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민주주의 - 새로운 위기, 무엇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가
야스차 뭉크 지음, 함규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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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실 저는 표지에서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공고한 결합은 깨졌다라는 문구를 볼 때부터 조금은 의아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이 너무나 익숙해서, 이 단어가 두 가지 개념을 합친 것이라는 것조차 약간 낯설게 느껴졌었던 거 같습니다. 그런데 머릿속에 있는 이념이 아니라, 현실을 돌아보면 이 두 개념이 조화롭게 공존했던 적은 없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서론의 제목 환상에서 벗어나기를 보자마자, 내가 딱 그런 상황이라는 생각에,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더군요. 거기다 야스차 뭉크의 <위험한 민주주의>는 표지와 제목만 보면 좀 어려운 정치철학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갖게 하지만, 막상 읽다 보면 잘 구성된 정치칼럼을 읽는 느낌이 들어서 흥미진진하더군요.

신자유주의를 이끌었던 두 국가, 영국의 브렉시트 그리고 미국에서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은 우선적으로 정치학자들에게 큰 충격을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 것이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지만, 권위주의적인 지도자의 잇따른 등장은 과연 우리가 합리적인 정치체계라고 믿어왔던 자유민주주의가 안정적인 것인가? 라는 의문을 갖게 만들죠. 그는 자유민주주의가 분리되는 방향을 반자유주의적 민주주의비민주주의적 자유주의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용어자체는 애매하게 느껴지지만, 책을 읽으며 계속 감탄했던 부분이기도 한, 실제 사례를 통하여 쉽게 풀어서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국가로 보자면, 자유민주주의가 캐나다, 반자유적 민주주의가 폴란드, 비민주적 자유주의가 유럽연합, 독재체제가 러시아에 가깝다고 분류를 해주기도 하고요. 때로는 쉽게 풀어주는 설명에도 막연했던 것들이 이런 표를 보면 머릿속에서 개념이 잡히는 경우가 많아서 더욱 가독성이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3부에서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대책을 내놓는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전후합의로 발전해온 영국의 복지정책을 대처는 두국민전략을 사용하여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었는데요. 사람들의 피부에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일단은 경제이기 때문에, 경제정책에 대한 부분이 기억에 남더라고요. 어쩔 때는 국민보다 우선시되는 것이 자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국가의 절대적인 보호를 받으면서 성장해왔기에, 과연 이러한 정책들을 시도하는 것이 가능할까 싶은 회의감이 들기도 했지만요. 포퓰리스트들의 득세를 막기 위해서는 일단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해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결국 이를 통해서 시민을 길러내야 하는데, 어쩌면 정부가 추진해야 한다고 제시된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어야 하는 것이 시민이라는 문제 때문에, 항상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고민이 생기기도 하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정치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철학의 뒷받침도 필요하기 때문에, 이렇게 현실을 분석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책들이 많이 나오길 바라게 되네요. 덕분에 제 생각도 조금씩 변화하게 되거든요.

  <위험한 민주주의>는 오늘날 대두되는 포퓰리스트 민족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저항을 예리하게 분석한다. 당신은 야스차 뭉크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역사의 종말>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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