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영토분쟁 - 독도·센카쿠·북방영토
마고사키 우케루 지음, 양기호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이 작심하고 써 내려간 동북아 영토분쟁의 속내와 해법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책이다. 양심적이라기보다는 이성적이라는 표현을 써보고 싶지만.. 확실히 극우세력이 점점 더 세를 불리는 일본의 현실에서는 이런 책이 나왔다는 것은 놀랍다. 그는 센카쿠 열도나 북방영토, 그리고 독도를 둘러싼 영토분쟁을 양국가간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분쟁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도 자신의 국내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국경분쟁을 만들어낸 사례가 많다는 것을 통해 현재 격변하고 있는 국제정세가 동북아시아를 위험하게 만들고 있는 영토분쟁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 책에서는 일본인이 영토분쟁의 화약고가 되고 있는 센카쿠, 북방영토, 독도에 대해서 갖고 있는 잘못된 정보를 지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사실 나도 일본에서 일본학을 공부했었기 때문에 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었다. 그렇게 일본의 동서남북의 끝이 되는 지역들을 암기하라고 시켰었는데.. ^^;;; 그것이 잘못된 인식이였다니 조금은 억울하기도 하다. 외국인인 내가 그런데.. 일본인들이 받을 충격은 미루어 짐작할만 하다.
특히, 이 책에서는 양쪽의 입장을 비슷한 분량으로 객관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외교사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국제정세.. 역사.. 여러 분야에 걸쳐 소개되는 충실한 자료는 나에게도 많은 공부가 되었다. 특히, 일본측에 문서를 공개할 것을 요구할때는 이 책이 일본에 던져질 파장이 상당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건지 독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때는 책을 읽는 내 자세부터 약간 삐딱했다고 할까? ㅎ 하지만.. 무작정 독도는 우리땅이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왜 우리땅인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면 더더욱 내가 하는 주장에 힘이 실릴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내가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되어서 기뻤다.
이 책을 쓴 마고사키 우케루는 외교문제 전문가이다. 그래서일까? 그가 영토분쟁에 접근하는 시각은 상당히 객관적이다. 하지만 그가 서두에 밝혔듯이.. 각자 다른 이론으로 대립할때 중요한 것은 어느쪽이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논거에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입장도 밝히고 그것을 논박하는 것은 훌륭한 수단이 된다. 그런 면에서 그가 갖고 있는 방대한 지식과 자료는 놀랍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두렵기도 했다.
그는 일본의 영토분쟁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 것인지에 대해서 두가지 사례를 비교하여 제시한다. 이란과 이라크사이에 분쟁과 독일과 프랑스사이에 분쟁이다.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는 영토전쟁을 피하고.. 독일이 선택한 국토를 넘어서 영향력을 확대시키는 방법을 제시하는데.. 과연 일본이 그런 선택을 할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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