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홍차를 닮다 - 홍차 그리고 여자 공감 에세이
나유리 지음 / 니들북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여자, 홍차를 닮다.. 사실 제목만 보고 홍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29이라는 인퓨저를 통해 자신만의 향과 맛을 내는 홍차를 우려내기 위한 여행기라고 할까? 티 살롱 '라 율'의 주인장은 자신의 목을 짓누르는 실패라는 자책감으로부터 도피여행을 떠난다. 그 곳은 바로 티의 나라.. 영국.
티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고 하지만.. 어쩌면 자신을 만나기 위한 여행.. 그 곳에서 그녀는 '유명한 티카페'가 어디냐고 사람들에게 묻는다. 그리고 사람들은 잘 대답을 해주지 못한다. 그만큼 영국사람들에게 티는 그냥 일상의 삶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쩌면.. '내 인생의 답'이 무엇이냐고 묻는 것도 같은 느낌이 아닐까? 티살롱마다 자신만의 차와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그러하다. 홍차의 황금비율이 다른 차에 적용될 수 없는 것처럼.. 누구나 자신만의 황금 비율을 찾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영국에서 그녀가 자신이 갖고 있던 틀을 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그렇게 더욱더 자신다워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다. 할아버지와 아빠 그리고 엄마의 영향으로 각종 차를 즐겨마시는 편인데.. 특히 엄마하면 3단 트레이에 올려져있었던 티 푸드가 생각나고 나에게 있어 애프터눈 티는 엄마와의 추억들이 어려있는 시간들이다. 실제로 영국에서 애프터눈 티 문화가 자리잡는데 몸이 아픈 부인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있었다고 한다. 어쩌면 애프터 눈 티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이 아닐까? 그렇게 간간히 나오는 홍차에 대한 이야기들도 재미있게 읽었다. 
책을 읽다가.. '홍차얼룩'이라는 표현이 눈에 들어왔다. 마지막까지 찻잔에 남아있는것.. 그 얼룩은 내 인생이고 내 꿈이다라는 말이 왜 그렇게 마음에 와닿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잘 관리를 못해서인지 몰라도.. 홍차를 마시는 찻잔은 은근히 착색이 잘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찻잔마다 차에 대한 기억들이 계속 쌓여가는 기분이 들 때도 있다. 특히 엄마가 아꼈던 찻잔은 더욱 그러한 기분을 전해준다. 그래서 '홍차얼룩'이라는 단상에 더욱 끌렸는지도.. 문득 내 인생에도 '나만의 꿈'이란 얼룩이 깊이 스며들어간다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