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인생이 행복하다
무무 지음, 강은영 옮김 / 미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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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무무는 무무라는 필명외에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고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책이 전 세계에서 1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니 독특하게 느껴지는데요. 오로지 글로만 승부하는 그의 에세이를 읽으며, 문득 그가 그렇게 큰 사랑을 받는 이유가 이해가 되더군요. 사람과 인생에 대한 따듯한 온기가 느껴지는 글이라고 할까요? 가르침을 준다는 느낌보다는 함께 살아가고 생각하고 고민하는 느낌도 들고 말이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포기도 즐거움이다를 읽을 때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를 떠올리게 되더군요. 그 시에 대해서 우리가 잘 못 판단하는 부분들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두 길을 한꺼번에 갈 수 없는 한 사람의 여행자인 인간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했거든요. 포기와 체념은 다른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과 함께, 다시 한번 그의 시를 음미했던 기억이 나요. 무무 역시 포기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는데요. “포기를 아는 사람은 스스로 주치의가 되어 맥박을 짚어 보고 적절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최근에 제가 읽은 책에서도 자기 자신을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고 했는데요. 비슷한 맥락으로 느껴지더군요. 어쩌면 저는 포기를 할 줄 몰라서, 다 갖고 싶고, 손해는 전혀 보고 싶지 않고, 그런 욕심이 제 마음에 어둠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했습니다.

또한 부부가 된 남녀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아요. “둘만의 성안에 정성을 다해 소박한 한 폭의 그림을 그려 넣어라”, 되짚어 생각해볼수록 결혼생활에 대한 참 좋은 글귀라고 생각해요. 20대부터, 낭만, 일상, 담담해지기, 함께 늙어가기, 깜빡깜빡한 기억력, 인생의 정리로 이어지는 이야기도 좋았고요. 또한 삶을 물에 비유하던 글도 기억에 남아요. 사람들은 시간을 강에 많이 비유하잖아요. 언제나 그 속도로, 내가 무슨 마음을 갖고 있던 흘러가는 그 강물처럼 인생 역시 그러하죠. 과거에 사로잡혀 있다 보면, 어느새 훌쩍 떠밀려 와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니까요. 물론 무무의 말처럼 그저 감사하는 마음으로웃으며 살아가는 것은 지금 당장은 조금은 힘들지 몰라도, 앞으로만 흘러가는 강에서 거꾸로 올라가겠다고 아등바등하는 일은 줄여나갈 수 있을 거 같네요.

삶은 마치 물과 같다. 천천히 씹어보고 음미하다 보면 그 안에 물 특유의 달콤함이 있음을 알게 되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평온함 속에 다채로운 즐거움이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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