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임마꿀레
임마꿀레 일리바기자 외 지음, 김태훈 옮김 / 섬돌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전쟁을 직접 겪어보지 않았지만 전쟁을 몸소 체험하신 우리할아버지 할머니는 돌아가실 때까지 북에 남겨두고온 것들에 미련이 남아 있다 하셨다.

이미 통일은 두분이 생전에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지만 내가 꼭 가봐야한다는 어떤 의무감이 생기는 건 왜일까?
그건 아마 내 욕심이 먼저이겠지만 무엇보다 두분이 사셨던 곳이 꼭 내가 살았을 수 있었던 곳이라는 연어처럼 귀소본능일지도 모른다.

우리도 같은 민족끼리 죽고 죽이는 일이 있었다. 불과 반세기 전에 말이다. 이데올로기의 두 얼굴의 희생자는 애꿎게도 모든 것을 버리고 피난길에 나서서 죽는 날까지 가슴속에 아픔을 가지고 살아야했던 우리 조부모님들이 아닐까.

내 이름은 임마꿀레에 주인공 임마꿀레는 아프리카의 르완다 출신의 그저 한 소녀였다. 자신들과 상관없이 강대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그들의 편의로 나눈 인종주의를 내세워 피지배을 당하던 후투족이 소수민족인 투치족을 살해하는 끔직한 일을 당했던 투치족 소녀. 임마꿀레는 나치의 잔인한 살상과도 비교가 안되는 잔인한 일들을 겪었다.

유태인들이 당한 일들은 영화의 주제가 되어 언제나 기억에 남겨지도록 하고 있다. 잊으만 하면 영화로 만들어지고 하는 걸 보면 역시 유태인들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에 반해 르완다와 같은 아프리카에서 벌어진 참혹한 이 사건은 아마 금새 잊혀질 게 분명하다. 거기다 내전이라 간주하고 그들만의 문제로 간주하고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그들의 고통도 함께 말이다.

1평도 안되는 좁은 욕실, 동료8명과 함께 91일이란 시간은 자신을 죽이러 오는 사람들을 두려워하면 오직 하느님만을 의지하며 언제 끝날지도 모를 전쟁의 순간 순간을 견뎌내야 했던 임마꿀레는 누구도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거의 기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가족의 처참한 죽음을 전해듣고 이 세상에 남겨진 자신의 의미를 더욱 더 새기면서 아버지를 죽인 사람이 다름아닌 아버지와 너무 잘 아는 사람을 보면서도 분노를 ˜ダ隔?용서하는 모습은 천사의 모습과도 같았다.

가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이성을 잃고 소리지는 나자신이 너무 부끄럽게 느껴지게 한 소설이다. 이제 며칠 뒤에 현충일은 그저 하루 쉬는 날이려니 하고 놀러 갈 생각이 먼저였는데 이 땅에서 오늘날 잘 살수 있게 해주신 모든 분들을 위해 감사의 묵념을 꼭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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