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명에서 단 한명으로
벤 피트릭.스콧 브라운 지음, 정지현 옮김 / 콘텐츠케이브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방송인 한성주씨가 자신의 아버지가 파킨슨병 투병중임을 이야기하여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한 파킨슨병. <4만명에서 단 한명으로>의 주인공 벤 피트릭 역시 같은 병을 갖고 있다. 보통 60세를 전후하여 발병한다고 하는데, 그는 40년이나 일찍 걸렸다. 거기다 유전적 상관관계가 밝혀져 있지 않은 파킨슨병에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걸려 7개월 간격으로 나란히 진단을 받게 되었다. 심지어 그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포수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거라는 평가를 받던 천부적인 운동신경을 지닌 남자였다.

22세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게 된 벤은 그 사실을 숨기고 메이저리거로 활동했다. 남들은 더 강해지기 위해 약을 먹었지만, 그는 그저 정상이기 위해 쉼 없이 약을 먹어야 했다. 결국 자신의 투병사실을 알리고 은퇴하게 된 벤은 문득 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지명 받았던 콜로라도 로키스 연습실에 걸려 있는 문구를 떠올린다.. '진정한 챔피언은 아무도 보는 사람 없어도 지친 몸을 움직이며 땀에 흠뻑 젖는다.’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운동했는가.. 라는 의문이 절로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책을 통해서 만난 벤 피트릭은 은퇴 후에 더욱 빛나는 삶,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자신의 존재 그 자체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불행하게 하고 있다는 생각도 하고, 일상생활조차 제대로 영위할 수 없는 상황에 좌절하기도 하고, 뇌심부자극술을 받았다가 심각한 간염으로 생사를 넘나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야구장을 떠나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임을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다. 그가 간염으로 너무나 고통스러워 할 때 했던 말이 아직도 떠오른다. “그저 나는 평범한 아빠가 되고 싶을 뿐이라고

그가 4만 명의 관중 앞에서 화려하게 빛날 때나, 단 한 사람의 관중 딸 앞에서 행복할 때나 언제나 그를 사랑한 켈리와 그의 딸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더 나은 삶을 안겨주기 위해 늘 노력하는 벤 피트릭. 자기연민에 빠지기 쉬운 병이라는 파킨슨병. 하지만 파킨슨병에 걸렸을지언정, 파킨슨병에 지배당하지는 않겠다"라고 말하는 아버지와 그가 더없이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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