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 도종환의 산에서 보내는 편지
도종환 지음 / 좋은생각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시인 도종환님의 에세이를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그 두께에 사실 놀랐다. 내 짧은 생각으로 그저  에세이집이라 해서 머리좀 식힐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읽다보니 자기 성찰에 가까운 내용이라 또 한번 놀랐다. 

 시 한편을 가지고 시인의 머리 속을 다 들여다 볼 수 없고,  글 한줄로 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작가의 마음이 그리고 어지러웠던 시간이 이제는 조금 자리잡아 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책 속에 글을 읽다보면 살면서 쉽게 지나쳐 잊고 있었던 이야기들이다. 시를 잘 알지 못한 나지만 어느새  직설적이고 폭력적인 언어로 가득한 미스테리소설에 빠져 있던 나를 건져내고 순화시키는 느낌이 들게 했다. 아마도 더 자극적이지 못하면 안될 것 같은 세상에서 살아가다 보니 이제는 뭔가 더 찌릿한게 없으면 관심조차 없게 만든 세상에 길들어져 있었음이라.

   책에 글과 함께 그려진 삽화는 민화에 나오는 꽃과 나무 그리고 벌레들의 모습을 보면 잠시 쉬고 있다는 느낌이 나게 한다. 시골에 살면서 조금은 불편하게 보일 수 있는 일상생활도 작가의 말을 빌면 아무일도 하지 않는 것이 바로 심심하다거나 외로운 일이 아님을 알게 해준다. 


    하루 하루가 쌓여가는 일들을 사소하지만 의미를 부여하고 또 인생의 철학과도 연관지어 생각하는 작가의 말들을 되새기면 명상을 하는 기분을 들게 했다. 처음에 길게 느껴졌지만  읽고 나면 편지한장 받았을 때처럼  기다림이 때로는 그 자체로서 기쁨이 되리라는 조용한 외침으로 다가온다.


   살면서 가능하다면 -구나,~겠지,-감사하라마음으로 살자는 이야기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항상 되뇌이겠습니다. 하고 다짐하게 된다.


    인생의 고통은 소금과 같다네. 하지만 짠맛의 정도는 고통을 담는 그릇에 따라 달라지지. 잔이 되는 걸 멈추고 스스로 호수가 되게나.p275


    마치 사막을 지나는 매마른  일상생활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사람들에게 숲에서 온 작은 울림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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