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트웨인 자서전
마크 트웨인.찰스 네이더 지음, 안기순 옮김 / 고즈윈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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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히게 생생하다"

마크 트웨인의 자서전의 책 띠에 있는 라이브러리 저널의 평가였는데,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 싶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쇠퇴하는 것이 슬프기 짝이 없다며 마치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밖에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바로 이어지는 어린 시절 삼촌 농장에서 즐겼던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를 반 페이지 넘게 펼쳐지는데 정말 침이 꼴딱 넘어가게 묘사한다. 그리고 12살 무렵에 농장에서 보낸 시간에 대한 이야기는 마치 영화를 보는 듯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특히 그를 중심으로 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편의 소설처럼 펼쳐진다. 조금씩 헛갈려할 때도 있지만, 자신의 작품 속에 어떻게 녹아 들어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기도 한다. 작가로 성공하고 나서, 자신을 속인 사람부터 정말 여러 사람을 꼼꼼하게 챙겨주는 장난인 듯 진심 가득한 저주까지 읽어서일까? 기억력에 대한 한탄을 쓴 마크 트웨인이 왠지 펜을 다시 들면서, 입 꼬리를 쓰윽 올리며 악동처럼 웃었을지 모른다는 상상까지 가능해진다.

사실 자서전은 감동적일 수는 있지만, 재미있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마크 트웨인의 자서전은 재미와 감동 그리고 그의 삶의 여정을 함께 걸어가볼 수 있는 행복한 경험을 준다. 사실 나는 마크 트웨인이 동화작가라고 생각했었다. 어린시절 읽었던 세계명작에 톰소여의 모험왕자와 거지가 있었기 때문인데, 언젠가 대학에서 문학사를 배울 때 그에 진정한 면모를 알게 되었다. 유럽인들이 미국으로 이주한지 20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 1800년대 마크 트웨인의 작품 톰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출판되었다. 그리고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미국인의 정체성을 완성시킨 미국의 아담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심지어 헤밍웨이는 모든 미국 문학은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나온다다고 평가했을 정도이다. 그때 수업을 듣고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읽기는 했는데, 교수님이 말한 미국적 실용주의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하는 얕은 한탄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마크 트웨인의 자서전을 통해, 그의 삶의 굴곡을 함께 오가고, 그가 바라보았던 미국의 성립부터 남북전쟁 그리고 미국의 자유주의와 노예의 존재가 갖는 이질감, 또한 황금주의에 물들어가는 미국을 함께 바라보면서, 도리어 그가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 하고자 했는지 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한번 그의 작품들을 꼼꼼히 챙겨서 읽어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긴다. 어쩌면 그는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자신의 삶뿐 아니라 작품들까지도 잘 스케치한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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