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풍경 1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언제였던가 바다에 가본 것이 아이 낳고 이직하고 이어지는 바쁜 나날속에 남편의 약속은 모래성이 하나 둘 허물어지듯이 사라진지 오래다.

    사실 지척에 바다가 있는데도 가보는 것은 일년에 한 두번이 고작이니까  바다의 풍경이 어떠했는지도 이젠 가물거린다. 그러나 난 오늘 바다를 보았다.

    바로, 이책 바다의  풍경을 통해서다.

   하이타니 겐이지로님의 소설 바다의 풍경, 그 이름만으로도 절로 감탄사 연발이다. 17년간 교직생활, 작품을 통해 각박하고 소외된 현실에서 꺼지지 않는  희망을 제시한 작가로 유명하신 그 분의 책에서 말이다.

  이야기는 해질녘 소키치와 소녀와의 만남으로  시작한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입시경쟁을 치른다면 지금쯤 책과 씨름을 할 시간에 해를 보러 방파제에 나온다는 것 자체만으로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짐작이 가는 시작이다.

  등교거부라는 좀 생소한 말이지만 일본에서는 흔한 말인지 소키치는 그럼 비행청소년인가? 그럼 한때 방황하다 개과천선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인가? 또다시 이어지는 나의 예감은 언제나 그렇듯 읽어내려가는 순간부터 무너진다.

 소키치의  확실한 언급은 없지만 짐작은 할 수 있다. 주변인들의 증언이랄까 학생들과 선생님의 학급회의에서 시마오선생님과 시마씨의 대화에서 말이다.

  여기서 난 살아가면서 나의 앞길에 대해 걱정만했지 도대체 어떤 삶이 나의 행복을 가져다 줄것인지 (실은 어른이 된 지금도 하고 있지만 ) 하는 생각은 입시와 좋은학벌이 행복한 삶의 지름길이란 사회적 풍토속에  저 멀리 사라지고 청소년시절을 그냥 보내버린 후회가 남는 대목이기도 하다.

 또하나 아버지의 행적을 통해 따라가면서 미스테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소설이지만 굵직한 사회적 문제를 애기한다. 얼핏보면 개인의 일처럼 보이지만 결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 무심코 내다버린 오수가 바다를 오염시키고 석유비축을 위한 바다 밑에 환경을 무참히 짓밟는 일들이 가져올 일은 감히 상상하기 조차 무섭다.

  주인공 소키치는 아버지의 주변인물들의 만남을 통해 다시한번 거듭난다. 직업이었던 어부를 그만두시게 된 이유에서  시작한 의문이 풀리는 순간부터 소키치는 진정 아버지의 뜻이 자신의 뜻으로 이어지면서 비로소 자신뿐아니라 친구들에 앞에 당당히 제 갈 길을 가겠다는 다짐을 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줄거리 보다 기억에 남는 명대사가 있다.

 시마오선생과 시마씨의 대화중에서

 " 지도력이 부족하다고 하면, '아 그래요?'하고 가볍게 넘어가면 될 것을 . 하긴 애당초 남을 지도하려는 게 잘못됐지. 강력한 지도력을 가진 지도자가 나타났을 때 세상이 더 어지러워졌다는 사실은 자네도 알지 않나? 소키치가 마음을 닫고 있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란 말이야. 자신에게 매력이 있다면 가만히 내버려 둬고 상대방이 먼저 다가와서 애기를 꺼낼 거라고, 좀 대범하게 생각할 수는 없나? 그게 그렇게 힘들어?"

 꼭 내게 일침을 가하는 말같다. 그럼 나의 대답은 . "힘들어요"

  또하난 진정한 평등은 우정속에서만 생겨난다. 이구절이다.
 
학생과 선생과의 관계에서도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에서도 서로 평등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야 말로 갈등을 낳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게했다. 사랑이란 소유하고자하는 마음을 앞서는데 비해 우정이란 소유하지  않으면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있는 힘의 원천이 아닐까 생각을 하게 하는 인상깊은 구절이었다.

 이밖에도 대화속에 드러나는 특별하지도 가슴에 와 닿는 말들이 책을 다 읽어도 가슴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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