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톡 2 - 조선 패밀리의 활극 조선왕조실톡 2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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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톡이 1권에 이어 드디어 2권이 나왔다. 이번에는 중종부터 광해군까지의 이야기이다.

전작부터 생각했지만, 무적핑크님은 참 아이디어가 좋으신 것 같다.

우리 세대에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젊은이들에게 우리의 역사를 알려준다는 장점과 또 그 역사를 카톡이라는 우리 세대에 접하기 쉬운 하나의 문물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새롭다.

 

 

책 표지에 띠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조선왕조실록-조선왕조실톡이라는 그 제목도 참 좋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조선시대 왕들과 친추한 기분이었다. 각 왕의 프사가 그들의 성격을 잘 표현하고 있었고, 톡으로 재해석 된 우리의 역사는 참 친근하게 다가왔다.

 

 

2권은 사화와 임진왜란의 이야기가 있어 더 뜻 깊은 것 같다. 사화는 조선 시대 정치사의 큰 부분이고, 임진왜란은 우리의 역사, 문화 모두에서 너무나 큰 상처를 남긴 사건이기 때문이다. 특히 강화에 대한 부분을 읽는데, 얼마전에 터진(?) 위안부 합의 문제가 떠올랐다.

 

 

웹툰으로 보면서도 좋았던 점이지만, 조선왕조실톡은 마지막에 실록과 픽션을 구분해 주어서 참 좋다. 드라마도 그렇고 역사 소설 책들도 그렇고... 재밌고 재해석 되는 것은 좋은데, 몰입도가 심해 오히려 역사를 왜곡하는 경우가 많다. 조선 시대에 스마트 폰이, 카톡이 있었다면... 이라는 큰 픽션이 들어가긴 하지만, 이렇게 실록과 픽션을 구분하여 주니 구분이 명확해서 좋다.

 

 

 

요즘 국정화교과서 논란에, 위안부 합의 문제에... 역사를 배웠고, 지금도 배우고 있는 사람으로서 내가 부끄럽다. 우리나라가, 우리의 역사가 안타깝다. 웹툰에는 없는 실록 돋보기 중 사진으로 올린 '약소국의 스파이'에서 마지막 부분에, "조선은 약소국이었지만 임진왜란 당시 강대국에게 무조건 고개를 숙이는 대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불과 수십 년 뒤 재조지은이라며 명나라의 은혜가 하해와 같다고 외치는 사람이 늘어났으니, 인간이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를 역설하는 부분이 아닐까."하는 부분이 가슴에 와 닿는다. 역사는 반복된다고들 한다. 우리의 역사 교육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책이 어렵고 역사가 어려운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이 책을 많이 봤으면 싶다. 다음 권이 정말 기대 된다. 조선왕조실톡을 넘어서서 근현대사도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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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가 된 남자
케빈 리처드슨.토니 파크 지음, 서가원 옮김 / 아폴로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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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가 된 남자'라는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이 책이 동화인 줄 알았다. 책 소개를 읽고, 책 표지를 보면서 정글북같은 책들이 생각났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그는 그저 사자가 좋았던, 사자와 친구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라는 생각이라는 것이다.

책의 프롤로그를 읽으면서부터 좀 충격적이었다. 사자와 친구가 된 이야기가 아니라 실은 사자에게 먹혔던 이야기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어떻게 공격당하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막대기조차 없이 그들에게 다가 갈 수 있었을까?

책의 본문은 그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다.


내가 그동안 구하고 기르고 풀어준 새끼 새들은 샐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가장 즐거웠던 경험은 야생으로 풀어준 새가 다시 집으로 돌아와 어깨 위에 앉았던 일이다. 동물을 가두어 키울 때보다 자유롭게 놓아주었을 때, 훨씬 더 큰 행복을 느끼게 되었다. ㅡ30

나는 어려서부터 애완동물을 그저 바라보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않았다. 한 마리, 한 마리 더 알아가고 싶었고 관계를 맺고 싶었다. 동물과 내가 서로 어떤 행동까지 할 수 있고 어디까지 다가갈 수 있는지 그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었다. ㅡ31


 케빈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보면서..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이 용하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남들보다 조금은 더 개구진 어린 시절이 지나고 남들과 똑같이 방황하기도 하고... 물론 야생동물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있었지만, 어쩌다 사자와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운 좋게 친해진 아저씨로 인해 운 좋게 어린 사자들과 함께 지내면서 운 좋게 사자와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걸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가 사자와 친구가 되고 '사자가 된 남자'가 되기까지 많은 우연과 운이 존재했겠지만, 그 이전에 이런 사람이 거의 없었던 걸 생각하면 대단한 것 같다. 그는 먼저 그들을 맹수가 아닌 친구로 봤고, 그런 친구를 만나러 가는데 폭력적인 수단을 예비하고 가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 자체가 참 놀랍다.


사람들은 항상 나를 정의하고 분류하려 하지만, 사자들을 사육할 때의 나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 비록 나도 사자들을 새끼 때부터 키웠지만, 그들과 다르다. 또한 동물학을 몇 년 동안 공부했지만 동물학자도 아니며, 평생 동물과 동물의 행동에 대해 열정적으로 연구했지만 동물 행동심리학자도 아니다. 타우와 나폴레옹은 처음 광고를 촬영하는 날부터 내 말에 따라주었고 그 후로도 계속 마찬가지였지만 나는 사자 조련사가 아니다. 타우와 나폴레옹은 스스로 원했기 때문에 나의 지시에 따라주었다. ㅡ86ㅡ6


책을 읽으면서 그가 사자들을 정말 '친구'로 생각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이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무서운 이 맹수 친구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었을까? 그것도 늘 좋은 것도 아니고 한 번 화가 나면 자길 죽일 수도 있는 친구들에게 말이다. 그에게 인상 깊었던 것은 사자들을 친구로 생각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당한 적이 있음에도 그들을 이해하고 함께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사자 뿐 아니라 하이에나, 재칼 등등 그는 동물들을 사랑하고 있었고, 그들을 '생명'으로 대했다.


내가 일할 때 중요한 지침으로 삼는 것은, 집에서 함께 지내는 동물들을 아끼듯 같은 마음으로 동물들을 대하는 것이다....그들은 나의 애완동물도 고용인도 아닌, 나의 동반자들이다. 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 그런데 내가 공원에서 사자나 하이에나들에게 해온 일들을 개에게 했다면 그 누구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을 것이다....물론 사자는 순식간에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사람도 마찬가지다. 나는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ㅡ125


상대를 존중한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사람을 존중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런데 그는 동물들도 존중한다. 보면서 나도 동물들과 친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정글북이나 타잔처럼 그들을 쓰다듬고 그들과 소통하고 같이 놀고...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내가 과연 그럴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야생동물에 '편견'이 있는 내가 과연 그들에게 아무런 장비 없이 다가갈 수 있을까.... 


그들은 꼭 껴안고 싶도록 아주 온순하고 평온하다가도 순식간에 광분하며 발광한다....동물들은 구경꾼이 느끼는 공포나 흥분을 감지할 수 있다. 요즘 나는 동물들과 어울릴 때 나와 동물 모두를 위해서, 방문객들에게 재밌는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을 제 1의 목적으로 삼지 않으려고 더 신경 쓰고 조심한다. ㅡ132

나는 내 친애하는 사자들이 사람에게 길들여지기는 했어도 조련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나에게 길들었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을 거라는 뜻은 아니다. 그리고 그들이 조련되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부탁하는 일을 하지 않을 거라는 의미도 아니다. ㅡ151


이 책을 보면서 어린왕자와 여우가 생각났다. 서로에게 길드는... 그런 모습이 동물들과 케빈 사이에 있었다. 자칼이 그녀의 유일한 반려로 케빈을 선택하는 것도 참 기분이 묘했다. 동물이 인간을 반려로 생각할 수 있는 걸까?


그 외에 '나처럼' 사자를 대할 수 있는 법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칠 수 없다. 백 명의 사육사마다 성향이 다르고, 백 마리 사자의 성격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각자가 스스로의 방식을 찾고 터득해야 한다. 사자와 빨리 친해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 ㅡ160

하지만 무턱대고 다른 사람의 믿음을 비판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늘 위에서 아름답고 야생적인 아프리카를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대체 내가 뭐라고 사자의 생명이 소의 생명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 할 수 있겠는가? ㅡ208


그가 존경스러웠던 점 중 하나는 다른 이의 생각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가는 길이 옳다고 생각하고 그 길을 고집하는 사람들은 특히, 다른 사람을 생각을 경시하거나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케빈이 여러 미신(?)들을 깨는 모습을 보며 그가 그런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들과 부딪히는 장면들에서 그의 깊은 고민을 볼 수 있었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이 있고.. 많은 성격과 많은 방식이 있다. 답이 없다는 걸 깨달은 자가 얼마나 멋진지 그를 보면서 느꼈다.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그 사람처럼 되어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왜 독자 서평에 이 글을 읽으면 동물과의 관계 뿐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도 좋아진다는 말이 있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동물 친구들 뿐 아니라 사람 친구들과의 관계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책을 다 보고 그가 제작했다는 '화이트 라이온'이라는 영화를 찾다가 그가 출연한 다큐를 보게 되었다. 책에도 중간 중간 사진으로 나왔지만, 영상으로 보니 그들의 관계는 더 친밀해 보였고, 일반인인 내 눈에는 더 놀라웠다. 내가 사자들과 친구가 되기는 갈 길이 먼 것 같지만, 맹수 같은 주위 사람들과나 친구가 되어 봐야 겠다. 

 동물을 좋아하는 이들이나 인간관계에 고민 있는 사람들이나... 모두 다 보기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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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악마다
안창근 지음 / 창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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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악마다


참 자극적인 제목인 것 같다. 사람이 악마라는 말. 많이 했던 말이기도 하고, 많이 들었던 말이기도 하다. 사람이기에, 사람이라서.... 이 책은 사람이 악마라고 말할 뿐 아니라, 악마가 사람이라고 말하는 듯도 하다.


누구의 아이디어였을까? 수사회의 때 누군가 무심코 던진 '연쇄살인범이야말로 최고의 프로파일러다'는 말이 그녀를 여기까지 몰고 왔다. -41


 아픔이 있었지만 이겨낸 여성 프로파일러 희진. 

최고의 프로파일러였던 연쇄살인범 그리고 희진의 상사이자 연인이었던 남자, 민수.

잘 나가는 기자였지만 한동안 특종이라곤 쓸 수 없었던 황기자.

그리고 최강의 연쇄살인범 유령.


자살로 위장된 살인사건과 혼잡한 홍대에서 대낮에 예고 살인을 하고, 사람들이 많은 놀이공원에서 폭탄을 터뜨리는 최강의, 최악의 연쇄살인범 유령을 잡기 위해 경찰로 부족해서 경찰이었던 민수를 찾아가서 암호문을 풀고 유령을 쫓는다.

 

솔직히 정말 흥미진진했다. 유령이 보낸 암호문 풀기도 흥미로웠지만, 프로파일링이 정말 흥미로웠다. 유령이 5에 집착한다는 것, 오페라의 유령을 좋아한다는 것, 외모, 성향 등등을 알아내는 데 정말 놀라웠다. 조그만 조각들을 이어 붙여 그림을 그려내는 데... 내가 프로파일링을 하는 듯이 재미있었다.


높이 올라갔던 만큼 추락의 고통 또한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컸을 것이다. 세상을 향해 복수의 칼을 갈 만큼. 항상 사람이 악마다. 살인범들은 멀리 있지 않다. 그들은 평범한 우리의 이웃이다. 그리고 그 악마들은 다른 사람을 조종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ㅡ74


"사람이 악마다."
당시 심정을 묻는 기자에게 그가 불쑥 던진 말이다. 누구도다 살인범의 세계를 깊이 연구한, 그리고 그 세계에 직접 발을 들인 사람다운 대답이었다. 그렇다. 항상 사람이 악마다. 연쇄살인범은 멀리 있지 않다. 그들은 우리의 이웃이다. 출근길에 같은 버스를 탄 사람, 옆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사람 중에 연쇄살인범이 있다. 경찰이라고 해서 연쇄살인범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ㅡ136


"네 말대로 황 기자는 손에 피를 묻히는 그런 잔인한 살인마는 아닐지도 몰라. 하지만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고도 복수와 성공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떻게 할 것 같아?"
"사실 악마하고도 손을 잡는 게 사람이죠." ㅡ155


<사람이 악마다>라는 자극적인 타이틀 속에는 왜 사람이 악마가 되었는가에 대한 탐구가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내 주위에 있는 이웃 사람이 연쇄살인범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강풀의 "이웃사람"이라는 만화가 떠올랐다. 그저 스쳐 지나갔던 사람이 악마일 수도 있는 세계에서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우리 이웃에 악마가 있고, 사람이 악마라는 그 전제보다 솔직히 반전에 마음이 빼앗겼다. 사람이 악마일수도 있지만... 악마는 원래 천사였다는 걸...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연쇄살인 뿐 아니라, 성폭행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내가 여자여서 그런지 오히려 연쇄살인보다 성폭행에 더 관심이 갔다. 살인보다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범죄인 것 같다.


책을 덮으면서 사람으로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낫는다는 말이 생각났다. 더 쓰면 스포가 될 것 같아 여기서 마무리를 지으려 한다.


정말 볼만한 소설이 나타났다. 많은 추리 소설들을 봤지만 이런 반전은 또 처음이었다. 사람이 악마이지만, 동시에 그 사람은 다른 누군가를 걱정할 수 있고, 다른 누군가를 위해 희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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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랙처드.삶의 균열
대니 앳킨스 지음, 박미경 옮김 / 살림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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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랙처드-삶의 균열


 처음에 책의 표지가 예뼈서 맘에 들었고, 두 번째로 설정이 흥미로워 맘에 들었다. 사고로 친구와 미모와 꿈, 아버지의 건강까지 잃은 레이첼이 머리를 다치고는 죽었던 친구도 살아있고, 미모도 그대로 였으며, 헤어진 남자친구와도 사귀고 있었고, 아버지는 위암에 걸린 적도 없을 뿐더러 꿈을 이뤄 출판사 기자가 되어 있다니... 현실과 꿈의 경계 가운데서 그녀의 삶에 균열이 일어났다.

 이 책의 제목인 Fractured는 균열이라는 뜻이다. 그렇게 그녀의 삶은 두 개로 나뉘었고 어떤 것이 꿈이고 어떤 것이 현실인지 그녀는 구분할 수가 없게 되었다.


참으로 이상한 꿈이었다. 다시 십 대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는가 싶었는데, 마침 간호사실에서 연락이 왔다. ㅡ121


"반지가 있든 없든. 레이첼은 여전히 내 약혼자야, 친구." 아아, 이 꿈은 갈수록 흥미진진해져 간다. ㅡ123


사고로 모든 걸 잃고 가족과 친구와 고향과 멀어져 혼자 살던 레이첼은 절친의 결혼식에 참가하기 위해 고향에 갔다가 사고 때 죽은 친구의 무덤에서 갑자기 심해진 두통에 쓰러지게 된다. 병원에서 깨어나니 모든 것이 달라진 현실에 본인은 꿈이라고만 생각한다.

 사고가 있긴 했지만 작았고, 죽었던 친구는 죽지 않았고, 사고가 작았기에 본인도 얼굴을 다치지 않았고, 죄책감에 우울해 하다가 보는 아버지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아서 아버지도 병에 걸리지 않았다. 죄책감에 남자친구와 헤어지지 않아서 약혼까지 한 상태다... 



그런데 나는 깨어나지 않았다. 잠을 자고 눈을 뜨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됐는데, 여전히 꿈속이었다. 그 사실을 알아차린 순간, 처음으로 내 안에서 경고의 목소리가 울렸다. ㅡ130

내가 실제 살았던 세계보다 훨씬 더 좋아 보이는 세계를 굳이 허물 필오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처음으로 들었다. -147


꿈은 순식간에 깨지 않는 악몽이 되었고, 좀 더 지나자 희망이 되었다.

 나 같아도 내가 실제로 믿는 세계보다 훨씬 좋아 보이는 현실이라면... 굳이 허물 필요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 것 같다. 그리고 마음 속의 의문들이 아귀가 딱딱 들어맞고, 그 모든 것이 나에게 좋은 상황이니 두 말 할 것 없을 것 같다.


그날 밤에도 꿈을 꿨다. 내 정신 상태는 깨었을 때나 잠들었을 때나 똑같이 혼란스러웠다. 신기하게 꿈속에서도 잠이 들었다. 잠든 장소는 내 침실이 아니라 생판 모르는 곳이었다. 하지만 아버지와 함께 있는 걸로 봐선 내가 사는 곳인 것 같았다. 아버지의 목소리가 가까이서 들렸지만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는 못했다. 꿈속에서 나는 뭔가 중요한 약속이 있다는 걸 알았다. 무슨 약속인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기억상실증 전문가를 만나기로 했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을 만나기로 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다만 내가 잠을 너무 많이 자는 바람에 아주 중요한 약속을 어기게 될 거라는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는 사실은 확실했다. -237


그녀는 꿈 속에서 또다른 꿈을 꿨다. 잠이 들면 아버지의 에프터쉐이브향이 났고, 이상한 알람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레이첼이 잠 든 후 온 적이 없다고 하고, 알람소리는 다른 사람은 들은 적이 없다고 한다.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내 진짜 현실처럼 느껴진 곳으로 '돌아가고' 싶었어. 돌아간다는 게 맞는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랬어.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그날 밤 이후로 마음이 바뀌었어."
"와우, 매트하고 무슨 일이 있었구나?"
나는 한참동안 대답하지 못했다. 내 대답의 파장이 얼마나 클지 알았기 때문이다.
"아니, 지미하고....." -249-250

 그녀의 의식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에는 독자들이 예상하는 그런 반전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현실은 현실이라는 것. 그리고 꿈은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

'현실'로 둔갑한 꿈은 우리를 하늘로 이끌지만... 그 하늘은 죽어야만 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세상일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상일은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어, 레이철. 사고가 일어날 수도, 병에 걸릴 수도 있어. 그건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내 직업도 때로는 위험할 수 있어. 우린 침대에서 일어나다 크게 다칠 수도 있어! 그렇다고 늘 불안에 떨며 살 수는 없잖아."
지미 말이 옳았다. 지난 두 달 동안 행복의 기회를 포착하면 절대로 놓치지 않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하지 않았던가?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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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 - 상 - 조선의 왕 이야기 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
박문국 지음 / 소라주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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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 조선의 왕 이야기

 

 요즘 우리나라가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 왜곡, 그리고 국정 교과서로 인해 논란이 많다. 전부터 역사를 공부해 왔고,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역사를 공부할 입장에서 참고할만한 좋은 책이 나왔다는 이야기에 얼른 책을 받아 펼쳤다.

 이 책은 "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이라는 책 네임에 '조선의 왕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그 이름에 걸맞게 조선의 왕들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을 담고 있었다.

 각 장은 각 왕들로 다루어져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존경하는 세종대왕님! 4대 왕이자 "이도"라는 이름을 갖고 계셨던 세종대왕에 대한 세세한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업적 같은 내용 뿐 아니라, 유년기 내용, 가족에 대한 것에서 부터 편식담까지. 정말 왕들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것 중 하나는 바로 각주다. 색을 다르게 표기하여 눈에 잘 들어 올 뿐 아니라 놓치기 쉬운 내용들을 잘 잡아 놓았다. 한국사를 다룬 책들은 많고, 조선사 중 왕들을 다룬 책들도 많다. 그런 많은 책들 가운데 이 책은 강정은 바로 이 각주가 아닐까 싶다.

 

각주 외에 또 좋았던 것은 바로 이 보너스 페이지다. 각 장마다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황과 조식, 외교정책, 사대, 과거 등 왕만으로는 다 다룰 수 없는 조선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과연 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이라 할 만하다.

 이 책의 저자는 박문국이라는 사람인데, 박문국이라 하면 조선시대의 출판기관이 먼저 떠오른다. 저자의 이름이 필명인지 본명인지 궁금해졌다. 저자는 카카오스토리에서 '5분 한국사 이야기'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읽기가 편했다. 딱딱하지 않고 편하게 잘 읽혀서 좋았다. 상권에는 선조까지 실려 있는데, 임진왜란 이후를 저자는 어떻게 읽어냈을까. 하편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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