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중국경제를 죽이는가 - 중국의 빛과 그림자

누가 중국경제를 죽이는가 - 경제대국 중국을 가로막는 거대한 벽
랑셴핑 지음, 이지은 옮김 / 다산북스 / 2012년 9월

'중국의 양심'이라고 불리는 경제석학, 란셴핑이 쓴 이 책을 통해서 과연 중국인을 이해할 수 있을까.. 특히 그가 강조하는 중국인의 감춰진 긍정적인 부분을 이해할 수 있을까? 중국시장을 알고 싶다면 중국인의 속내를 파악하라.. 라는 말에 끌려서 읽기 시작했지만.. 점점 책을 읽어갈수록 중국과 중화민족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란셴핑은 중국.. 특히.. 중국을 구성하고 있는 중화민족의 집단인격에 촛점을 두고 이 책을 집필했다. 수천년의 역사를 갖은 중국의 전통문화는 중국인에게 있어서는 '정신적 산소'와 마찬가지라고 이야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수많은 소중한 미덕.. 특히 그가 주목하는 '인'과 '애'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 한다. 그리고 제갈량의 공성전과 적벽대전처럼 요행을 바라는 모습이나 비극적인 인생을 살다간 역사속 인물을 찬미하는 중국인의 모습을 비판한다. 특히, 중국인의 부정적인 면을 더 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중국의 문화예술에 대해서 많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우리 역시 많이 본 쿵푸팬더 그리고 장예모,루쉰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중국.. 계략과 책략에 집중하고 이기적이며 교활하고 냉혹한 모습으로 그려지는 중국인의 모습에 우려를 표한다. 또한 중국인의 사고방식이라던지 실패에 대한 접근법, 중국기업들의 경영방침등 다양한 부분에서 중국인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중국인들이 기대를 걸었던 올림픽의 환상을 경계하며 경제발전인 경제의 펀더멘털에 달려있다고 지적한다.
이렇게 객관적으로 중국을 바라보려고 하는 자기 반성적인 태도와 함께 전세계가 중국인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거둬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함께 한다. 그리고 그 편견은 중국인 스스로 바꾸어냈음을 강조하며 그가 이야기하는 것은 올림픽이 아니라 원촨 대지진(쓰촨성 대지진)이다. 그는 원촨 대지진으로 인해 중국인이 감춰뒀던 사랑이 세계에 알려졌다고 생각한다. 거대한 몸집에 가려져있던 중국의 '도'와 중국인의 '사랑', '자비'를 이야기하며 중국인의 대애주의적 정신을 강조한다. 또한 중국인의 그런 모습을.. 자식에 대한 사랑에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하는 부모님에 비유하며 세계가 그저 중국인을 잘 몰랐던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시각이 한편으로는 좀 불편하기도 했다. 특히나, 서양인들의 티베트 컴플렉스에 대한 언급이나 중국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던 유명인사들을 한명한명 거론하며 훈계한다던지, 세계의 모든 기업이 중국인에 대해 가장 숭고한 경의를 갖게 될것이라는 언급은 그가 '세계인의 양심'이 아닌 '중국인의 양심'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원자바오 총리가 '중국에서는 아무리 큰일이라도 13억으로 나누면 작은 일이고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13억을 곱하면 큰일이다.' 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원촨대지진때도 이 말이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많이 오간것으로 알고 있다. '작은 베품이라도 13억을 곱하면 사랑의 바다를 만들수 있고, 아무리 큰 도전이라도 13억으로 나누면 별 것 아닌 일이 된다.'라는.. 13억이라는 숫자는 어떤 일을 정말 크게도 만들수 있고, 또 정말 작게도 만들 수 있다. 그렇게 큰 몸집을 갖고 있는 거인.. 중국. 랑셴핑은 '그 거인은 자신의 사랑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른다' 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서 그들이 어떻게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야 할지 고민하길 바라고.. 또 이 책을 읽은 나 역시 편견을 거둬내고 그들에게 다가서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