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삼킨 아이
파리누쉬 사니이 지음, 양미래 옮김 / 북레시피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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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주문해서 왔을 때 글씨도 작고 책도 두껍고 재미있으려나 걱정했는데... 아니 무슨.. 너무 재밌다. 다음이 궁금해서 책장이 계속 넘어간다.

주인공 샤허브는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까지 말을 하지 않는 아이다. 아예 못하는 건 아니고, 하지 않는 것이다.
전문용어로 선택적 함구증을 가진 아이다.
유일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상상의 인물 바비와 아시다. 이 둘하고만 이야기할 뿐 일체 부모하고도 말하지 않는다.

말 하지 않는 것을 지체아라고, 저능아라고 생각하는 모든 가족과 주변 사람. 그리고 유일하게 포기하지 않고 병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엄마 마리얌.

하지만 샤허브의 말문을 연 건 엄마 마리얌도 아닌, 외할머니 비비 할머니다. 비비 할머니는 잠시 딸 마리얌 집에 몇 달 사는데, 그때 샤허브가 가족에게 받는 차별을 보고 샤허브의 마음을 진심으로 위로하고 결국 샤허브의 말문을 열어준다. 결국 비비 할머니 덕분에 샤허브는 말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아빠와의 골은 갈수록 더 깊어가고, 끝끝내 아빠라고 부르지 않고 '아라쉬 형(샤허브 친형)네 아빠'라고 하지만, 그 오해와 깊어진 골을 깰 수 있는 계기가 생기는데...

결국 책 마지막 구절을 보면 약간 속상하긴하다..

이란소설이다. 이란 소설을 읽긴 처음인데 그곳도 참 가부장적인 나라다. 여자의 인권은 정말 없는 곳인 나라다.

꼭 한 번 읽어보면 좋은 추천도서다.

🔖p.218 내 아들의 무죄가 이미 형이 집행된 후에야 밝혀진 것 같았다

🔖p.299 네가 사랑을 보여줘야 안지. 눈물 몇 방울 흘리고 슬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사랑을 표현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는 거니? 너는 아이에게 애정을 표현해야 할 때마다 한숨을 쉬고 이렇게 말하더구나. '네가 슬펴하면 엄마는 죽을 것 같아'

🔖p.300 삶이 힘겨울수록 마음을 기댈 사람이 필요한 법이야

🔖p.348 샤허브는 분명 그보다 더 많은 것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아이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저 샤허브가 저를 용서해주기만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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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좋아지지 않았다고 말한 적 없다 - 하지만 여전히 불편한 것들에 관하여
오찬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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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찬호 작가의 책은 주기적으로 읽어줘야 한다.
사회의 불평등, 불합리, 부당, 편견, 무례, 허세, 뻔뻔, 고정관념, 차별을 콕 집어준다.

내가 2018년 주변의 놀림에도 불구하고, 인스타에 책을 찍어 올리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 책이 바로 이 오찬호 작가의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였다.

그 책을 처음 봤을 때도 나의 편협한 사고와 좁은 시야를 느꼈는데, 이 책 역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기득권, 페미니즘, 정규직, 성차별... 단어만 들어도 한바탕해야 될 것 같은 사회에서 미쳐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오찬호 작가의 책은 한번 읽어볼 만하다.
물론, 작가의 주관적 견해와 작가의 살아온 환경도 반영된 부분이지만 공감이 많이 된다.

그 부분의 하나로 저번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

노키즈존의 생각은 읽을수록 한 번쯤 다시 생각하게된다.
아이가 있으면 오지마시오.이다
노키즈존의 부당함. 차별함을 이야기한다.
노키즈존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는 사람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아이들이 뛰거나 소란을 피우면 뛰지 않거나 조용히 하게 하면 되는 것이다.
이 상황을 다르게 말하면, 카페에서 '흡연금지'가 아닌 '흡연하는 사람은 출입금지'가 되는 것이다.

카페에서 죈종일 죽 때리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 카페에선 '스터디 금지' 혹은 '공부 금지'라고 하면 되는데, 노키즈존같은 형태라면 '공부하는사람 출입금지' 라고 하는 것과 같다.

어떤가? 이렇게 생각해 보니, 노키즈존은 진짜 이상하지 않은가?
이건, 애완동물 출입금지랑 동급이다.
세상에 10세 미만 사람들이 들고 일어날 문제인데.. 너그럽게 이해해 주는 것 같다.

🔖p.37 공평하게 위기에 처하지 않는다. 불행은 가장 아래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의 삶부터 야금야금 씹어 먹는 굉장히 정직한 녀석이다.

🔖p.176 결혼하는 자녀에게 "살아보니 그때 집을 안 산 게 신의 한 수였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자연스레 집값을 잡겠다는 정책을 환영하는 이도 많아질 것이다.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와 겹치는 부분도 살짝 있고, 작가의 관점이 너무 강력하여 불편한 독자도 있겠으나, 이런 시각도 있다는 생각으로 한 번쯤은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분명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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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없는 세상 - 개정판
앨런 와이즈먼 지음, 이한중 옮김, 최재천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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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없는 세상이 얼마나 좋았는지.. 인간이 있는 세상이 얼마나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지 관한 책이다.

이 지구를 망친 장본인은 인간이고, 인간이 사라져야 다시 이 지구가 깨끗해지고 살아날 수 있다. 인간이 있는 한 이 지구는 최대한 빨리 망가질 것이다.

인간이 이 지구의 주인 행세를 한 것이 이 지구의 역사에 얼마나 차지할까?

우리는 지구를 훼손시키고 우리와 함께하는 동식물을 멸종하게 만들었다. 인간의 개발 때문에.... 과학이 발전했고, 기술이 최첨단이 되고 어쩌고저쩌고 해도 이 지구에서 가장 빨리 몰아내고 멸종해야 하는 종이 바로 인간이다.
동물을 멸종시키고 자연을 훼손하고 얼음을 녹게 하고 대기를 나쁘게 만든 장본인은 인간이다.

내용은 너무 좋은 책이지만, 솔직히 읽기 힘들었다.

결론은, 자연을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결국, 우리는 이 지구에 잠시 머물다 가는 건데, 너무 많이 훼손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플라스틱, 일회용품 등의 사용이 굉장히 많이 하고 있다.
심지어 지금 코로나가 터진 이 상황에서 다회용 제품보다 일회용 물품의 허용이 당연시되고 있고. 당장 인간들이 살아야 하니깐...

여하튼 급한 코로나부터 해결하고 자연보호, 지구보호에 앞장을 서야 한다. 우리 인간들이..

🔖p.332 인간이 없어지면 몇십 년 안에 길가의 숲 등이 되살아날 것이다.

🔖p.349 우리가 내일 당장 없어지든 25만 년 뒤에 사라지든, 우리보다 더 오래 남을 열화우라늄보다 훨씬 더 방사능이 많은 것들이 있다.

🔖p.408 우리가 멸종한다면, 그것은 환경파괴보다는 신기술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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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연애소설
이기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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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연애소설>은 이기호 작가의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짤막짤막 연애 이야기가 30편 나온다. 정말 다 다르다. 30편 모두가 다 다른 사랑 이야기다.
젊은이의 사랑부터 열 살짜리 초등학생들의 사랑, 여든 살의 사랑과 짝사랑, 외사랑... 온갖 사랑이 다 나온다.

이기호 작가님이야 이거 말고도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등 죄다 읽었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작가님이자 단편계의 거장이다.

글을 읽다 보면 피식피식 웃음이 난다.

기억에 남는 건,
김밥 집 운영하는 남자 용성, 그와 슬슬 연애를 하려는 나와 1년 전 헤어졌지만 날 잊지 못하고 다시 나타난 정우.
정우는 나를 다시 붙잡기 위해 용성이 김밥을 썰고 있는 김밥집에 가서 다시 우리 시작하자고 한다. 하필 이 곳에서...

또 하나는,
첫사랑을 녹색어머니회에서 봉사하는 횡단보도 도우미에서 재회한다.ㅋㅋㅋ

너무 유쾌한 글에 살짝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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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부르는 이름
임경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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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 사무실을 다니는 수진은 그 회사의 대표 혁범과 2년째 비밀 사내 연애 중이다.

혁범은 이혼남으로 딸아이가 하나 있으며, 주말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중요한 날엔 수진 곁을 비워두고 딸아이와 함께 보낸다. 수진보단 여덟 살이 많은 혁범은 이성적이고 진중하며 인간미 없을 만큼 사리분별한 사람이다. 수진은 이런 제한적 만남에 지쳐간다.

회사 정원을 꾸미고 살아있는 식물과 나무를 키우는 조경사 한솔. 20대의 어린 한솔은 수진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수진을 철벽을 치지만, 혁범에게 지친 마음을 한솔에게 치유받으며 사랑 아닌 사랑을 한다. 하지만 이것 또한 혁범에 의한 상처를 치유받는 사랑이기에 죄책감에 힘들어하고... 혁범 역시 슬슬 눈치를 채기 시작한다.
끝없이 다가오는 한솔과 갈팡질팡하는 수진. 뺏기고 싶지 않은 혁범의 사랑 이야기다.

혁범의 입장에서 보자면, 나름 최선을 다한 거다. 최대한 양쪽으로...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비겁해 보일 수도 있지만.... 혁범은 그 누구도 다치지 않도록 본인이 할 수 있는 최대한 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래도 수진에게는 상처가될거다. 혁범의 존재만으로도 수진은 상처다.

수진의 입장에서 보자면, 혁범이 너무 좋아 내 마음이 마음대로 안된다. 확~마 다 때려치우고 싶지만, 혁범이 너무 좋다. 한솔에게 끌리지만 그건 혁범의 빈자리이기에 한솔이 끌리는 것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한솔의 입장에서 보자면. 안다. 그 마음... 첫눈에 반해 물불 안 가리고 사랑하고 표현하고 싶은 상태. 백 프로 표현하고 싶지만 상대방의 상황이 상황인지라 더 분출하지 못한 항상 늘 남아 있는 사랑...
부작용이 되면 징징거림과 어리광으로 비칠 수도 있다.

결국 세 사람 다 분출하지 못하는 사랑, 참는 사랑, 만족하지 못하는 사랑을 한다.

끝은 말해 줄 수 없다. 무진장 재미도 있지만 하지만 한편으론 씁쓸하고 속상하다.

나 굉장히 이입해서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읽었다.
그래서 굉장히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임경선 작가는 무슨 이런 고퀄리티 소설을 집필했는지.. 이런 시리도록 가슴 아픈 사랑을 경험하지 않고는 이런 소설을 절대 쓸 수 없을 건데..

암튼 정말 입이 떡 벌어지게 잘 쓴 소설이다.
클래스는 영원하다.

추천이다.

🔖p.61 말을 잘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하단다

🔖p.89 저는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할 때 행복감을 가장 크게 느끼는 체질이에요.

🔖p.136 자신의 의지로 버릴 때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버리고 가야 할 때도 있고, 버릴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정신 차려보니 잃어버린 것들도 있지

🔖p.168 같이 있으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가요. 우린 마치 헤어지기 위해 만나는 사람들 같아요

🔖p.169 마치 제 삶에 다른 일들은 하나도 없었던 것처럼요. 그러고 보면 그동안 다른 기억나는 일들도 없었던 것 같아요. 오직 당신만이 있었어요. 요즘 제 인생의 전부예요. 함께 지낸 시간만이 제가 살아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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