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아무리 변해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역할은 언제나 숭고하다고 생각하지만 난 나를 키운 엄마의 지극한 정성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의문은 내가 직접 아이를 키워보기 전에는 단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었다.전통적인 무뚝뚝한 아버지에 비해 엄마는 항상 늘 그렇게 한결같은 분이셨다. 지금도 아이와 투닥거리다 전화를 하면 내게 그러신다. 그냥 둬라. 다 크면 달라진다. 등등 하지만 그럴때마다 요즘 아이키우기는 너무 힘들어요 하는 나의 푸념만이 늘어놓는다.남자아이 여자아이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내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남매를 둔 엄마로서 잘 참아주지도 그렇다고 감싸주는 면에서 늘 부족한 데다 왜 우리아이만 이렇까하고 걱정이 먼저 앞서니까. 아직 뭘 모르니까 그냥 지나치려해도 우리집안에 이런아인 처음이다는 말을 들을라치면 화가 나서 산만한 아들에게 내 화에 못이겨 신경질을 내기가 부지기수였다.이 책에서 이런 내게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는 분명히 차이가 있고 그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한데서 실수를 범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자신의 교육법을 과연 생각해 보았는가란 질문을 던지게 한다. 나도 여자인데 아들의 특성을 이제껏 알고 있던 상식만으로 키워온 것은 분명 문제가 있었다.권위주의는 사라져야 하지만 권위는 세워야 한다는 요즘 부모들이 잊고 있는 사실이다. 나부터 이번 한 번만 봐줘야지 하다가 계속 조르는 아이앞에서 또 무너지는게 다반사이니까. 중요한 사실은 갈수록 아이들 사이에 관계가 지금과는 너무나 다르고 무엇보다 빠르게 진화해 간다는 것이다. 짧은 시간에 만나고 또 그 짧은 시간에 사람을 판단하는 소위 인터넷 서핑처럼 바뀌는 이런 패러다임은 각자가 가진 개인주의가 더 팽배해 지고 있다는 사실이다.이러한 가운데 다른 책에서 볼 수 없었던 연령별로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자세히 예를 들어 설명하는 점에서 차별화를 둔 것이 맘에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의 일관된 태도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각인 시켜준다.성정체성에 관한 부분은 다소 거부감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저 먼나라 얘기로 치부하기엔 인터넷이 안방에 들어와 있는 현실에 우리 아이들에게도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나 자신이 너무 안일한 생각만 하고 있지 않았나 하는 점을 일깨워 준다. 이 책을 덮으며 그동한 엄마인 내가 먼저 아이의 특성을 무시하고 내 소유물인양 내 방식대로 키우려했던 나자신을 반성하게 해준 점을 가장 고맙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