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의 왕의 십자가 - 위대하신 왕의 가장 고귀한 선택
팀 켈러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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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이 어떤 분이시며, 복음이란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인 복음서는 신약 성경에 네 권 있습니다. 복음서 중 제일 먼저 기록되었다고 추정되는 마가복음은 다른 복음서에 비해 짧고, 예수님의 가르침보다 예수님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가복음의 예수님을 ‘종으로 오신 예수님’이라고 묘사하곤 합니다.

  여기, 21세기의 C. S. 루이스(Lewis)라고 찬사를 받는 팀 켈러 목사님이 주옥과 같은 마가복음 설교집을 내놓았습니다. 예사로운 목사님들의 설교집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성경을 보는 눈이 열렸다고 해야 할까요? 예를 들어, 팀 켈러 목사님은 삼위 일체 하나님의 현존을 보여주는 예수님의 세례 받으시는 사건을 처음 세상을 창조하실 때와 연결시킵니다. 그리고 이렇게 질문합니다. “창조와 구속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왜 중요한 것일까?”(p. 33). 답은 이렇습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서로를 사랑하고 위하며 서로를 섬기는 분이십니다. 말하자면, 천지창조는 삼위일체 하나님이 춤을 추신 것입니다. 사랑의 춤! 우리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바로 사랑의 춤을 추신 것입니다.

  이 책의 part1은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에 초점을 맞추어 설교합니다. 중풍병자를 향하여 “네 죄사함을 받았느니라”(막2:5)라 선언하신 그 분은 우리의 죄를 사해주시는 그리스도(구원자)이십니다. 자신을 “안식일의 주인”(막2:28)이라 주장하신 그 분은 우리에게 참 안식(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그 분은 능력이며, 거룩이며, 자비입니다. part2는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예수님은 변화산에서 십자가의 길을 갈 힘을 얻으시고, 대속적 죽음을 결심하시고 실행에 옮기십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질문일 것입니다. 오늘날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로 믿는 신자들의 삶에 주님의 십자가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켈러 목사님은 이런 표현으로 십자가의 의미를 밝힙니다. “사랑할 수 없어도 사랑을 멈추지 말라”, “내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구하라”, “날마다 자아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 등등.

  켈러 목사님처럼 마가복음의 첫 구절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막1:1)의 말씀에 집중하여 그 깊은 의미를 잘 드러낸 설교집은 없을 것입니다. 시시껄렁한 설교집이 아닙니다. 복음을 가장 잘 드러낸 신학서, 기독교 변증서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많이 감탄하고 밑줄을 긋고 동감했는지 모릅니다. 기독교 신앙에 관심있는 분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 특히 마가복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하게 권합니다. 꼭,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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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부르심 - 이 땅에서 하늘 시민답게 살아가는 법
송태근 지음 / 성서원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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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송태근 목사님이 삼일교회 담임 목사로 가셔서 수요 예배 때 행한 설교 모음집입니다. 전임 목사의 불미스런 일로 많이 상처받은 교우들에게 기쁨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빌립보서를 강해했다고 저자는 밝힙니다. 그러기에 첫 번째 설교에서 바울의 인사말(빌1:1~2)을 전하면서, 그리스도인의 표지로 ‘따뜻함’을 제시합니다. “진리는 따뜻함을 친구로 삼아야 온전한 진리가 됩니다”(p. 12)라는 표현이 마음에 와 닿는군요. 그동안 내홍을 겪은 삼일교회 성도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만져주는 메시지입니다.

  송 목사님은 바울이 겸손과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을 ‘그리스도의 종’이라고 소개했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빌립보서 인사말에서 교회의 직분인 “감독들과 집사들”을 언급한 것은, 바울이 동역자들을 존중했다는 증거라고 말합니다. 글쎄요? 다른 편지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는데, 빌립보서에서만 언급한 것은 빌립보 교회만의 독특한 문제가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요? 여기 “감독과 집사들”은 바울이 감옥에 있을 때, “투기와 분쟁으로”(빌1:15) 그리스도를 전파한 자들이 아니었을까요? 바울은 빌립보 교회의 지도자로 주도권을 잡고자 했던 감독과 집사들에게 자신을 “‘그리스도의 종”으로 소개한 것입니다. 어쨌든 사도 바울의 의도를 정확하게 해석했든 못했든, 송 목사님이 해석은 담임목사의 부재 속에서 어수선한 마음으로 있는 삼일교회 부교역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것임이 분명합니다.

  이 책의 초반부 설교에서는 담임목사로 사역하는 자신의 마음 자세를 분명히 드러내고 상처 입은 성도들을 감싸 안는 메시지가 넘쳐납니다. 그것은 설교의 제목에도 잘 나타납니다. “은혜에 참여한 자,” “예수의 마음을 품은 자,” “하나님을 끝까지 바라는 자,” “성령의 코이노니아를 위하는 자” “두렵고 떨리는 사랑의 마음을 가진 자,” 등등. 후반부 설교에는 좀 더 힘찬 어조로 회의(懷疑)하고 갈등하는 성도들을 일으켜 세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뻐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된다,” “복음을 위해 자유를 절제한다,” “겸손하고 지혜롭게 사역을 돕는다,” “그 무엇보다 은혜를 사모한다” 등등.

  송 목사님은 ‘하늘의 시민권’(빌3:20)을 가진 자로서의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붙잡고 하나님의 언약을 붙잡고 항상 기쁘게 승리하는 인생으로 살아야 할 것을 힘주어 말했습니다. 이것은 이 설교의 일차 대상인 삼일교회 성도들에게 참으로 시의적절한 설교입니다. 설교집을 읽는 내내, 상처 입은 교회를 붙잡고 세우고자 하는 담임 목회자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하늘 시민권자로 자긍심을 가지고, 고결한 인생을 살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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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철학할 시간 - 소크라테스와 철학 트레킹
한석환 지음 / 유리창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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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래 전에 문예 출판사에서 나온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플라톤의 사복음서라고 하는 <변명>, <크리톤>, <파이돈>, <향연>을 번역하여 묶은 것입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약 60페이지 정도의 많지 않은 분량이었는데, 읽어내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페이지 여백에다 소크라테스 스스로가 변론하고 있는 자신의 죄명을 정리하여 적으면서 간신히 소크라테스의 논리를 따라 갔습니다. 무엇보다 죽음에 대한 그의 주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죽음은 두 가지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죽음이 허무한 상태로 전혀 감각을 갖지 못하는 것이라면, 죽음은 뛰어난 소득입니다. 어떤 사람이 꿈조차 꾸지 않는 숙면을 했다면 그것은 좋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는 죽음이 다른 곳으로의 여행이라면, 훌륭한 사람들을 만날 것이니 그 또한 좋은 것이죠. 소크라테스는 변론을 이렇게 마칩니다. “이제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각기 자기의 길을 갑시다. 나는 죽기 위해서, 여러분은 살기 위해서. 어느 쪽이 더 좋은가 하는 것은 오직 신만이 알뿐입니다.”(「소크라테스의 변명」 플라톤, 문예출판사 刊, pp. 53~56). 스스로를 진리를 추구하는 사명을 가진 철학자로 생각하고, 신의 소명을 따르다가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은 소크라테스, 그의 사상 못지않게 그의 고결한 인격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한석환 교수가 「지금, 철학할 시간」(유리창 刊)이라는 책을 냈네요. ‘소크라테스와 철학 트레킹’이라는 부제목처럼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자유롭게 번역 해석하고, 그와 예수를 비교하며 철학함(doing philosophy)에 대해 말합니다. 한 교수가 머리말에서 말했듯, 이 책은 <소크라테스의 변론 2.0> 즉 <소크라테스의 변론>의 변주곡쯤 됩니다. 거기다가 <서주>는 <에우티프론>를, <옥중 이야기 1, 2>는 각각 <크리톤>, <파이돈>의 줄거리를 쉽게 풀어 썼습니다(p. 8). 이 책, 참 재미있습니다. 저처럼 <소크라테스의 변론>을 직역한 책을 어렵게 읽어본 사람은 한 교수가 쓴 책이 얼마나 쉽고 재미있게 <소크라테스의 변론>과 그 외의 책들을 소개하고 있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철학함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배우게 될 것입니다. 철학은 진리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만이 철학을 하므로, 철학은 가장 인간적인 활동입니다. 결국 철학은 인간이 인간다워지는 법을 알려주는 것인가요? 델피의 신전에 써 있다는 글귀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에게 있어서는 자기 인식에 대한 개안(開眼)을 의미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의 나됨은 어떤 것인가?’를 계속 질문하야 합니다. 그 때 우리는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캐묻지 않는 삶은 가치가 없습니다. 한석환 교수는 소크라테스의 이런 주장을 재미있게 설명합니다. “캐묻지 않는 삶, 비판적 성찰이 없는 삶은 격화소양(隔靴搔癢), 즉 ‘신 신고 발바닥 긁는 것’과 같은 삶이다”(p. 146). 결국 철학은 자신이 영혼을 돌보고 연마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책, 너무나 좋습니다. 깊이를 잃지 않으면서도 쉽고 재미있습니다. 부록으로 본문에 등장하는 주요 개념과 고유명사를 부연 설명할 정도로 친절합니다. 머리말부터 마지막 부록까지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철학책을 이렇게 즐기며 읽을 수 있다니! 이제는 소크라테스 뿐 아니라 한석환 교수의 열렬한 팬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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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표수필 75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개정증보판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
피천득 외 지음, 박찬영 외 엮음 / 리베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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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 장르 중 수필만큼 문학의 문외한들이 쉽게 접할 수 있고 쉽게 감흥을 얻을 수 있는 글은 없습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삶의 모든 영역을 다루는 글쓰기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쓰는 이의 개성과 글 쓸 때의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의 수필들이 써지기 때문입니다. 수필은 그야말로 ‘붓 가는 대로’ 쓰는 것입니다. 하지만 수필 쓰기가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자연스러운 글일수록 쓰는 이의 가치관과 철학이 배어 있고, 붓 가는 대로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글쓰기의 내공이 필요할까요? 그러기에 좋은 작가들의 수필을 읽는 것은 많은 유익을 줍니다. 문제는 좋은 수필들을 어떻게 찾아 읽느냐하는 것입니다.

  여기, ‘리베르’에서 출판한 <한국 대표 수필 75>는 좋은 글들을 읽기 원하는 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 훌륭한 안내 역할을 해 냅니다. 작품선정과 편집이 아주 뛰어납니다. 하나의 수필을 소개하기 전, ‘작가와 작품의 세계’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작품의 성격과 특징, 심지어 주제까지 집어줍니다. 게다가 ‘생각해 볼 문제’에서 던져진 질문들은 해당 수필을 읽고 난 후에 엮은이의 답과 자신의 생각을 비교해 볼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pp.37~41)에서 “지란지교(芝蘭之交)”의 뜻을 친절하게 설명할 뿐 아니라, 친구 간의 우정을 나타내는 사자성어를 자그마치 여덟 가지를 소개합니다. 주제별로 작품을 소개해 놓은 것도 좋았습니다(pp. 6~12). 이 책은 꼭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관심 있는 주제를 찾아 읽어도 좋고,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찾아 읽어도 좋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잘 배열되어 있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혹은 문고판 수필 선집에서 접했던 유명한 작가의 글들을 다시 대하니, 무척 반갑고 감사하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나도향, 조지훈, 이광수, 최남선, 현진건, 한용운, 피천득, 양주동, 이효석, 신채호, 정약용, 이규보 등 등. 아, 유씨 부인의 ‘조침문’도 수록해 놓았네요. 고등학교 시절 ‘고문(古文)’ 교과서에 실려 있어, “유세차 모년 모월 …”하면서 외우느라 고생깨나 했었죠. 그래서 더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그것도 어려운 낱말에는 괄호 속에 자세히 해설해 놓아서 어휘력이 딸리는 사람들이 수필을 읽어 나가는 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이곳저곳 뒤적이며 읽다보니 어느새 75편의 수필을 거의 다 읽게 되었습니다.

  많은 글들이 가슴에 남아 있지만, 특히 피천득의 ‘인연’은 애틋한 사랑의 서정성이 느껴지며, ‘나의 사랑하는 생활’은 소박한 문장으로 일상의 소박한 것들을 사랑하는 작가의 깨끗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나의 생활을 구성하는 모든 작고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한다. 고운 얼굴을 욕망 없이 바라다보며, 남의 공적을 부러움 없이 찬양하는 것을 좋아한다. … 나는 젊잖게 늙어 가고 싶다”(p. 100). 이 책에 담긴 수필을 읽으면서 생각이 깨끗해지고 마음이 정화되었다고 할까요. 정말 행복한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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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금지해야 할까?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18
재키 베일리 지음, 정여진 옮김, 양현아 감수 / 내인생의책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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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깁니다. 낙태의 문제는 ‘선택옹호론’(pro-choice)과 ‘생명옹호론’(pro-life)사이의 논쟁 구도이고, 저는 생명옹호론을 더 지지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낙태문제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하나의 예로, 낙태를 금지하는 법을 시행하는 나라의 낙태율이 그렇지 않은 나라보다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다고 합니다. 게다가 낙태법을 시행하는 나라에서 이루어지는 낙태는 하나같이 위험합니다. 여자의 선택권보다 생명의 생존권이 더 중요하다는 가치는 옳지만, 낙태를 무조건 죄악시하고 법으로 막는다고 생명이 존중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생명을 더 위험하게 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이 책은 낙태에 관해 매우 친절하게 가르쳐줍니다. 1장에서 태아가 하나의 독립적인 생명체로 살아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인공유산을 할 수 있는가의 기준이라고 말합니다. 2장에서는 낙태법의 역할을 말하는데, 종교적 믿음이나 사회의 전통적 가치관이 낙태법보다 더 영향력이 큼을 알 수 있습니다. 3장에서는 불법 낙태를 막기 위해서는 법 자체보다 의료 보장과 사회 복지가 향상되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의료의 발전과 피임 등을 통해 낙태의 필요성이 줄어들도록 하는 것이 관건일 것입니다. ‘4장, 낙태의 역사’는 간략하지만 흥미롭군요. 특히 중세 기독교회는 낙태는 영아살해의 죄라고 천명했지만, 어느 시점의 태아를 생명으로 인정해야 하는지에 혼란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1800년대에 들어 로마가톨릭과 기독교 단체에서 배 속의 아기는 수정되는 순간 영혼을 갖게 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하지만 1900년대 말에 의료기술의 발달과 성적 자유라는 새로운 가치관에 따라 낙태는 훨씬 더 보편적이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5장에서는 생명의 문제를 다루면서, 낙태의 도덕적 관점을 견지하기 위해 꼭 종교인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힙니다. 6장에서는 태아의 생명권을 다루는데, ‘사례탐구’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장애인들은 태아에게 장애가 있으면 낙태할 수 있다고 명시한 법이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한다. 그러한 법이 장애인을 ‘정상적’이지 않고, 다른 사람들보다 가치가 떨어지는 사람이라는 암시를 준다는 것이다. … ”(p. 98). 태아가 심각한 장애가 있을 때에는 낙태를 허용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 ‘장애’가 있다고 생명이 덜 존귀한 것은 아니니까요. 또 그들이 정상인보다 덜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편견일 수 있습니다.

  이 책을 다 읽으면 낙태에 대해 좀 더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오히려 더 혼란스럽네요. 그렇지만 7장에 나오는 이야기가 마음에 많이 와 닿았습니다. “… 개인이 낙태에 대해 권리와 책임을 갖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보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 그러면 낙태는 최후의 수단으로만 선택될 것이며, 처음부터 원하지 않은 임신을 피하는 데 더욱 더 노력을 기울이게 될 거예요.”(p. 108). 대한민국이 생명과 사람의 인권을 모두 존중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실 법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한 사회의 올바른 가치관이며, 다양한 의견을 서로 경청하고 합리적으로 제도를 만들어가는 일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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