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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프린스 1호점 3 - MBC 드라마 사진만화
삼성출판사 편집부 엮음 / 삼성출판사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커피프린스 1호점>의 단골 팬들을 위한 책이다. 드라마를 볼 적에 마지막 회가 무척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완결판이지만 아쉽지 않다. 언제든 다시 볼 수 있으니까.
사진만화는 드라마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글로 표현된 대사가 만화 같은 형식이다.
이미 봤던 드라마라서 글로 적힌 대사가 실제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물론 혼자만의 상상이지만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의 즐거운 상상이다.
책은 텔레비전 드라마를 볼 때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책이라서 좋은 이유는 원하는 장면을 마음껏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톡톡 튀는 명장면, 명대사 속으로 언제든 빠져들 수 있다.
<커피프린스 1호점>의 매력은 역시 고은찬과 최한결의 상큼한 러브 스토리에 있다.
너무 진지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느낌이라서 좋다. 마치 그들이 만들어내는 커피의 그윽한 맛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털털하고 밝은 성격의 고은찬이 까칠한 미남 최한결을 만나면서 내면적으로 성숙해지는 과정이 좋다. 드라마의 흔한 공식 같은 신데렐라 단계보다는 조금 업그레이드 된 내용이다. 원래 뉴욕을 가려던 한결이가 일을 포기하고 사랑을 위해 은찬이를 유학 보내는 장면은 다소 현실감이 떨어지지만 아무려면 어떤가?
드라마는 드라마다워야 보는 즐거움이 있는 것을. 한 명의 까칠한 인간이 사랑으로 개과천선을 하니 얼마나 유익한 내용인가?
내가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는 한결이가 “넌 어떤 프로포즈를 받고 싶냐?”고 물으니까, 은찬이가 “음, 호두 알만한 다이아반지랑 빨간 장미 만 송이, 그리고 유람선 통째로 빌려서 둘만의 파티하고. 63빌딩 꼭대기에 내 대형 사진 붙이고.” 라고 말한다. 한결이가 진지하지 않다고 면박을 주지만 여자들의 속마음은 대개 비슷할 것이다. 현실이야 어찌되었든 꿈이야 자유니까, 저 정도 프로포즈는 소박한 꿈 중 하나겠지만. 아무튼 서로 장난치다가 뽀뽀하며 화해하는 장면이 참 좋다. 둘이 너무 귀엽다. 크크큭, 사랑하는 두 사람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그들의 행복감이 전해지는 듯하다. 사랑할 때는 세상이 온통 아름답게 보인다고 하지 않던가? 그 동안의 갈등과 오해가 한 순간에 해소되면서 사랑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전형적인 해피 엔딩 드라마라서 보는 이가 즐겁다. 인간은 사랑으로 산다는 걸 알면서도 종종 잊는 사람들에게 멋진 사랑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만 같다.
사랑 하나만으로 세상이 전부 내 것 같은 느낌이 언제였던가?
은찬과 한결의 사랑 이야기를 보면서, 사랑이 풋풋하고 상큼했던 시절을 회상하게 된다. 그와 동시에 사랑은 마치 껍질을 벗긴 사과 같다고 표현한 ‘광수생각’이 떠오른다. 사랑의 시작은 싱그러운 사과 같은데 세월이 지나면 색이 변한 사과처럼 시들하게 느껴지니까. 단지 색이 변했다고 사과 자체가 변한 것은 아닌데 말이다. 이런, 사랑 이야기가 어쩌다 사과 이야기로 변했을까? 누구나 풋풋한 사랑을 그리워한다. 그래서 드라마가 존재하고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드라마 속에서는 절대 색이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사과, 아니 사랑이 등장하여 사람들을 설레게 만든다. 특히 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팍팍한 현실이 가뿐하고 유쾌해지는 은찬스러움은 우리의 꿈이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은찬이가 결국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은 희망을 준다.
<커피프린스 1호점>을 통해 아름다운 동화 같은 감동과 유쾌한 만화 같은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드라마 사진만화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