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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 풀스 데이 - 상 - 데이먼 코트니는 만우절에 떠났다
브라이스 코트니 지음, 안정희.이정혜 옮김 / 섬돌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해마다 봄이 되면 대학 2학년때 그때가 생각난다. 따뜻한 봄날 치매로 온 가족의 걱정과 한편으론 언제 이 지긋지긋한 싸움에서 벗어나는 지 알 수 없었던 날들이 순간 사라져 버린 그날, 할아버지의 죽음은 그렇게도 허무하기 그지 없었다.
어디 아프신 것도 아니고 그냥 노환으로 남들이 흔히 얘기하는 호상이었지만 내게는 이제 다시 볼 수없다는 생각만으로도 한동안 우울한 나날이었던 시간이었다.
처음 가까이에 죽음과 맞닥뜨리자 이제부터라도 잘 살아야지하는 생각도 잠시 또 시간이 흐르면 쉽게 잊혀지는 일들처럼 죽음이란 단어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 되버렸다.
하루, 길다면 길고 짧다면 너무 짧은 시간을 살아가면서 언제한번 이 순간을 깊이있게 생각해 볼 기회가 있었는가 싶다.
그런 내게 데이먼은 삶에 대한 의미를 가르쳐 주었다. 혈우병이란 유전질환으로 피가 응고 되지 않아 죽는 병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 병이 에이즈란 병이 걸릴 취약한 병이란 걸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에이즈가 특정이 아닌 불특정한 사람도 걸릴 수 있다는 것과 신체적인 아픔보다 정신적으로 사람을 죽이는 병이라는 점이다. 사회적외면이 우울증을 동반하면서 다 나았다는 과대망상까지 한마디로 인간이 어디까지 견딜 수있는지 그 극한을 시험하는 병이라는 것이다.
데이먼이 겪었던 수많은 일들이 사람이 평생 겪을 수도 없는 일들을 불과 24년을 살면서 모두 다 겪었으니 지켜보던 가족들 역시 얼마나 괴로웠을까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자신의 업적내지는 의학계 자료를 위해 아픈 데이먼을 보고 사진으로 남기자고 우기는 의사들 그 어떤 고문보다도 힘들었을텐데
낙천적으로 생각하고 넘기는 주인공을 읽고 있자니 절로 눈물이 난다.
어쩔 수없는 상황, 당해 보지 않고는 절대 모를 상황이 이 책을 읽는내내 알게 된다.그런 그에게 사랑하는 여인 셀레스트는 천사같은 존재이다. 정말 사랑하지 않는다면 할 수없었던 일들을 많은 것들이 내가 하고 있는 사랑이라는 것을 무색하게 한다. 때로는 화도 내고 때로는 짜증도 났을법한테 말이다.
남편의 잦은 야근, 아이들과의 매일 벌어지는 자질구레한 일상은 하루를 살아가는 의미조차 가끔은 잊고 살아가는 일이 태반이었던 요즘 내 삶을 다시 뒤돌아보게하는 시간을 가져다준 책이었다.
분명 램프를 켜놓고 아직도 하늘나라에서 글을 쓰고 있을 데이먼을 그리는 셀레스트처럼, 나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더 늦기전에 꼭 사랑한다고 표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