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떨고 있어
와타야 리사 지음, 채숙향 옮김 / 창심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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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야 리사의 작품에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세대의 여성을 잘 포착해내는 것 같아요. 이번에 읽은 <제멋대로 떨고 있어>에서는 아직도 중학교시절의 첫사랑을 마음에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에토 요시카가 등장합니다. 경리과에서 일하고 있는 26의 그녀는 아직도 공상으로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오타쿠기질이 강한 모태솔로인데요. 그녀에게 일생일대의 사건이 펼쳐집니다. 바로 같은 회사 영업과 직원인 의 고백이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이치, 는 어느 정도 익숙한 일본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렇다면 이치는 누굴까요? 바로 중학교때 짝사랑한 만화 속의 왕자님이죠. 하지만 는 그녀의 이상형과 달리 체육계의 느낌이 가득하고, 심지어 그녀는 가 경리과 여자는 살림을 잘할 것 같다고 말한 것을 기억하고 있죠.

 요시카는 반발이라도 하듯이 그저 짝사랑이었을 뿐 전혀 접점이 없었던 이치와의 인연의 끈을 엮어내는데요. 그녀의 머릿속에 있는 만화 속에서 살아가던 이치와의 만남, 그녀에게 여전히 그는 왕자님 그 자체였던 것 같아요. ‘이치를 묘사하는 장면을 보면, ‘정말 그 정도일까?’ 싶을 정도였고, ‘콩깍지가 제대로구만하는 생각에 절로 웃음이 나더군요. 생각해보면 저의 짝사랑도 그런 존재이기는 하지만, 사실 저는 다시 만날 용기를 내본 적은 없거든요. 그 시절의 모습은 그대로 그냥 두고 싶은 욕심에 말이죠. 하지만 그녀는 용기를 냈고, ‘이치와의 시간을 만들어갑니다. ‘이치는 여전히 왕자님이고, 그녀와도 너무나 잘 맞아요. 하지만 일은 생각처럼 풀리지 않죠. 아마 여자들이 갖고 있는 영원한 딜레마가 아닐까 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남자 중에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그녀 역시 같은 딜레마에 빠졌고, 또 그녀답게 헤쳐 나오더군요.

 때로는 너무나 엉뚱하면서도 무모하기도 하고, 때로는 너무나 여리고 소심하기도 하고, 어쩌면 정말 딱 우리 같은 그녀이기에 더욱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아요. 단편 사이좋게 지낼까?’가 수록되어 있어서, 혹시 몇 년 후’, 이런 것이 아닐까 내심 기대했는데, 조금 결이 다른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나름의 매력에 빠져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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