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마블 맨 - 스탠 리, 상상력의 힘
밥 배철러 지음, 송근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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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MCU(Marvel Cinematic Universe)에서는 페이즈1부터 페이즈3 22편의 영화를 묶어 인피니티 사가라고 명명하였는데요. 인피니티 사가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어벤져스:엔드게임을 보고 나서 왠지 모를 아쉬움에 사로잡혀 있기도 했어요. 물론 판권, 왠지 어른들의 사정이라고 쓰고 싶은 사유 때문에 합류하지 못한 엑스맨과 판타스틱4 MCU에 합류한다는 말에 조금은 설레기도 하지만 말이죠. 이 모든 것을 만들어낸 사람, 스탠 리는 마블의 아버지이고 이번에 읽은 그의 전기 제목 그대로 <더 마블 맨>입니다.

기계적으로 만화를 만드는 시대, 만화책 부서의 편집자이자 작가 그리고 아트디렉터의 역할을 홀로 해내던 그는 자신에게 질문을 합니다. 과연 창의적인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희망이 있는지에 대해 말이죠. 그렇게 지쳐가던 스탠 리에게 아내는 당신이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리고 했고, 그렇게 탄생했던 것이 바로 판타스틱 포입니다. 그는 너무나 완벽하고 신처럼 군림하는 슈퍼히어로보다는 인간적인 슈퍼히어로를 만들어냈는데요. 그런 인물에 가장 부합하는 것은 바로 스파이더맨이 아닐까 해요. 그의 전기를 읽으면서 스파이더맨을 떠올리면, 왠지 자신을 많이 투영해낸 슈퍼히어로같기도 하고요. 이후 헐크, 아이언맨, 토르 다양한 매력을 가진 슈퍼히어로를 탄생시키며 미국 만화역사의 큰 획을 그립니다.

 미국의 대공황 시대, 이민자의 아들로 가난을 온 몸으로 겪으며 성장한 그는 자신이 그리는 어른의 모습이 분명히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85세가 되던 해에 은퇴할 때까지 쉼 없이 일했던 것이 아닐까 해요. 그가 말년에그의 경력을 다시 정의 내려줄 중대한 창조물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물론 일부 그의 팬들은 실망하기도 했다지만, 저는 도리어 이미 충분히 자신을 증명했던 사람이 끝까지 도전하고 노력했다는 것에 박수를 치고 싶더라고요. 이 책의 저자인 밥 배철러의 “2000년대 초중반에 스탠이 보여준 끈기는 그 성격의 깊이를 보여주었다라는 평처럼 말이죠.

 1970년대 만화 회사들이 만화책보다 캐릭터를 이용한 수익사업에서 더 큰 수입을 얻게 되던 불안한 시절도 있었어요. 누군가는 만화가로서 그는 이제 침체기에 빠졌다고 평가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만화책에 갇혀 있을 생각이 없었다고 하네요. 그가 나아가고자 했던 것은 바로 영화였죠. 자신이 만들어낸 슈퍼히어로를 할리우드로 보내겠다는 꿈은 정말 현실이 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을 다시 열광하게 만들었죠. 70대라는 나이가 되어도 자신의 캐릭터를 어떤 신기술을 접목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공격적으로 투자했다니 절로 감탄을 하게 되더군요. 이제는 영화에 카메오로 등장한 스탠 리도 볼 수 없게 되었는데요. 엔드 게임에서 카메오로 등장한 그는 전쟁을 하지 말고 사랑을 하라라고 말해요. 매우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는 자신이 창조한 모든 캐릭터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정말 사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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