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꼬리 치기 위해 탄생했다 - 아름다움이 욕망하는 것들
스티브 다얀 지음, 서영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세계적인 안면 성형외과 전문의인 스티브 다얀, 그는 사람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바로 그 현장에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진화생물학, 신경정신의학, 미용의학의 관점에서 아름다움을 고찰해본 그는 <우리는 꼬리치기 위해 탄생했다> 라는 책을 우리 앞에 내놓았다. 상당히 노골적인 제목이라 그럴까? 원제는 <Subliminally Exposed>인데, 이 제목으로 책이 나오는 것이 조금 더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인간이 갖고 있는 원시적인 뇌에 대한 이야기로 책은 시작된다. 좀 더 우월한 유전자를 갖고 있음을 겉으로 드러내 보여주는 아름다움에 인간이 끌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런 인식은 위협을 인식하는 것과 비슷하게 진화해왔기 때문에 즉시라는 수식어가 함께한다. 또한 뇌는 낯선 것보다는 익숙한 것을 선호한다는 것도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창조해낸 것에 대한 거부감도 갖고 있다고 하는데, 잘 된 성형을 자연스러운 성형으로 이야기하고, 과한 성형으로 거부감을 주는 얼굴을 의란성쌍둥이라며 희화화하는 모습을 보면 충분히 그러하리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외모지상주의를 부정하는 사람들이라도 아름다움을 진화적 메시지로 이해하는 뇌의 무의식적인 활동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게 된다.

전에 읽은 <미인경제학> 이나 <매력자본>에서는 아름다움이 커다란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생각해보면 이 책을 쓴 저자들이 이야기 하는 것들이 대부분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할까? 물론 담론이라는 형태나 아니면 공동체 구성원이 대부분 공감하고 있는 내용들을 과학적 근거와 사례를 제시하여 정의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무래도 책을 읽다 보면 조금은 지루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위의 두 권의 책은 아름다움이 선천적으로 주워지는 것인지, 아니면 가꾸어나갈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조금은 갈렸었다.

안면 성형외과 전문의인 이 책의 저자는 후자의 입장에 설 것이 당연해 보였지만, 조금은 내 예상과는 달라지는 면이 있었다. 그는 적당한 수면, 적절한 영양 섭취, 적당한 운동같은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고, 심지어 그래도 조금은 더 진화한 현대인들에게는 자존감이라는 것도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성형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득 과한 성형의 원인이 바로 자존감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가끔 어느 순간 너무나 과한 성형으로 만들어진 어색한 얼굴로 화면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을 보게 된다. 분명 딱 보기 좋고 예쁘다 싶었던 단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 단계를 넘어서게 되는데, 그 원인 역시 결국은 자신이 아름답다고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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