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엘리트 중국 정치의 힘
김승범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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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상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가 존재하고 명목상의 복수정당이 있을 뿐 사실상 공산당 일당체제로 이루어진 지배하에 있는 중국. 그래서 중국을 흔히 '당국黨國'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중국 공산당 안에서는 출신지, 경력, 출신성분에 따라 나뉘어진 태자당, 상하이방, 공청단파간의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3개의 정파가 당내당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진핑 총서기가 속한 태자당은 "우리의 자식이라면 안심할 수 있다. 아버지가 이룬 것을 부인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혁명원로의 말로 그 정체성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태자당은 상하이방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데, 상하이방은 장쩌민 전주석이 집권했을 때 상하이 출신 인사를 대거 중앙무대로 진출시키며 권력 기반을 다졌다. 이들은 동부 연안 지역 위주의 성장지향적 경제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그리고 공산주의 청년단에서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형성된 공청단파는 후진타오 전 주석이 집권한 10년 동안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태자당과 상하이방과 다르게 자수성가한 인물들이 다수 포진한 공청단파는 분배와 형평을 강조하며 중서부 균형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25명을 간략하게나마 만나볼 수 있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예전에 시진핑에 대한 책만 겨우 한 권 정도 읽었을 정도로 중국 정치인들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는지 모르겠다. 부친이 숙청되면서 반동의 자식으로 전락하여 문화대혁명때 농촌으로 보내져 재교육을 받았던 시진핑은 공산당에 입당하기 위해 집요하게 신청을 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한 독일의 언론에서는 "마오주의자보다 더 붉어짐으로써 생존하는 길을 택했다"라고 평했는데, 시진핑의 행보를 관찰해보면 생각보다는 합리적이고 거침없는 인물이라는 인상을 받게 되는 이유는 아무래도 그의 성장과정에 있지 않을까 한다. 또한 공청단파의 대표적인 인물로 리틀 후진타오로 불렸으나 총리에 머물게 된 리커창은 여러 가지 면에서 시진핑과 반대의 면모를 보인다는 게 흥미로웠다. 그리고 여성으로서 중국 4대 직할시 당서기로 발탁된 최초의 인물 쑨춘란과 김일성 종합대학에서 공부한 이력을 갖고 있는 장더랑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주요 국가 중앙기간을 장악한 태자당과 상하이방의 연합과 행정조직과 지방정부를 장악한 공청단파가 대립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물론 오보로 알려졌지만 장쯔이와 관련된 루머에 휩싸이기도 했던 보시라이 사건역시 이런 정치투쟁의 하나로 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이 궁극적으로는 공산당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리고 이들이 함께하고 있는 5세대 지도부는 문화대혁명 이후 경제 발전 현장의 일선에 서서 중국을 G2의 자리에 올렸다는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중국 공산당을 이루고 있는 3가지 정파와 주요인물을 살펴보니 중국 정치에 대해 조금은 감이 잡히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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