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르고 후회해도 결국엔 다 괜찮은 일들
이소연 지음 / 예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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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국 PD 이소연의 <저지르고 후회해도 결국엔 다 괜찮은 일들> 한국 드라마는 거의 안보는 편이라, 뭐 어떤 편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뭐랄까? 한편으로 이야기가 어느 정도 정리되는 형태의 드라마를 선호하는데, 그런 드라마가 한국에서는 잘 안 나온다. 그래서 그녀가 만든 드라마가 다 낯설었다. 그런 낯섦이 도리어 그녀의 글에 더욱 집중하게 해준 거 같다. 만약 본적이 있다면 그녀가 전하는 이야기들을 보며 자꾸 이런저런 배우나 드라마를 끼워 맞추려고 하지 않았을까 한다.

홀로 가는 여행이 갖고 있는 재미있는 트릭들, 말장난 같지만 혼자 떠나는 이유는 혼자이고 싶어서이라지만, 그녀의 말처럼 혼자 떠나는 여행은 또 다른 세계 또 다른 사람들과의 접점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나 역시 혼자 떠나는 여행을 참 좋아한다. 나에게 익숙한 세상과 거리를 만들어내는 것, 그것은 갈등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나만의 방식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곳에서조차 나는 혼자일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기도 한다. 심지어 그냥 호텔방에 처박혀 있던 어떤 여행에서는 그런 나를 걱정한 친구가 쫓아와 함께 여행을 하기도 하지 않았던가?

아무래도 드라마국 PD이다 보니 현장의 이야기도 나온다. 여자를 위해 자신의 사랑을 양보하는 남자들의 이야기에 남자 배우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녀는 여자들이 생각하는 남자 이야기들이라는 표현으로 그들을 설득했는데, 어쩌면 드라마나 순정소설이라는 것이 갖고 있는 한계가 바로 그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나의 얕은 지식으로만 보자면, 대부분의 순정소설 작가나 드라마 작가는 여성이었던 거 같다.

여자놀이/남자놀이에 대한 이야기가 그러했다. 연애할 생각은 없으면서 서로에게 보내는 유혹의 신호들에 대한 것인데, 꽤나 오래 전 이야기지만, 친구가 고민하면서 했던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꽤나 고민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여자놀이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어쩌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결국 그 친구에게도 그 사람이 어떠한 의미가 되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책을 읽으며 주니엘의 일라일라라는 노래가 자꾸 귓가에 들려오는 듯한 느낌을 들어 여러 번 틀어놓곤 했다. 잔잔한 마음에 자꾸만 작은 설렘의 파동을 만들어내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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