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탐욕을 팝니다 - 달콤함에 관한 잔혹 리포트
오를라 라이언 지음, 최재훈 옮김 / 경계(도서출판)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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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함에 관한 잔혹리포트'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이 책의 원제는 [CHOCOLATE NATIONS : Living and Dying for Cocoa in West Africa]이다. 책을 읽으면서 카카오 생산에 얽힌 일들이 한나라의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게 느껴졌다. 이 책에 등장하는 두 나라는 초콜릿의 생산량의 1, 2위 생산국인 코트디브아르, 가나이다. 가나초콜릿의 영향으로 가나가 초콜릿 생산국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나에게 코트디부아르는 드록바로만 기억되는 나라이다. 생각해보면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까 싶다. 난 초콜릿과 코코아를 정말 사랑한다. 아마 보통 사람의 소비량의 적어도 5배 이상은 더 먹었을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초콜릿의 주 원료가 되는 카카오가 그 곳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그리고, 나름 올바른 소비를 하겠다며.. 이 책에 등장하는 디바인 초콜릿이나.. 로얄블루빛이 인상적이였던 오만헤네 코코아 빈을 선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나 큰 도움이 됬을까? 라는 의문이 절로 든다. 단순히, 어떤 초콜릿을 구매하느냐로 해결되기엔 카카오를 둘러싼 서아프리카의 현실은 너무 복잡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카오 열매빛으로 물들어 있는 이 책의 시작을 장식한 이 말과 역자의 후기의 등장하는 '원하는 초콜릿을 사라. 그러나 그 이면을 잘 살펴봐라'라는 말처럼 적어도 내 손에 쥐어진 이 초콜릿에 이야기를 알 필요는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을 읽다보니 어느새 카카오 열매색이라고 느껴졌던 책장이.. 그들은 먹지도 못하는 카카오를 재배하기 위해, 누군가의 달콤함을 위해, 그리고 그 것을 유통시키는 거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희생되는 아프리카의 땅처럼 느껴졌다. 아프리카를 더욱 힘들게 하는 가난과 기근은 어쩌면 먹지도 못하고 사료로도 쓸수 없는 상품작물이 점거해버린 그들의 땅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는 코트디부아르의 내전을 멈춘 드록바의 이야기가 결국 카카오때문이였다는 것이다. 카카오로 국부를 쌓기 위해 정책적으로 다른 지역의 이주를 받아들였던 코트디부아르는 이제는 도리어 어느지방 출신인지, 어느 신분중을 갖고 있는지가 생과 사를 가르는 기준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런 위기를 만들어낸 정치가들은 그저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데만 열중하고,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해도 농민의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역시나 아프리카의 위기는 정치가들이 자초했다는 말이 전혀 틀리지 않다.
뿐만 아니라 아동노동에 대한 또다른 시각까지..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지만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그러한데.. 실제로 내전에 휩쓸리고, 열심히 카카오를 재배해봤자 생계를 잇기도 힘든 그들의 마음이 어떠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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