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서정원 - 오래된 시간과 자연의 결을 간직한 대한민국 명승 별서정원 여행기
김종화 지음 / 송도국제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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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별서 정원>을 보았을 때,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제2부에 소개한 별서정원의 정수인 소쇄원, 백운동 원림, 다산초당, 보길도 원림은 내가 오래전에 모두 가본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강진에 있는 다산초당은 두 번이나 갔습니다. 제가 다산 정약용의 후손이거든요. 한번은 겨울에 갔습니다. 먼저 다산 박물관을 들러 다산의 삶을 살펴보고 다산초당까지 가는 산길을 올랐습니다. 잔설이 있는 비탈길 위에 얽히고설킨 모습을 드러낸 나무뿌리들 사이로 빨간 동백꽃이 뚝뚝 떨어져 있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가 말했듯, 다산초당은 한 번에 드러나지 않습니다. 천천히 가까워집니다. 그리고 다산이 교유했던 혜장선사의 백련사를 다녀온 후, 다산의 유배 생활과 그곳에서의 사유한 철학과 학문이 생생하게 다가오는 듯합니다.

 

담양의 소쇄원은 한여름에 다녀왔습니다. 소쇄원 들어가는 입구의 대나무 숲길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대나무 숲의 바람 소리가 영혼까지 맑고 시원하게 해줍니다. 너무 더워서인지 인적이 드물었습니다. 반나절을 광풍각과 제월당에 걸터앉아 있었습니다. 제월당에 앉아있으니 마음이 차분해지더군요. 가을에 한 번 더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저자가 묘사한 것처럼, 정원 주변으로 노랗게 물든 잎들이 쌓여가고 바람이 스칠 때마다 가지 끝에 달린 단풍잎이 흩날리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마음이 설레네요.

 

이 책, 참 잘 만들어졌습니다. 작품 같은 사진들, 별서정원을 가는 길 안내도, 주변의 다양한 볼거리까지 알려줍니다. QR코드로 별서정원의 현장도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책갈피와 사진엽서 다섯 장도 소중히 여기게 됩니다. 여행가이드 책으로도 손색이 없군요. 제3부에서 소개한 영호남의 별서정원은 가본 곳이 한 군데도 없는데, 이 책 들고 시간 나는 대로 한곳 한곳 들러보고 싶습니다. 아! 그런데 ‘별서(別墅)’라는 말이 생소해서 사전을 찾아보니 한적한 곳에 따로 지은 집을 의미하더군요. 별장(別莊)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별장’하면 호화로운 휴양지가 생각납니다. 조선 선비들은 이런 정원에서 자연과 어우러져 학문을 닦고 벗들과 교류하며 깊이 사유했으니, ‘별서’라는 표현이 제격이란 생각이 듭니다. 많은 것을 추억하는 행복한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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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가 말씀을 만날 때 - 이발사에게 가르쳐 준 루터의 기도법
최주훈 지음 / 샘솟는기쁨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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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교회 목사인 저자 최주훈은 루터의 ‘쉽게 기도하는 법: 좋은 친구 이발사 페터에게 보내는 편지’를 출발점으로 삼아 <기도가 말씀을 만날 때>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루터는 기도하는 일을 어려워하는 페터에게 기도하는 법을 친절하게 가르쳐 줍니다. 화관을 엮듯 네 가닥의 줄기를 따라 말씀을 묵상하면 기도의 내용이 저절로 채워진다는 것입니다. 네 가닥의 줄기는 가르침(instructio), 감사(gratiarum actio), 고백(confessio), 그리고 기도(oratio)입니다. 네 가닥은 서로 분리된 단계가 아니라 말씀 앞에서 기도자의 마음이 움직이는 방향입니다. 따라서 기도는 반드시 말씀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 기도에 관해 루터의 가르침의 핵심입니다. 이전에 기도와 말씀에 관한 이런 명언을 접한 적이 있습니다. “말씀 없는 기도는 공허하고, 기도 없는 말씀은 무의미하다.”

 

‘8장, 왜 루터는 관상기도와 결별했는가’는 나에게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최주훈 목사는 누가복음 18장에 나오는 바리새인의 기도와 세리의 기도를 대조하면서 기도의 방향성을 설명합니다. 바리새인의 경건은 차곡차곡 쌓아 올린 계단처럼 하나님을 향해 올라갑니다. 반면, 세리는 그렇게 올라갈 계단이 없습니다. 그는 위로부터 내려오는 자비를 바랄 뿐입니다. 관상기도는 신성과의 합일이라는 높은 곳을 향합니다. 그러나 죄인인 인간이 어떻게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설 수 있습니까? 프로테스탄트의 칭의론에 따르면, 인간이 하나님께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인간에게 내려오는 것입니다. 루터가 말씀을 기도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루터는 십계명, 사도신조, 주기도문, 시편 같은 말씀을 붙들고 묵상하고 기도하라고 가르칩니다. 기도는 공덕을 쌓는 것이 아니라 은혜를 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실제로 기도할 수 있도록 매 장(chapter) 마지막에 ‘오늘의 기도 실습’을 실어 놓았다는 점입니다. ‘오늘의 기도 실습’은 루터의 <소요리문답>에 나오는 아침 기도를 그대로 따라 해 보라고 권합니다. 누가복음 15장 탕자의 비유에서 아버지가 아들을 보고 달려가는 장면을 떠올리며,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고 불러 보라고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내 기도가 심판자가 아닌 나에게 달려오시는 아버지를 향하고 있음을 확인해 보라는 것입니다. ‘오늘의 기도 실습’은 기도의 방향성을 올바로 잡도록 구체적인 도움을 줍니다. 시편 23편을 소리 내어 세 번 읽으며 그것을 기도로 바꾸는 법을 알려줍니다. 십계명으로 네 겹 기도하기를 실습하게 해 줍니다. 루터의 세 겹 묵상법을 따라 해 보도록 도전합니다. 주기도문과 사도신조를 따라 기도하는 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이 책, 기도에 관한 깊은 신학이 담겨 있으며 동시에 매우 실제적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기도는 말씀 위에 서서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들이는 일임을 내 마음 깊이 새깁니다. 그리고 겸손히 주님의 은혜를 구하는 기도를 드립니다. “주님, 제가 날마다 말씀을 붙잡고 주님의 은혜를 구하는 진실한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옵소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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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터 - 나는 AI로 인생을 바꿨다
비기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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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SNS에서 AI 콘텐츠를 올려 10만이 넘는 팔로워가 있고 강의와 책을 통해서도 인지도가 있는 그야말로 AI로 인생을 바꾼 사람입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 책이 AI 기술 해설이나 프롬프트 공식집이 아니라 AI를 대하는 태도에 관한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Part1에서는 자신이 어떻게 AI에 친숙해졌는지 이야기합니다. 그는 검색엔진과 AI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려줍니다. AI는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주는 도구이며, 따라서 사용자가 AI에게 어떤 말을 거느냐가 관건입니다. AI를 다루는 것은 경험적 감각의 영역으로 많이 사용해 보아야 합니다. 마치 언어를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수백 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AI에게 자꾸 말을 걸어야 합니다. 명심해야 할 것은, AI는 내가 모르는 것을 알려주는 도구가 아니라 내가 이미 가진 것을 더 빠르고 넓게 펼치게 해주는 도구라는 사실입니다.

 

Part2는 AI에게 말 거는 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쳐줍니다. 이는 CRAFTER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1) Context, 작업의 배경, 목적, 중요도를 알려주어야 합니다. (2) Role, 어떤 입장과 어조로 답해야 할지를 알려주어야 합니다. (3) Action, 무언가를 정확하게 지시해야 합니다. (4) Format과 Example, 어떤 형식으로 받고 싶은지 알려주어야 합니다. (5) Thinking, 단계별로 사고하도록 합니다. (6) Evidence, 참조 근거를 분명히 합니다. (7) Refinement, 검증을 통해 다듬어야 합니다. 잘 갖추어진 질문을 계속 입력될 때, AI의 환각(오류, hallucination)을 피할 수 있습니다. Part3과 Part4는 저자가 직접 AI로 만들어 본 것과 결과물을 수입으로 확장하는 일에 대해 말합니다. 저자는 AI를 사용해 돈을 버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두렵기까지 하다고 정직하게 고백합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AI를 검색엔진처럼 사용했고, 몇몇 질문을 던져 결과물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물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제대로 AI와 대화하지 않았음을 깨달았습니다. 어떤 영역에서든 내가 주도하고 AI는 유능한 비서처럼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AI를 통해 많은 것을 얻어내려면, 먼저 나의 것을 제대로 AI에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때만 AI를 통해 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 책 덕에 나의 일에 AI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보아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개인 비서를 넘어 함께 일하는 똑똑한 동료를 얻을 수 있겠다 싶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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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마음을 위한 미술관 - 불완전한 삶을 품어주는 그림들
정희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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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그림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마주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는 문구에 마음이 끌려 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불완전한 삶을 품어 주는 그림들”이라는 부제가 보여주듯, 이 책에 소개된 그림과 화가들의 삶을 통해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렘브란트 판레인의 <자화상> 이야기가 마음에 큰 울림을 줍니다. 그의 20대 자화상은 내면의 기록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얼굴을 모델로 한 인물화 연구에 가까웠습니다. 34세의 자화상은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자신이 상류층임을 과시하는 듯합니다. 그러다 노년의 자화상에는 자신의 쇠락과 나약함을 솔직하게 드러냅니다. 자기를 정직하게 인식하는 일은 고통스러운 과정일 겁니다. 렘브란트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삶의 상처들, 숨기고 싶은 방탕했던 젊은 날의 모습을 자화상에 고스란히 담아냈습니다. 작가 정희주는 렘브란트가 두려움 없이 자신을 응시하는 태도를 마지막까지 놓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렘브란트의 노년의 자화상에는 초라하지만 조금은 달관한 듯한 미소가 보입니다. 그의 노년의 자화상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질문해봅니다. 나는 마지막까지 나 자신을 정직하게 바라보며 부끄러운 일, 자랑스러운 일, 그 모두에 대해 미소 지을 수 있을까? 렘브란트처럼 언제나 자신의 얼굴과 마주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미술 심리 상담사이자 도슨트’인 저자 정희주는 화가의 삶과 그들의 작품을 통해 삶의 다양한 주제들을 이야기합니다. 취약성, 운명, 욕망, 그림자, 나다움, 불안, 외로움, 질투, 후회, 애도, 자유, 모순, 찰나, 행복, 사랑, 등등. 이번 독서를 통해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이전에는 그림을 이해하기 위해 화가의 삶과 미술 사조를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작품을 보는 감상자 자신의 마음입니다. 결국 작품을 보면서 화가가 아니라 감상자 자신의 마음을 인식할 수 있다면, 작품 감상은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미술 작품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가치관을 파악할 수 있다면, 미술 작품을 바라보는 일은 나의 이야기를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차분히 나 자신과 나의 삶을 들여보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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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하는 영어 필사 - 세네카, 흔들림 없는 삶의 태도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노윤기 옮김 / 베이직북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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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카 같은 스토아 철학자의 글에는 삶의 지혜가 가득 담긴 명문장들이 많습니다. 이 책은 스토아 철학의 진수를 영어로 맛보게 하는 책입니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영문은 쉽지 않습니다. 단어와 문장의 난이도가 꽤 있습니다. 그래서 역자는 번역과 함께 주요 단어와 숙어들의 뜻을 페이지 하단에 친절하게 적어 놓았습니다. 게다가 QR코드로 원어민 발음을 들을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이 책을 단번에 읽고 적어서는 기억에 남는 것이 별로 없을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하루 한 장씩 100일 동안 필사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매일의 필사를 마치고 ‘체크’할 수 있도록 ‘100 DAY CHALLENGE’를 만들어 놓은 센스가 돋보입니다.


이 책이 만만하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차분히 분석하고 생각해야만 이해되는 철학적 깊이가 있는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 앞부분에 스토아 철학(STOICISM)과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LUCIUS ANNAEUS SENECA)에 대한 간략하면서도 핵심을 놓치지 않은 설명을 기술한 것은 매우 유용합니다. 스토아 철학은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며, 이성적으로 행동할 것을 가르칩니다. 스토아 철학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합니다. 그리고 통제할 수 없는 것은 그대로 받아들이는 초연함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집중해서 통제하고자 하는 용기를 발휘할 것을 도전합니다. 세네카에 대한 설명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그는 후기 스토아 철학의 핵심 인물로, 네로 황제의 스승으로 권력의 정점에 오릅니다. 하지만 황제 암살 음모에 연루된 혐의로 자결하라는 네로의 명령을 받고 스스로 삶을 마칩니다. 권력의 중심에 있었던 그이기에 삶의 덧없음에 대해 뼈저리게 체감하고 결연히 삶을 마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필사 노트 아래 두세 줄로 문장의 내용을 설명해 놓은 것입니다. 짧은 설명이지만 핵심을 놓치지 않은 훌륭한 해설입니다.


이 책에서 인상 깊은 세네카의 가르침 중 하나는 “A Limit to Advancement”(나아감의 한계)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핵심은 인생을 살면서 더 나아갈 수 있지만, 한계를 정하고 멈출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불확실성에 빠지지 않게 됩니다. 끝없는 욕망은 불안을 낳습니다. 남들이 박수하며 더 나아가라고 부추길 때 스스로 한계를 정하고 멈추는 것이 삶의 지혜입니다. 그런 사람만이 마음의 평정을 잃지 않고 운명에 휘둘리지도 않습니다. 세네카의 삶과 죽음을 대변하는 문장이라 느껴졌습니다. 이 책에 제시된 세네카의 문장 100을 전부 다 필사하며 삶에 대한 세네카의 생각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스토아 철학의 진수가 담겨 있는 이 책,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권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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