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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의 눈물
구로야나기 데쓰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잠이 들기 전에, 프롤로그 정도를 읽으려고 했다. 전투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간 아프리카 아이의 이야기였다. 자기 방에
덩그러니 앉아 있는 인형을 꼭 안아주는 순간, 인형 안에 숨겨놓은 폭탄이 터지고 아이는 죽고 말았다고
한다. 적군들이 인형에 폭탄을 숨겨놓았던 것이다. 인간은
왜 이렇게 잔인한 것인가라는 이야기를 하다 침대에 누웠지만,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 소리가 내 귓가에
울리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책을 끝까지 다 읽을 수 밖에 없었다.
<토토의 눈물>은 1984년 아시아 최초로 유니세프 친선 대사에 임명된 구로야나기 테츠코가
1997년까지 13년간 방문한 나라에서 아이들과 함께한 기록이다. 너무 예전의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큰 차이는 없다는 것이 더욱 놀라웠다. 그녀부터 놀랐던 이야기가 있다. 1984년 기록으로 예방 가능한 이유로 목숨을 잃는 5세 미만의
아이들이 ‘매일’ 14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녀도 그랬지만 나도 아프리카의 이야기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830만명, 인도에서만 350만명이 죽는다고 한다. 유니세프는 그 숫자를 금세기 중에 반으로
줄이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고, 궁금해서 최근의 통계를 찾아보았다. 2013년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큰 진전을 보이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5세 미만 사망률에
1/3을 차지하는 국가에 인도가 있었다. 왜 우리는 이런 문제를 저 멀리 있는 아프리카에
한정된 이야기라고 생각할까? 우리와 멀지 않은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결연단체를 통해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지만, 지역적으로는 아프리카에
한정되어 있다. 가끔은 아이들을 직접 만나러 가고 싶어서, 가까운
지역으로 할까 하다가도, 아프리카 쪽이 더 급하니까 하면서 나를 설득하기도 해서, 더욱 놀랍게 다가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물론 이런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난민이 되어 캠프로 오면서도,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데려와 돌보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점점 더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세상에서, ‘내 아이’가
아닌 ‘우리들의 아이’를 챙기는 마음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또한 나 역시 리뷰를 쓰면서까지도 기억하게 되는 ‘A계획, B계획, C계획’의 샹가리
박사처럼 자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사람들도 많다. 이야기의 시작은 조금 울적했지만, 척박한 환경일지라도 아이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만날 수 있어서 참 다행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