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마음을 위한 미술관 - 불완전한 삶을 품어주는 그림들
정희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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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그림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마주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는 문구에 마음이 끌려 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불완전한 삶을 품어 주는 그림들”이라는 부제가 보여주듯, 이 책에 소개된 그림과 화가들의 삶을 통해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렘브란트 판레인의 <자화상> 이야기가 마음에 큰 울림을 줍니다. 그의 20대 자화상은 내면의 기록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얼굴을 모델로 한 인물화 연구에 가까웠습니다. 34세의 자화상은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자신이 상류층임을 과시하는 듯합니다. 그러다 노년의 자화상에는 자신의 쇠락과 나약함을 솔직하게 드러냅니다. 자기를 정직하게 인식하는 일은 고통스러운 과정일 겁니다. 렘브란트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삶의 상처들, 숨기고 싶은 방탕했던 젊은 날의 모습을 자화상에 고스란히 담아냈습니다. 작가 정희주는 렘브란트가 두려움 없이 자신을 응시하는 태도를 마지막까지 놓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렘브란트의 노년의 자화상에는 초라하지만 조금은 달관한 듯한 미소가 보입니다. 그의 노년의 자화상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질문해봅니다. 나는 마지막까지 나 자신을 정직하게 바라보며 부끄러운 일, 자랑스러운 일, 그 모두에 대해 미소 지을 수 있을까? 렘브란트처럼 언제나 자신의 얼굴과 마주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미술 심리 상담사이자 도슨트’인 저자 정희주는 화가의 삶과 그들의 작품을 통해 삶의 다양한 주제들을 이야기합니다. 취약성, 운명, 욕망, 그림자, 나다움, 불안, 외로움, 질투, 후회, 애도, 자유, 모순, 찰나, 행복, 사랑, 등등. 이번 독서를 통해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이전에는 그림을 이해하기 위해 화가의 삶과 미술 사조를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작품을 보는 감상자 자신의 마음입니다. 결국 작품을 보면서 화가가 아니라 감상자 자신의 마음을 인식할 수 있다면, 작품 감상은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미술 작품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가치관을 파악할 수 있다면, 미술 작품을 바라보는 일은 나의 이야기를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차분히 나 자신과 나의 삶을 들여보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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