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미래를 예측할 것인가 - 역사 속 시그널을 읽으면 미래가 보인다
자크 아탈리 지음, 김수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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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프랑스의 지성이라 불리는 자크 아탈리와 책 제목인 <어떻게 미래를 예측할 것인가Peut-on prévoir l'avenir?>가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왠지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사주명리나 점성술 혹은 타로같이 좀 신비주의적인 느낌을 주다 보니 그런 거 같아요.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바로 예측豫測이라는 단어였습니다. 그는 미래를 아는 것, 미래를 예언하는 것과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다르다고 이야기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예측에서 측測헤아리다, 재다로 쓰듯이, 프랑스의 prévoir 역시 미래를 예상하다, 계획하다의 뉘앙스가 있더군요. 즉 정해진 미래를 보고 예언하는 것이 아니라, 열린 미래를 예측하여 우리의 미래를 스스로 준비해나갈 수 있게 하자는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분량은 좀 작은 편이죠. 4장에 가서야 나오는데, 조금은 막연한 느낌마저 들었어요. 아무래도 저는 책 제목을 보고 그리고 앞에 이야기를 쭉 읽으면서도 내내 족집게 과외식의 답을 원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라고 말이죠. 책소개에서도 이성과 직관으로 이루어진 아주 특별한 방법이 있다고 나와서 더욱 그랬던 거 같아요. 물론 저처럼 일기를 꾸준히 써온 사람들에게는 그 방식을 통해서 계속 훈련할 수 있다는 점이 좋기는 했습니다. 현재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기록하는 것을 확장하여 현재와 미래가 만나게만드는 것이죠. 물론 자신에 대해서 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저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장애물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책을 읽으며 내내 기대했던 것보다 이 전의 부분들이 더욱 좋게 기억에 남았네요. 우리가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을 연습해야 하는 당위성을 쌓아가는 과정이었죠. 예전에는 자연재해를 신의 분노로 생각하곤 했죠. 그래서 자신들이 바라는 것을 이루기 위해 인신공양이 이루어지기도 하면서, 인주설화로 남기도 했잖아요. 하지만 이제는 날씨나 자연재해를 어느정도까지는 예측할 수 있고, 거기에 대한 대비를 하는 상황이 되었잖아요. 이를 예언의 시대에서 인간의 시대로 넘어왔다라고 표현하는 것에 너무나 공감이 가더군요. 하지만 이제는 그 인간이 자신의 자리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기계에게 내어주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자크 아탈리는 지적합니다. 스스로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던 인간이 다시 과거로 회귀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죠. 무엇이 궁금하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대화로 그 답을 찾아나가던 적도 있었는데, 이제는 무조건 구글에게 물어보자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나름 그런 부분에 대해서 걱정을 하고 있어서인지, 미래를 예측하는 것도 너무나 기계의 힘에 의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생겼습니다. 지식이 권력이던 시절도 있었던 것처럼 그의 말처럼 미래에 대한 지식 역시 곧 권력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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