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져라, 내 마음 - 다시 나를 사랑하게 만든 인생의 문장들
송정림 지음 / 예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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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원은

자꾸자꾸 착해지는 것입니다.

착해져서 다른 이의 삶을 부드럽게 하고

착해져서 나의 삶도 부드럽게 흘러갔으면 좋겠습니다. (16p)

착하게 살면 손해 보는 세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가끔은 그런 말에 공감하기도 했었다. 때로는 다른 사람의 성공을 샘내기도 했고, 그래도 내가 속한 무리 중에서는 유행가 가사처럼 내가 제일 잘 나갔으면 한 적도 많다. 그래서 때로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오랫동안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이유를 스스로 깨우치기도 했다. 그런데 여기 자꾸자꾸 착해지고 싶다는 송정림의 이야기를 읽으며 문득 그런 마음을 먹었었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래서 왜 나에게 주어진 기적과 같은 시간들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고 곁눈질을 하느라 바빴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특히나 그 어떤 이유도 아니고,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착해지기로 결심했다는 말 참 와 닿았다. 사실 세상은 홀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나 홀로 부드럽게 흘러가며 살아갈 수는 없다.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시간 속에서 내 삶이 순해지고 부드러워지기 위해서는 내 주위의 사람들도 당연히 그러해야 할 것이다. 언젠가 읽은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에서 좋아했던 말이 문득 떠오른다. ‘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도 무사하니까. 세상의 모든 사랑이 무사하기를.’

독일인들은, 가장 아름다운 단어로

'그리움'이라는 뜻의 'Sehnsucht'를 꼽는다고 합니다.

마음에 그리는 그림, 그리움...... (40p)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시인 도종환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217p)

그때마다 소설가 강태식의 글 <페달을 밟아라>

간직해두었던 문장을 꺼내봅니다.

졌지만 달렸잖아.

페달을 밟았기 때문에 루저가 된 거잖아.

화낼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다.

싸우지 않으면 루저도 될 수 없다.” (81p)

사실 이 리뷰를 쓸 때쯤 스트레스를 상당히 많이 받았었다. 중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야구팀 한화이글스가 오래간만에 가을야구를 꿈꿀 수 있는 상황에서 자꾸만 패배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연속으로 1점자 패배라니, 코 앞에 있는 승리를 뺏긴 기분이었다. 나 이제는 다시는 야구를 안보겠다며 투덜거리다 친구들의 놀림만 잔뜩 받고, 다시 서재로 돌아왔다. 그러다 문득 이 책을 읽으며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문구들이 너무 많아 따로 정리해놓았던 노트에서 이 글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처럼 엄청난 점수차이로 지거나 이미 가을야구와는 저 멀리 멀어져 있었다면 솔직히 지금처럼 화가 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작년만해도 인터넷을 통해 순위를 확인하거나 그조차도 안 하던 것이 일상이지 않은가? 그러고보면 8월이 넘어서까지 야구에 관심을 갖고 시간날때마다 경기를 챙겨볼 수 있게 된 것도 결국은 내가 응원하는 팀이 삐걱거리더라도 달려나가고 있고, 끝까지 싸우면서 만들어내는 기적 때문이 아닌가? 왜 그 소중한 기적을 즐기지 못하고 더 큰 것에만 자꾸 욕심을 부렸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절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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