 하나하나 독특한 개성을 지녔다. "완득이마저 세상 뒤에 숨어 살게 할 생각 없어" " 여태 세상 뒤에 숨어 있던 완득이가 , 운동하면서 밖으로 나오 고 있잖아요. 자기가 하고 싶은 거, 제일 잘할 수 있는거, 하게 놔두세요" p171 어머니와 아버지의 대화에서 완득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등장인물의 대화 속에서 부모님의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 억울하게 당하기만 하는 이들을 위해 가진것을 모두 내놓는 선생님의 큰 사랑, 갖가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사랑이야기라 완득이를 읽는동안 잠시나마 세상이 밝아지고 경쾌해지는 느낌이 났다. 창비에서 청소년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라 건전한 청소년 문화를 지향하는 성장소설이려니 했던 나는 그야말로 무지하다. 청소년뿐아니라 이제는 그 시절을 회상으로 아니면 사진속에서나 기억해 낼 사람들은 모두 느낄 만한다. 시종일관 웃음이 그리고 첫사랑의 풋풋함이 묻어나는 책이었다. 도대체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담임선생님의 모습에서 지난 학창시절의 특별했던 선생님이 생각났고 그리웠다. 이젠 그런 욕설도 듣고 싶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실컷 들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