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나무 유홍준

                 

추리닝 입고 낡은 운동화 구겨 신고 마트에 갔다온다 짧은 봄날이

이렇게 무단횡단으로 지나간다 까짓 도덕이라는 거, 뭐 별거 아니지

싶다 봄이 지나가는 아파트 단지 만개한 벚꽃나무를 보면 나는

발로 걷어차고 싶어진다 화르르 화르르 꽃잎들이 날린다 아름답다

무심한 발바닥도 더러는 죄 지을 때가 있다 머리끝 생각이 어떤

경로를 따라 발바닥까지 전달되는지...... 그런 거 관심 없다

굳이 알 필요 없다 그동안 내가 배운 것은 깡그리 다 엉터리,

그저 만개한 벚꽃나무를 보면 나는 걷어차고 싶어진다 세일로

파는 다섯개들이 라면 한 봉지를 사서 들고 허적허적 돌아가는 길,

내 한 쪽 손잡은 딸아이가 재밌어서 즐거워서 자꾸만 한 번 더

걷어차 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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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피식피식 웃었다.

예나 지금이나 공무원에 대한 인식은 달라진 게

별로 없다.

 

 

 

 

 

 볼테르의 풍자소설

그럼 이세상은 무슨 목적으로

만들어졌을까요?

우리의 화를 돋우기 위해서죠

 

 

 

 

 

 

 

 

 

 

 

 

 빌 브라이슨의 알쓸신잡

 본인집 탐방으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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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개인주의란

타인의 삶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독립적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그 안에서 최대한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라 정의하고 싶습니다.

이때의 즐거움은 소비에 의존하지 않는 즐거움이어야 합니다.

구매가 아니라 경험에서 얻는 즐거움

   김영하의 말하다 · talk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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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 양성우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할지라도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모든 들풀과 꽃잎들과 진흙 속에 숨어사는

것들이라고 할지라도,

그것들은 살아 있기 때문에 아름답고 신비하다

바람도 없는 어느 한 여름날,

하늘을 가리우는 숲 그늘에 앉아보라

누구든지 나무들의 깊은 숨소리와 함께

무수한 초록잎들이 쉬지 않고 소곤거리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이미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이 순간에,

서 있거나 움직이거나 상관없이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오직 하나,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것들은 무엇이나 눈물겹게 아름답다

 

중의무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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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사(野菜史) - 김경미

 

고구마, 가지 같은 야채들도 애초에는

꽃이었다 한다

잎이나 줄기가 유독 인간의 입에 단 바람에

꽃에서 야채가 되었다 한다

맛없었으면 오늘날 호박이며 양파꽃들도

장미꽃처럼 꽃가게를 채우고 세레나데가 되고

검은 영정 앞 국화꽃 대신 감자꽃 수북했겠다

  

사막도 애초에는 오아시스였다고 한다

아니 오아이스가 원래 사막이었다던가

그게 아니라 낙타는 원래 사람이었다고 한다

사람이 원래 낙타였는데 팔다리가 워낙 맛있다 보니

사람이 되었다는 학설도 있다

  

하여튼 당신도 애초에는 나였다

내가 원래 당신에게서 갈라져 나왔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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