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공감을 위한 서양 미술사 -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미술의 모든 것
박홍순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이 정말 절묘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적 공감을 위한 서양 미술사>, 상식이라던지 필수과목이라는 느낌보다는, 자신을 조금 더 지적으로 만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강의 같은 느낌이죠. 실제로 책을 읽을 때도 그런 느낌을 많이 받은 거 같습니다.

저는 미술감상을 참 좋아해요. 어렸을 때부터 박물관과 미술관을 가는 것을 좋아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저에게는 사색의 공간이 된 곳이기도 하죠. 이 책에서도 소개된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도 그렇죠. 책에서는 그의 작품을 보면서 사람들은 인간과 자연의 내밀한 교감을 느낄 수 있고, 그 교감이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에게도 전해진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말 그대로 지적 공감이랄까요? 그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풍경화가 철학적이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그가 독일 화가일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그렇다는 것을 알고 나름 합리적인 추론이라며 좋아하기도 했죠. 뭐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독일하면 철학이 떠올랐던 시절이니까요.

마네가 나체의 매춘부를 그림에 등장시켰던 풀밭에서의 점심식사이 작품이 공개되었을 때, 관람객들이 우산으로 찔러대서 결국 높이 걸어야 했다고 하던데요. 개인적으로는 그게 더 괜찮았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도 나네요. 그만큼 빛을 사랑했던 화가들이니까요. 저 역시 인상주의 작품을 좋아해서인지, 그 시절의 이야기가 가장 흥미롭더군요. 그 시대의 작품을 보면, 그러한 빛의 향연에 매료되었던 인상주의 화가들이 부러울 때도 있어요. 그들의 눈에 보였던 세상이 얼마나 강렬하고 다채로웠던지 말이죠. 권총자살로 비극적인 생을 마감했다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고흐 역시 그가 남긴 작품을 보면, 적어도 그가 화폭으로 옮겼던 세상은 참 아름다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하죠.

서양미술사라는 제목 그대로 이 책은 동굴벽화를 구리던 구석기시대부터 현대 미술의 아버지라는 마르셀 뒤샹에 이르는 시간을 다루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이라는 것이 장점이죠.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보다, 정말 필요한 것만을 남기고 덜어내는 것이 더욱 어렵기에 이 책이 더욱 빛나 보이더군요. 덕분이 미술을 통해서 인류가 쌓아온 역사까지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