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사전을 삼키다
정철 지음 / 사계절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마지막 사전이라아무래도 지금도 사용중인 카시오 전자 사전이 마지막 사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보면 학창시절에는 참 다양한 사전을 사용했었다. 어떤 브랜드의 사전을 쓸지 고민되서 친구들과 상의한 적도 많았고, 프랑스어를 배우게 되었을 때 구입했던 분홍색 가죽의 사전도 아직 기억 난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이 사준 백과사전과 사랑에 빠지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길이 없다. 일단 나부터가 새로운 정보가 필요하면,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게 되니 <검색 사전을 삼키다>도 사전에 대한 또 하나의 정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국내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에서 웹사전을 만들어온 정철은 종이사전부터 CD, 전자사전, 웹사전 그리고 앱사전까지 쉼없이 변화해온 사전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사전의 기원에서부터 검색기술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방대한 이야기를 정리해놓았는데, 종이 사전의 색인처럼 페이지 옆에 소제목을 삽입해놔서, 마치 사전에 대한 백과 사전 같은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또한 직접 웹사전을 만들어온 제작자이기에 정보에 어떻게 접근을 하고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팁도 잘 설명해주기도 해서, 검색의 세계의 근간이 된 사전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개인적으로는 무색무취해진 사전에 대한 아쉬움을 표방하는 그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사전 편찬자의 일생을 다룬 배를 엮다라는 일본 소설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느낄 수 있는데, 일본에서는 아직 일본의 국어사전을 다양한 브랜드를 통해 만들어내고 있다. 언어라는 것은 인간의 사고의 틀과 마찬가지라, 언어에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되어주는 것이다. 우리는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서는 자랑스러워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냥 자랑거리에 멈춰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의 마지막 사전이 일본어 특화 사전이 아니고 국어 사전이길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