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발음부터 배운다
박원규 지음 / 토마토(TOMATO)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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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형식과 의미는 자의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언어의 기본적인 기능은 상대와의 소통이다. 그래서 언어를 익힐 때는 그 발음이 정확해야 한다. 하지만 모국어가 아닌 이상에는 그들과 같은 발음을 구사하기는 힘들다. 오죽하면 관동 대지진 때 한국인을 알아보기 위해 특정 발음을 시켜봤다는 말이 있겠는가? 그래서 발음은 늘 신경 써야 하고 좀 더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과제중의 하나이다. 그런 면에서 발음과 리스닝 즉 스피킹과 리스닝을 동시에 연습할 수 있는 <영어는 발음부터 배운다>는 영어를 익히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교제가 될 것이다.

어렸을 때 우리가 모국어를 습득할 때를 떠올리면 엄마아빠나 주위에서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내가 학창시절 영어를 공부할 때 보면 전혀 다른 방향성을 갖고 까다로운 문법공부에 거의 올인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나 같은 경우에는 어렸을 때 외국인 선생님과 노래와 게임을 하며 영어를 익히는 수업을 받아서 조금 다른 길을 갈 수 있었고, 고등학교 때 발음에 엄청나게 신경을 쓰시며 ‘mountain’의 끝 발음을 제대로 시키기 위해 수 없는 발음 교육을 진행하는 열정을 지닌 선생님을 만나 영어에 대한 애정이 지속될 수 있었던 거 같다. 이 책을 통해서 발음을 공부하면서, 발음을 듣고 수없이 따라 하는 과정도 좋았지만 조금 더 세세하게 설명되어 있는 이러한 교재가 있었다면 좀 더 세심하게 발음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리듬, 인토네이션, 연음, 강세를 구분하여 잘 설명해놓았고, 한국인이 틀리기 쉬운 발음을 따로 정리해놓은 점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발음마다 입과 혀 모양에 대한 그림이 첨부되어 있어서 그 이미지를 떠올리며 의식적으로 그대로 따라 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발음 팁이 좀 더 몸에 와 닿았다. 물론 안 되는 것도 있었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1부에서 기본기를 쌓았다면 2부는 실전연습을 해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부록으로 첨부된 CD를 활용하면 좀 더 큰 학습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 빈칸 채우기로 영어에 귀가 익숙해질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미국에서 보낸 시간도 있지만 호주나 일본에서 보낸 시간이 길었고, 또 지금은 영국식 억양이 강한 지역에 있다 보니 가끔 내 발음은 흔히 말하는 콩글리쉬도 아니고, 참 오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언어적 습관에 예민한 분들에게 어디 출신 아니냐는 질문을 받을 때면 더욱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의심하게 되기도 한다. 아무래도 발음이라는 것은 상대의 발음을 모방하게 되고 습관이 남게 되고 그러는 것 같다. 그럴수록 좀 더 정확한 발음을 습관으로 갖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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