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연대기 1 - 그리스-페르시아 전쟁부터 미국 독립 전쟁까지 전쟁 연대기 1
조셉 커민스 지음, 김지원.김후 옮김 / 니케북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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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전쟁연대기1,2권이 왔을 때, 양장본에 비닐로까지 포장되어 정말 기뻤습니다만....ㅠㅠ

비난리에 책도 피해를 입었네요.ㅠㅠㅠㅠㅠㅠ

아래 사진과 같이 퉁퉁..ㅜㅜㅜㅜㅜㅜㅜ 1권만 이렇고 2권은 무사합니다만...

그래도 가슴 아프군요.ㅠㅠㅠ

사설은 이 정도로 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서평 시작하겠습니다!

 

 

  

그리스-페르시아-로마 전쟁부터 미국 독립전쟁까지가 1권이고, 2권은 세계대전을 포함하여 이라크전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참 좋았던 것은 따로 역사 공부를 하지 않아도, 전쟁의 흐름을 보면서 역사와 국가들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중간중간 삽화도 나와있고, 그 시대의 복장들이든가  전쟁비사들도 나와 있어서

역사를 싫어하는 사람도 쉽게 볼 수 있는 책인 것 갔습니다.

 

책을 보던 중에 뙇!!!! 임진왜란이!

 

 

 

  전쟁이름과 년도, 그리고 각 년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까지도 나와 있습니다.

외국인이 쓴 책에 임진왜란이 있다니... 이 전쟁이 큰 전쟁은 큰 전쟁이었나봐요.

 

 

 

하지만 조선은 생각보다 강한 상대였다.

 

 

행주대첩, 이순신 장군, 거북선... 임진왜란에 대해 꽤나 자세히 적혔있었습니다. 

특히 한산도 대첩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화력에 대한 차이를 말하면서 초반에는 일본이 유리했으나

조선의 신무기 '신기전'등이 만들어지고 의병들이 활약하면서 일본군을 격파했다고 나옵니다. 

 

 

 

전쟁비사가 나와있는 페이지에서 임진왜란에 관련하여서는 논개도 나와있었습니다.

아름다운 기생 논개.

 

이 책을 보면서 좋았던 점은 서양뿐 아니라 동양의 전쟁도 나와 있다는 거였습니다. 임진왜란 외에도 중국의 전쟁도 나와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쉬웠던 것은 그것이 거의 다 였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2권에는 미국의 남북전쟁이나 베트남전쟁은 있었으나, 한국의 남북전쟁은 없었습니다.

주로 서양의 전쟁이 주라서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양의 자료와 사료가 이 책의 곳곳에 나타나 있었습니다.

어린 학생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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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아들 1 - 마녀의 복수 일곱 번째 아들 1
조셉 딜레이니 지음, 김옥수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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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곱번째 아들. 해리포터를 잇는 영국 판타지의 걸작이라는 감탄사에 기대하면서 페이지를 열었다.

주인공 토미는 일곱번째 아들이 일곱번째로 나은 아들이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뭔가 특별한 의미를 주는 것 같다.

 

입을 열 수가 없었다. 나는 숨을 세 번이나 들이마셨다. 그런 다음에야 대답이 나왔다. 아주 어렵거나 불쾌한 일을 해야 할 때면 아버지가 내뱉곤 하던 말이었다. "누군가는 해야 하니까요. 그게 나일 수도 있고요."

유령사냥꾼이 나직하게 속삭였다. "우리는 마법을 사용하지 않아. 우리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상식과 용기 그리고 기록이다. 항상 정확한 기록을 남기는 거야. 과거를 통해 배워야 하니까. 무엇보다 우리는 예언을 믿지 않아. 미래가 정해졌다는 말도 믿지 않고, 그러니 네 어머니가 편지에 적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그건 우리가 그렇게 만들기 때문이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일곱째 아들이 일곱 번째로 낳은 아들이란 사실은 이쪽 분야에서 특별난 게 아니다. 그건 유령 사냥꿈 밑에서 도제로 일하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하지만 나는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우리 어머니가 낳은 아들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토미는 겁도 많고, 나이도 어린 농부의 막내 아들이다. 농장을 첫째 아들에게 물려주고 다른 아들들은 대장장이나 여기 저기에 보냈지만, 일곱번째를 보낼 곳이 없어 결국 유령사냥꾼의 도제로 보내려한다. 토미에게는 현명하고 자상한 어머니가 있다. 이 어머니는 뭐든 다 아는 것만 같다. 나중에 유령사냥꾼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일곱번째 아들이 낳은 일곱번째 아들인 자신을 자신이 사는 카운티에 선물하는 거라고 편지를 보내고, 또 토미를 낳기 위해 토미의 아버지와 결혼하고 토미의 형들을 낳았다고 말한다. 여기서 가슴을 울리는 한 마디는 "하지만 나는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우리 어머니가 낳은 아들이기 때문이다."였다. 일곱번째 아들이 낳은 일곱번째 아들이라서 특별한 게 아니라 우리 어머니 아들이기 때문에 특별하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특별한 이유가 아닐까싶다.

 

그는 유령사냥꾼의 예비 도제로 축축한 거리 13번가에서 시험도 받고, 유령과 보가트와 마녀에 대해 유령사냥꾼의 이야기도 들으며 보가트의 시중 하에 이것 저것을 배운다. 그런 그가 한 실수를 하게 되고, 그 실수가 가족들에게까지 미치게 된다.

 

진실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앨리스는 나중에 마녀가 될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그 순간에 어머니의 말이 옳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앨리스는 언제나 완전히 좋지도 않고 완전히 나쁘지도 않은, 그 사이 어딘가에 있을 터였다. 하지만 그건 우리 모두 마찮가지이지 않나?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으니까.

 

누구나 완벽할 수는 없다. 우리는 언제나 완전히 좋지도 않고, 완전히 나쁘지도 않은,

그 사이 어딘가에 있다.

 

이 책은 생각했던 것 만큼 재미있었고, 생각보다 빨리 읽었다. 나도 모르는 새에 다 읽고는 2권을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얼른 2권을 읽고 싶다. 토미와 앨리스가 언제 만날지, 유령사냥꾼의 도제로서 그가 어떤 모험을 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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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파란만장하시라 - 컬투 정찬우의 돌직구 인생법
정찬우 지음 / 청림출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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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파란만장하시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컬투의 정찬우님이 책을 내셨다고 해서 기대반 설렘반으로 이 책을 폈다.

 


그런데 실은 정찬우님이 쓰신 건 아니라 떠든 거라고 하신다. 사람들의 고민과 그 고민에 대한 정찬우님의 생각을 인터뷰로 담은 책이라는 것! 보통 이렇게 대필작가가 있다고 해도 대부분은 책 뒤편에 작게 실려 있거나 하는데, 이런 글이 있어서 놀랍기도 하고, 정찬우 스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제발, 그런 꿈, 꾸지 마시라. 열심히 노력하면 되지 않겠냐고?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천만에!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당신에게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당신 자신을 파악하는 일이다. 
일하면서 고민할 순 없는 거냐고. 설마 그 대단한 고민의 답을 얻기 위해 하루종일 인터넷 검색을 하며 일 년 열두달을 써버릴 어처구니없는 생각이 아니었다면, 내 말을 따르시라. 고민만할 때보다 일을 하면서 고민할 때 더 많은 답을 얻게 될테니. 
취업은 '고르는 게'아니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 밑바닥을 안 보고 있는 거다. 밑바닥에서 한 계단씩 올라가면서 스펙 쌓을 수 있는 기회들을 쓸데없는 눈높이 때문에 다 놓치고 있는 거라고. 그러다 서른 넘어가면 대책 없다. 눈높이를 조금만 낮춰라. 당신에게 맞는 회사들이 지금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정찬우의 고민상담은 꽤나 거칠지만, 현실적이다. 그의 상담은 투박하지만 진심이 담겨있다. 물론 내 느낌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의 말에는 가식이 없는 것 같아. '다 잘 될 거야'라는 희망론이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고, 되는 건 되는 거다.'라고 말해주니 속이 쉬원하다. 막막한 희망고문보다는 현실 속에 담겨 있는 미래가 나은 것 같다.


요즘에도 난 안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속상한 마음을 달래며 생각한다. 이 일이 나중에 어떤 일을 만들까. 그러니 인생 재밌지 않을 수 없는거다. 하루하루가 값지지 않을 수 없는거다. 나, 앞으로도 남은 인생 제대로 살아보고 싶다. 내 어머니가 배 아파 낳아준 삶, 잘 살아야지 않겠나. 
어찌보면 갑이냐 을이냐 이건 역활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역량으로 주어지는 거다. 그러니까 당신 슈퍼 갑의 횡포가 서럽거든 당신의 실력을 키워 슈퍼 을로 거듭나라. 

 

그는 가장 안 좋은 일로 인해 지금의 개그맨 정찬우가 되었다고 말한다. 생전 처음 친 사고에 경찰에 쫒겨 다니고 전과가 남고, 그 전과로 인해 군대에서 제일 힘들다는 수색대에 들어가게 되고 그 수색대에 온 위문공연으로 인해 개그맨의 재능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고. 지금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그 일이 나중에 어떤 일을 만들지 모른다고. 하루, 하루가 맘에 들든 안 들든 값지다고 말한다. 그가 직접 겪고, 살아온 인생에 짙은 위로마저 받는다.  

 


떳떳하게 내가 내 일을 하고 있는데 왜 그러나. 그 사람이 나보다 오래 살았고, 배경도 빵빵하고, 사회적 지위도 훨씬 높다? 그게 뭐 어떻다고. 나보다 약간 나은 삶을 살고 있는거지. 나는 아직 어린데, 기회를 그만큼 못 가졌는데 어떻게 그 사람처럼 되나. 단번에.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당신의 중심을 세워라. 
분명 당신에게도 그 직장동료를 능가할 재능이 있다. 그걸 찾고 잘해라. 무엇이든 잘하는 게 재능이 아닌거다. 자신이 좋아하는 거, 잘하는거, 그걸 진짜 찰하는 게 재능이다. 그런 재능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니까 당신, 함부로 기죽지 말고 당신 재능이 무엇일까, 먼저 꼼꼼히 따져보시라. 그리고 말이다. 혹시 또 모르는 일이다. 그 동료가 속으로 당신의 어떤 면을 부러워하고 있는지도. 

 

동료의 장점을 인정할 뿐 아니라 당신의 재능도 인정하라.

멋진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나의 컴플렉스에 대해서도 많은 반성이 있었고, 동시에 내 친구가 보였다.

자신의 장점은 보지 못하고 내가 보기엔 별로인 사람의 장점에 대해 무척이나 부러워하는 친구가 있다. 내 눈엔 정말 따듯하고 매력있는 친구인데, 본인은 잘 모르는 것 같다. 그 친구가 기죽지 않았으면, 또 자신에게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친구야. 넌 재능이 있어!!"

 

 

괴롭고 우울할 땐 멍하니 있는 게 독이다. 일단 두 가지 중 하나를 해봐라. 술을 마시든지, 땀을 배출하든지. 두 가지 다 해보든지. 대충하지 말고 세게 해라. 뻔한 얘기 같지만 그게 의외로 효과직방일수 있다. 
수줍음에서 벗어나고 싶을수록 행동하라. 망설이는 생각이 들기 전에 행동하라고. 당신 못지 않게 나도 낯가림 심했다. .......당신도 할 수 있다. 아니, 꼭 해야하는거 아닌가?...혹시라도 길거리 장사가 창피하다는 생각은 지워라. 그 일을 하는 당신이 아무 것도 안 하는 친구보다 크게 될 터이니. 
설득의 힘이란 게 그렇다. 변호사 뺨치는 말발보다 간절함이 먼저라는 거다.
 

 

말발보다는 간절함. 그리고 멍때리는 것보다는 행동!! 그것이 이 책이 나에게 준 가장 큰 깨달음이다.  낯가림 있으면 어떻고, 멍 좀 때리면 어떤가. 세상을 용기 있는 자에게 기회를 주고, '그 기회를 붙잡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2030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합리화도, 안 아픈 청춘도 있다는 현실도, 막막해 보이는 미래에 대한 실날같은 기대도, 정말 못 살겠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직장동료 및 상사에 대한 험담도 아닌 바로 이런 상담이 아닐까 싶다. 위로 같은 상담. 상담 같은 위로. 내가 이 책을 보면서 그의 거친 말에, 투박한 말에 위로를 받은 것과 같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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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 - 행복은 삶의 최소주의에 있다
함성호 지음 / 보랏빛소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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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 책 소개에 정말 정말 보고 싶던 책 중 하나이다. '그의 들쑤심이 고맙다'라니 얼마나 멋진 추천인가. 게다가 최소주의라는 것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이라는 그 제목도 맘에 들었다. 솔직히 세상은 얼마나 빠르고 우리는 얼마나 많은 걸 잡으려고 하는지. 집을 지으려고 하면 처음엔 간단하다가 점점 원하는 게 많아진고, 결국 마지막에는 뭘 원했었는지 알 수 없게 된다는 저자의 말이 이해가 갔다. 

 
결국 아주 어릴 때부터 내 삶의 일부처럼 여기던 그림을 버리게 되었지만, 인생에서 낭비하는 시간이란 없다. 낭비든 아니든 지금의 나를 만든 건 바로 그 시간들이니까.
나무는 건축을 이루는 최고의 장식이다.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 최고급의 소재로 집을 짓는다 해도 나무가 없으면 그 집은 기계의 부품처럼 그저 하나의 구조물에 불과하다. 집에는 나무가 자라야 한다. 막대한 돈을 들여 지은 집 한 채가 나무 한 그루만 못하다. 나무는 곧 세월이고 집도 그렇다....나무 한 그루는 시간을 뛰어넘어 나에게 그 나무를 심은 이의 마음을 알려준다. 책에서 고인의 뜻과 만난다는 말도 있지만, 나무 한 그루를 보면서도 고인과 만날 수 있다. 더군다나 그 그늘에 들어갈 수 있으니 나무는 천지 사방이 트인 끝없는 도서관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무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참 멋있다. 건축가가 막대한 돈을 들여 지은 집 한 채가 나무 한 그루만 못 하다니... 이 어떤 나무에 대한 찬양인지! 책에서 고인을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나무에서 나무를 심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독서는 실은 듣는 것이라 말했다. 바람의 소리를, 물의 소리를, 바다의 소리를 나무 그늘 아래서 듣는것이... 저자에게는 최고의 독서가 아닌지 짐작해 본다. 아니더라도 바다가 보이고 파도 소리가 들리는 언덕 위에 있는 나무 그늘 아래서 책을 읽는다면...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갑자기 나를 둘러싸고 있던 울타리가 와장창 무너지며 내 생각이 무한대로 확장하고 있었다. 나는 그 경험으로 모든 예술을 본다. 인간 인식의 지평을 확장시키지 못하는 것은 예술이 아니다. 대상에 대한 인식을 통해 대상을 넘어서는 것. 지은이가 누군지도 모르는 글이 내게 준 충격이었다.

이 글을 읽으며 나도 언젠가 이런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이에게 인식의 지평을 확장시킬 수 있는 글이라니. 정말 욕심이 난다. 저자는 '장 두려운 것은 망각'이라는 할아버지의 말을 읽고 나쁘게 말하면 세상이 무너지는 것이고, 좋게 말하면 세상이 무너지고 더 큰 세상을 보게 되었다. 나도 언젠가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걱정반 설렘반 목표가 생겼다.

어느 순간처럼 비가 오는 날이 있었으리라. 오늘도 그렇게 가을비는 끝없이 내리고 있었다. 잊혀지는 것은 하나도 없고, 그저 흐르고 흐를 뿐이니, 이 가을이 준비한 겨울에 성큼 다가설 것이다.

 

별 말 아닌데 가슴을 울린다.

오늘도 비가 온다. 가을비는 아니지만... 오늘도 잊혀지는 것은 없고 그저 흐르고 흐를 뿐이다. 가을이 준비한 겨울은 아니지만, 내 인생의 어딘가에 한걸음... 성큼 다가갈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다. 이게 시인의 필력인가 싶었다.

 

인간은 항상 풍경이 아니라 풍경 너머를 본다. 어쩌면 사람들은 창을 통해 창 너머의 풍경을 보는 게 아니라 자신을 보는 건지 모른다.

우리가 만든 것에 스스로 모독당하는 행위가 도시에서는 자연스럽다.
인간이 자연의 길을 막아설 때 자연은 인간에게 막대한 보복을 행한다......분명, 인간의 기술력은 점점 진보할 것이다. 그 진보가 로테크 속에서 진정한 하이테크를 발견하는 진보였으면 좋겠다.

 

지하에 뭐 볼게 있다고 지하철에 창문을 만드냐고 했던 사람들, 지하지만 창문을 만들어 달라고 했던 사람들... 저자는 이 창을 통해 풍경은 보이지 않더라도 나가 보인다고 말하는 것 같다. 창문에 비친 나. 오늘 출퇴근 길에 비친 나는 떡진 머리의 피곤 가득한 어떤 여자사람이다.

우리가 만든 것에 스스로 모독당하는 느낌이 드는 이상한 나라의 도시.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잘 가고 있는 길을 망가뜨리는... 그리고 그로 인해 자연의 보복을 받는 그러한 곳을 가고 있는 걸까? 저자가 말하는 로테크 속의 진정한 하이테크가 궁금해진다.


어떤 자리든 나를 소개하는 사람은 횡설수설할 수밖에 없다...시인, 건축가, 건축평론가는 공식직함이고, 그림에 미술비평도 손대고, 만화에 만화비평, 영화비평, 전시 및 공연기획자에다가 아예, 세상에 없는 직업까지 만들었다.
쏴아아아아아 하고 뿌리고 가는 비의 커튼이 내 방 창문을 가리며 지나갈 때 나는 바쁜 일손을 놓고 그 순간만큼은 멍하니, 무엇을 가리기 위한 커튼이 아닌 하나의 광경인 커튼을 감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권하고 싶다. 책을 읽지 말자고. 나에게 책을 읽는 다는 행위는 대충 두 가지 경우이다. 재미 혹은 심심해서 읽는 경우, 아니면 필요해서 읽는 경우.....'책은 마음의 양식이다.'라는 흔한 말은 틀렸다. 마음의 양식은 책 따위를 읽는 단순한 행위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책은 철저하게 하나의 수단이다. 그 속에서 보이는 길들은 모두 남의 길이지 자신의 길이 아니다.
어떤 책은 누군가에게는 운명 같은 예감을 준다. 책이 한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라는 것도 천차만별이다......우리가 책을 읽으면서 글을 읽는 것이 과연 맞을까?.....무엇을 읽는다는 것은 생각한다는 것이고, 생각할 줄 안다는 것은 자신만의 실을 갖는 일이다. 그 실로 단 몇 개의 구슬이라도 꿸 줄 아는 것. 그것이야말로 독서다. 

 

이 책은 위의 저자에 대한 소개가 복잡한 만큼 복잡하다. 시, 건축, 미술을 넘나드는 작가에 처음 잡았던 최소주의가 주제라기 보다는 책 소개의 들쑤심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치 초반에 작가가 말했던 그 집과 같이 된 느낌이랄까. 이런게 아쉽지만, 또 좋았다. 

작가의 시인으로서의 감성과 그의 많은 재능과 여러가지 복합적인 것들이 가득한 책인 것 같다. 아무것도 하지않는 즐거움에 대해서는 조금 아쉬웠지만, 여러가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해준 것 같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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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두 얼굴, 사이코패스 (검정색 표지) - 내 안의 광기가 때로는 인생에 도움이 된다
케빈 더튼 지음, 차백만 옮김 / 미래의창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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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 강렬하다. 표지도 강렬하고 사이코패스라는 그 주제도 강렬하다.

 

케리는 유전학적으로 정신분열과 창의성 간에는 동질이상이 존재한다는 걸 밝혀냈다. 그는 뉴레글린1이라고 명명된 유전자에 2개의 변형이 있는 사람일수록 1개의 변형이 있거나 없는 사람보다 훨씬 창의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발견했다. 또한 1개의 변형을 지닌 사람은 변형이 없는 사람보다 더 창의성이 높았다. 놀라운 점은 뉴레글린 1이 정신병과 밀접하게 연관된 유전자라는 점이다. (나쁜 기억력, 비판에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 또한 뉴글레린1과 연관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모든 정신질환에는 어떤 형태로든 그 나름대로 장점이나 유익이 있기 마련이다. 

그는 일반적인 우리의 편견을 깼다. 정신병에도 장점과 유익이 있다고 말하고, 사이코패스에게 배울점이 있다고 말한다.


뇌파는 뇌에서 일어나는 전기 활동이 높낮이를 보여줍니다. 일반적인 사람에게서는 세타파가 발생하면 졸리거나, 깊은 생각에 빠졌거나, 잠든 상태를 의미하죠. 하지만 사이코패스의 경우에는 깨어 있는 일상적인 상태에서도 세타파가 발생합니다. 심지어 강한 자극을 받았을 때에도 세타파가 나오죠......문자 그대로 그들의 뇌는 일반인들의 뇌보다 '스위치가 덜 켜져 있는'셈입니다. 
당신의 집에 불을 지르는 방화범이, 또 다른 평행우주에서는 불타는 건물에 갇혀 있는 당신의 가족을 구해 내기 위해 용감하게 불길로 뛰어드는 영웅일 수도 있다고 내가 말한다면? 또는 한때 극장 뒤에서 잭나이프를 휘두루던 비행청소년이 세월이 지난 후에 지금은 잭나이프가 아닌 수술용 메스를 휘두르는 의사가 됐다고 말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할까?
 

사이코패스에 대해서 뇌파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깜짝 놀랐다. 세타파만 나온다니... 책에 나온 것처럼 스위치가 덜 켜져 있는 셈이기도 하며, 동시에 뇌가 자고 있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평소에 이렇게 뇌가 자고 있으면 자극을 원할 것 같기도 하다. 천재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처럼, 이 책에서는 사이코패스의 부정적인 느낌이 있을 뿐 아니라 긍정적이고 배워야 할 교훈들이 있다는 것이다.

 

어느쪽이건 분명한건 사이코패스에게는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이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사이코패스는 갈수록 숫자가 증가하며, 그 숫자가 증가할수록 사이코패스적인 행동이 점점 더 정상적인 행동으로 간주된다는 말이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두려움을 느낀 적이 없기에 그게 뭔지 정확하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내 생각에 두려움은 대부분의 경우 불필요한 감정이에요. 이런 말이 있잖아요.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들 중 99퍼센트는 일어나지 않는다......그러니 두려움을 느낄 필요가 없는 거죠.........왜 굳이 현실을 망각하고 미래를 걱정하죠?...........따라서 두려움을 없애는 비결은 뇌가 지나치게 앞서가는 걸 막는 겁니다. 이런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용기라는 쓸데없는 습관도 없앨 수 있어요."
"상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는 방법도 있소. 다음번에 겁이 나는 상황에 처하면 이런 상상을 해보시오. '만약 내가 이런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면, 어떤 식으로 행동하겠는가?' 그런 뒤 그 행동을 실천에 옮기면 되는 거요."
과거에 '파묻혀사는 것'도 문제지만, 현실을 앞서나가 '미래에 연연하는 것'도 문제이긴 마찬가지다.
사이코패스의 문제는 그들이 뼛속까지 사악하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지나치게 뛰어난 것이 문제인 것이다. 사이코패스는 성능이 뛰어난 슈퍼카와 같다. 다만 도로를 질주하기엔 너무 속도가 빠른게 흠이다.

 

처음에 이 책은 사이코패스에 대한 일반론을 이야기 한다. 그들은 공감할 줄 모르고 무감각하고 냉정하고 냉철하다. 반사회적인 성격을 보이기도 하고 폭력성과 가학성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점점 사회는 사이코패스적인 성향을 추구하고 있고, 인류의 진화도 어쩌면 사이코패스화되고 있다. 그리고 사회 고위층에 있는 많은 사이코패스들은 우리 사회가 사이코패스적인 성향을 원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은 잔혹하다기보다는 목표를 추구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비도덕적인 행위도 감수하는 것 뿐이다. 냉정하기 때문에 오히려 상황판단이 잘 되고, 두려움이 없기 때문에 일반사람이 보기에 무모해 보이는 일에 자신을 던진다.

전 세계에서 가장 냉혹한 사기꾼이자 사이코패스로 인정받는 그렉 모란트는 공감 능력이 흘러넘치는 사내였다. 그가 그리도 뛰어난 사기꾼이었던 까닭도 모두 공감 능력 덕분이었다. 그는 상대방의 약점을 너무나도 냉정하게 포착한 뒤 그 약점을 물고 늘어져 자신의 뜻대로 조정하는 데 매우 능숙했다.
분석 대상 중에서 가장 공감 능력이 뛰어난 이들이 지능지수가 높고 가장 폭력성이 강한 사이코패스들로 밝혀진 것이다.....한마디로 사이코패스라고 해서 반드시 공감 능력이 없는 건 아니다. 일부 사이코패스들은 우리와 똑같이 공감한다. 다만 공감을 느끼는 경험의 형태가 다를 뿐이다.
 

책에 후반부로 갈수록 사이코패스에 대해 놀랍고 새로웠다. 전에는 그들이 공감을 못해서 무자비하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공감능력이 더 뛰어나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는 것은 충격이었다. 거기에 가학성 사이코패스들은 피해자의 고통을 공감하고 그 고통을 쾌감으로 받아들인다니... 무서운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미치광이 범죄자 사이코패스에서 천재들의 광기로 생각이 전환되었다. 왜 저자가 제목에 천재를 넣었는지 알 것 같다. 천재는 천하에 재수 없는 놈 또는 천하의 재앙의 줄임말이라는 유머가 있다. 이게 어쩌면 사이코패스들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냉정하게 이익과 목표를 추구하고 그 과정에서의 희생은 신경쓰지 않는 그들은 어떤 면에서 보기에 참 재수가 없다. 그러나 한 편으로 그들이 반사회적 성향과 폭력성과 가학성, 살인의 쾌감을 알게 되면 천하의 재앙이 되는 것이다.

 

책의 중간에 나온 문구와 책의 마지막에 나온 시가 참 인상 깊다.

 

   인생은 온전한 육신을 유지하고 안전하게 무덤으로 향하는 여정이 아니라 연료를 소진 할 때까지 질주하다가 뿌연 연기를 내뿜으며 아슬아슬하게 멈처선 후 이렇게 소리치는 것이어야 한다. "와! 정말 끝내주는 여행이었어!"

-헌터 S. 톰슨

 

간밤에 나는 
나방에게 말을 걸었지
나방은 전구를 깨뜨리고
그 안으로 들어가려 했고
그러다가 전기에 감전되곤 했지
 
너희들은 왜 이런 멍청한 짓을 하냐고 물어봤어
나방이라서 그런 거냐고
만약 이로 둘러까인 전구가 아니라
촛불이었다면 너희는 
이미 재가 됐을 거라며
왜 머리를 안 쓰냐고 말했지
 
아니 머리는 쓴다고 나방이 답했어
다만 때로는 너무 많이 써서 피곤해지고
반복적인 일상이 너무 지루한 나머지
아름다움을
흥분을 원하게 된다고 말이야
 
아름다운 불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알지만
그게 무슨 대수야
잠시라도 행복할 수만 있다면
 
아름다움에 타죽는 것이
늘 지루하게 긴 시간을
살아가는 것보다 낫기에
우리는 우리 모든 삶을 
조그만 덩어리로 뭉처셔 
별동별처럼 날아가지
 
우리의 삶에 대한 태도는 
쉽게 살다가 쉽게 가는 것
우리는 마치 인간과도 같아
지나치게 문명화되어
즐기는 걸 잊기 전의 인간들 같아
 
내가 그의 철학에 대해 가타부타
지적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나방은 힘차게 날아올라
라이터 불빛에 몸을 태웠네
 
나는 그의 말을 동의하지 않기에
나라면 행복은 절반으로 줄이되
수명은 두 배로 늘길 바라네
 
하지만 동시에 나는 소망하네
내게도 몸을 불태우는 나방처럼
간정히 원하는 뭔가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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