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을 의심하다 - 노진준 목사의 믿고 듣는 믿음 강의
노진준 지음 / 두란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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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믿습니다라고 고백했다고 믿음이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성경은 참믿음을 어떤 모습으로 제시하고 있나요이런 질문을 품고 이 책을 읽어가 봅니다기독교 변증학을 공부한 노진준 목사는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믿음의 본질을 파고들며안다고 믿어지지 않고 믿는다고 살아지지 않는 믿음의 여정을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이 책에는 22가지 질문이 나옵니다첫 번째 질문은 이것입니다. “정말 믿기만 하면 구원을 받나요?” 오직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는 진리에 추호의 의심도 하지 않는데이런 질문 앞에 서보니 또 다른 질문이 꼬리를 잇습니다구원을 받게 하는 믿음이란 어떤 믿음인가요구원을 주는 믿음은 단순한 지적 동의나 어떤 확신과 소신은 아닐 겁니다구원을 일으키는 참된 믿음은 구원자에 대한 신뢰입니다이런 신뢰는 주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의 행위로 나타날 것입니다행위가 아니라 믿음으로 구원받는데구원을 가져다 주는 참된 믿음은 순종의 행위로 표현된다고 이해해도 될 듯합니다두 번째 질문은 오직 믿음으로 어떻게 사나요?”입니다. ‘오직 믿음이라는 슬로건은 구원을 위해 다른 것이 요구되면 안 된다는 의미이지 믿음 외에 아무 것도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저자는 명쾌하게 설명합니다그렇습니다. ‘행위로는 안 된다는 말이 행위가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죠이 책이런 식으로 22가지 질문에 친절히 설명하며 답을 달아갑니다각 장 마지막에는 check point를 도표로 제시하고 나눔을 위한 질문도 적어놓아서, ‘믿음에 대한 깊은 생각을 길어 올릴 수 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내가 믿나이다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라는 한 아버지의 간구에 관한 것입니다노진준 목사는 이렇게 설명합니다이 사람의 고백은 믿음과 불신이 반반 섞여 있다거나 믿었다 안 믿었다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이 고백은 온전히 믿지만 여전히 불안하고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 긴장 사태를 보여줍니다. ‘내가 믿나이다라는 고백은 신뢰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라는 고백은 계속 배우고 의지하겠다는 신뢰의 과정을 의미합니다이렇듯 믿음은 인격적인 신뢰의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 책만큼이나 믿음의 본질에 집중한 책을 본 적이 없습니다구원이 과정이라면 믿음 또한 과정일 수밖에 없습니다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믿음의 여정에 주님을 신뢰하며 성화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야 할 것입니다이 책은 참된 믿음의 길을 걸어가게 하는 좋은 안내서입니다믿음의 길을 가르치는 목회자들이 이 책을 꼭 한번 깊게 읽어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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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철학수업 - 인간의 정신을 만드는 사상적 원천은 무엇인가
윌리엄 제임스 지음, 이지은 옮김 / 나무와열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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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개별 철학자의 사상이나 이론을 소개하지 않습니다대신 철학의 출발점이 되는 인식론(Epistemology)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먼저 인간의 사고 활동에 관한 다섯 가지 명제를 제시합니다이 책에는 어렵게 표현했지만내가 이해한 대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누구나 생각하며생각은 변합니다생각은 계속되고생각은 생각을 낳으며이런저런 것들을 취사선택합니다이렇게 흐르는 강물처럼 멈추지 않고 변화무쌍한 인간의 사고를 인식해야 합니다그래야 세상에 대한 균형 잡힌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심리학자로 하버드 대학에서 오랫동안 심리학과 철학을 가르쳤습니다실용주의자답게 그는 추상적 철학 이론을 인격화하고그 지식은 현실에서 경험을 흡수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따라서 실용주의는 다양한 철학에 열려있고 다양한 철학들을 연결합니다저자는 이성주의유물론과 유심론일원론과 다원론형이상학과 변증법을 차례로 설명합니다그리고 인본주의를 말하는데인본주의자는 세상이 가소성(plasticity)을 지닌다는 세계관을 제시합니다이는 세상이 다원화의 토대 위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지니게 된다는 뜻입니다이러한 전개를 통해 저자 자신을 포함해 실용주의자들은 이성주의와 경험주의 사이에서 다원론적으로 세상을 본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실용주의자들은 세상의 모든 요소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계속 성장 발전한다고 봅니다우주는 생성과 소멸이 공존하는 세상으로무언가가 소멸하면 다른 무언가가 생겨납니다따라서 인간은 우주의 다양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이 가혹한 그리고 엄숙한 세상의 요소를 받아들이고이상을 가지고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구원은 끊임없는 개선과정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따라서 인간은 건전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개선하려고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원론자이며 인본주의자이고 실용주의자인 하버드대 철학 교수의 한 학기 강의를 알차게 들은 것 같습니다윌리엄 제임스의 철학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지만이성주의적이고 유심론적이며 형이상학적이고 일원론적인 철학에 경도(傾倒)된 나에게 좀 더 폭넓은 생각을 하게 만든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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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 자기 삶의 언어를 찾는 열네 번의 시 강의
정재찬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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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그대에게>의 저자로 유명한 정재찬 교수의 강연과 글은 나에게 언제나 깊은 울림을 줍니다사는 게 뭔지허덕이며 시 한 줄 가까이 하지 못한 이들에게 그의 글은 문학특히 시 읽는 즐거움을 오롯이 경험하게 하며더불어 삶의 의미를 곱씹게 해 줍니다정말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쳤습니다그리고 꺼억꺼억 울기도 했고피식 웃음이 새어 나오기도 했습니다때론 나의 삶을 인정하고 마음을 내려놓으니 평화로웠고때론 새로운 희망으로 일어났습니다이 책단순한 시 해설집이 아니라저자의 말마따나 시로 듣는 인생론입니다.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이 책의 제목이 마음에 듭니다저자가 직접 정한 제목일까요일곱 가지 삶의 주제 – 밥벌이돌봄건강배움사랑관계소유 – 를 가지고 각각 두 번의 시 강의’(詩 講義)를 전개해 나가는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책을 읽는다기보다 저자의 강의를 직접 듣는 것 같았습니다. ‘생업먹고 사는 일이 서러워질 때에서 소개한 시, <비정규>를 읽고는 비장한 마음이 듭니다저자는 말합니다우리가 삶을 버티는 데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하지는 않다고요. ‘아 이것마저 없다면하는 그것 하나만 있어도 버티게 된다고 말합니다나에게 그것 하나는 무엇일까요사랑하는 가족내가 하는 일의 의미? ‘노동소금이 녹아 눈물이 될 때’ 이야기에서 저자는 자신이 SNS에 올린 글을 소개합니다. “죽어라 일하는데 왜 나는 죽지도 않고 왜 일은 줄지도 않는가?” “일은 하면 할수록 늘기 때문입니다.” 하루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내는 셀러리맨들의 애환을 이렇게 재치있게 말하는 것 보니 그는 확실히 시인이며 탁월한 강연자입니다.


그는 사랑(열애)에 대해 이문세의 <옛사랑가사를 풀어주며사랑은 자유와 구속 사이의 줄다리기라고 결론을 내립니다또 관계에 관련하여 가슴 먹먹한 시 하나를 들려줍니다나호열의 <안아주기>입니다. “어디 쉬운 일인가나무를책상을모르는 사람을안아준다는 것이… /슬픔도 안으면 따뜻하다미움도 안으면 따뜻하다가슴이 없다면우주는 우주가 아니다.” 팍팍한 세상 그래도 살만한 것은 무조건 안아주는 가슴이 있기 때문이겠죠이것이 신의 사랑이요부모의 사랑일 겁니다정 교수는 인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방탄소년단(BTS)의 <페르소나>의 가사를 다 풀어 놓습니다우리는 누구나 페르소나(가면)를 쓰고 삽니다하지만 나는 누구인가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리플리가 되지 않는다고 단언합니다오히려 자신에게 주어진 배역에 충실하려고 하기에성장과 성숙자기완성에 이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즐거운 독서아니 행복한 독서였습니다오늘 나는 나보다 훨씬 시와 문학작품을 많이 읽는 아내의 책상에 슬쩍 올려놓을 겁니다내가 만년필로 밑줄 그은 이 책아내도 반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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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가 함께 간 한국의 3대 트레킹 : 제주올레 한 달 완주기 편 형제가 함께 간 한국의 3대 트레킹
최병욱.최병선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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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참 매력적인 길입니다저 멀리 수평선에서부터 물 위를 스쳐 불어오는 바닷바람오름을 휘감고 다가오는 산바람변화무쌍한 하늘 풍광제주의 바람과 풍광은 나의 마음의 응어리진 것들을 풀어내고 날려 보냅니다. <한국의 3대 트레킹 – 제주올레 편>은 형제가 한 달 동안 제주 올레길을 완주한 뒤올레길 자료와 소감을 엮은 책입니다나는 아내와 함께 걸었던 올레길을 추억하며 이 책을 펼쳐 봅니다제주 올레길 총 26개 코스 지도가 눈에 딱 띄네요아내와 함께 걸었던 제주 동쪽 올레 1코스에서 4코스그리고 남쪽 7코스와 8코스북쪽 코스 16에서 18코스를 지도로 따라가며 그 길들을 떠올려 봅니다. 1-1코스는 우도 길입니다우도 천진항에 내려 먹었던 우도 땅콩의 고소한 맛을 추억해 봅니다이 책에 수록된 우도 등대와 공원이 눈에 선합니다.


이 책현란하지 않습니다아주 담백하게 한 달 동안 자신들이 걸어 온 길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맛보았던 음식들을 소개합니다여행안내 책자에 예술작품처럼 찍은 사진을 보고 기대했다가 막상 그곳에 가서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그러나 이 책에 수록된 사진들은 평범해서 오히려 정감이 갑니다각 코스별로 들러야 할 지점들 간의 거리와 소요 시간까지 꼼꼼히 기록해 놓았습니다책 말미에는 제주 올레길 코스별 거리와 총 소요 시간을 도표로 작성해 놓았고산과 오름과 관광 명소도 기록해 놓았습니다형제가 들렀던 제주 올레길 맛집과 숙소도 유용한 정보입니다.


올해 아내와 한 달 제주살이를 계획하고 숙소까지 예약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아직 두 달의 여유가 있지만, 갈 수 있을지 숙소를 취소해야 하는지 망설여집니다. 어쨌든 걷고 싶은 제주 올레길, 다음에 갈 때는 이 책을 여행 배낭에 넣어가야겠네요. 두 팔 벌려 제주 바람을 품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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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디에서 왔니 - 탄생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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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한국인 이야기>는 중앙일보 연재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우여곡절을 거쳐 첫 원고를 쓴지 10년 만에 책으로 나왔습니다그는 오랜 세월 한국인이란 도대체 어떤 존재인지를 알고자 한국인의 이야기를 캐들어갑니다그는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개를 넘는 이야기를 한국인 이야기의 원형으로 봅니다. ‘꼬부랑’ 안에 한국인이 살아온 온갖 이야기들이 녹아있다는 것입니다그러고 보니 너랑 나랑’, ‘아리랑 쓰리랑’ 모두 꼬부랑과 울림이 같습니다청산별곡의 머루랑 다래랑에서 오늘날 젊은이들의 휴대폰 문자 메시지 감사해용’ ‘~합니당까지 고스란히 한국인 이야기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우리 조상들은 현실과는 전혀 다른 상상의 세계를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이야기꾼들입니다그는 호모 나랑스’(Homo Narrans, 이야기하는 인간)에도 자가 들어간다고 익살스럽게 말합니다.


이 책은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열두 고개를 넘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첫 번째 고개는 태명 고개입니다한국인들은 태명으로 천한 이름을 붙였습니다그래야 잡귀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똥례언년이끝순이말순이간난이점순이등등오늘날에는 쑥쑥이튼튼이사랑이라고 붙이기도 합니다어쨌든 이런 이름짓기에는 한국인의 이야기가 들어가 있습니다이어령은 태명과 같은 이름짓기가 또 하나의 한류가 된다고 말합니다방탄소년단을 우리 소리 그대로 BTS라도 적지 않습니까?


저자는 이어서 한국인의 출산과 양육의 이야기를 배내 고개출산 고개삼신 고개기저귀 고개어부바 고개옹알이 고개돌잡이 고개등으로 이름 붙여 풀어내는데곳곳에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오줌 누게 하는 소리 쉬쉬와 똥을 누게 하는 소리 응가끙가는 판소리의 추임새와 비슷하고그 소리의 패턴은 태명과 상통하는 면이 있습니다그는 중간중간 샛길로 빠지기도 합니다삼신 고개 꼬부랑길에서 빠진 새길에는 에 관해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마술의 접두어 은 막국수막과자 등과 같이 거친품질이 낮은의 뜻막노동막말막일 등과 같이 닥치는 대로 하는의 뜻, ‘막가다’ 등과 같이 주저없이함부로의 뜻이 있습니다이러한 자가 붙은 것들이 한국 고유의 것들로한류가 되곤 했습니다막사발은 오래전 한류가 되어 일본의 명품이 되었고지금 막걸리도 한류도 떴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야기의 힘에 대한 이야기로 열두 고개 마지막을 넘습니다그는 김소월의 시, <부모>를 소개합니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겨울의 기나긴 밤어머님 하고 둘이 앉아옛이야기 들어라// 나는 어쩌면 생겨 나와이 이야기 듣는가?/ 묻지도 말아라내일 날에내가 부모되어서 알아 보랴?” 이야기는 한국인의 고달픈 삶을 살아내는 힘이 되었습니다저자 자신도 수술 직전까지 병원에서 이 책의 최종 원고 작업을 했습니다그는 이야기를 쓰지 않았다면 절망과 고통의 시기를 견딜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그래서 죽을 때까지 이야기꾼으로 남고 싶다고 말합니다한국인의 문화 유전자의 암호를 풀어내는 이 책웃음과 해학이 담겨 있습니다즐거운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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