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참 매력적인 길입니다. 저 멀리 수평선에서부터 물 위를 스쳐 불어오는 바닷바람, 오름을 휘감고 다가오는 산바람. 변화무쌍한 하늘 풍광, 제주의 바람과 풍광은 나의 마음의 응어리진 것들을 풀어내고 날려 보냅니다. <한국의 3대 트레킹 – 제주올레 편>은 형제가 한 달 동안 제주 올레길을 완주한 뒤, 올레길 자료와 소감을 엮은 책입니다. 나는 아내와 함께 걸었던 올레길을 추억하며 이 책을 펼쳐 봅니다. 제주 올레길 총 26개 코스 지도가 눈에 딱 띄네요. 아내와 함께 걸었던 제주 동쪽 올레 1코스에서 4코스. 그리고 남쪽 7코스와 8코스, 북쪽 코스 16에서 18코스를 지도로 따라가며 그 길들을 떠올려 봅니다. 1-1코스는 우도 길입니다. 우도 천진항에 내려 먹었던 우도 땅콩의 고소한 맛을 추억해 봅니다. 이 책에 수록된 우도 등대와 공원이 눈에 선합니다.
이 책, 현란하지 않습니다. 아주 담백하게 한 달 동안 자신들이 걸어 온 길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맛보았던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여행안내 책자에 예술작품처럼 찍은 사진을 보고 기대했다가 막상 그곳에 가서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 수록된 사진들은 평범해서 오히려 정감이 갑니다. 각 코스별로 들러야 할 지점들 간의 거리와 소요 시간까지 꼼꼼히 기록해 놓았습니다. 책 말미에는 제주 올레길 코스별 거리와 총 소요 시간을 도표로 작성해 놓았고, 산과 오름과 관광 명소도 기록해 놓았습니다. 형제가 들렀던 제주 올레길 맛집과 숙소도 유용한 정보입니다.
올해 아내와 한 달 제주살이를 계획하고 숙소까지 예약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아직 두 달의 여유가 있지만, 갈 수 있을지 숙소를 취소해야 하는지 망설여집니다. 어쨌든 걷고 싶은 제주 올레길, 다음에 갈 때는 이 책을 여행 배낭에 넣어가야겠네요. 두 팔 벌려 제주 바람을 품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